러셀·우승DNA·트레블, 키워드로 살펴보는 남자부 봄배구 전망[봄배구 프리뷰]

이보미 / 기사승인 : 2025-03-23 17: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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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각축저을 예고했다.

먼저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1위를 일찌감치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단 6패만 기록했다. 30승6패(승점 88)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챔프전 무대에 오른다. 2024년 한국배구연맹(KOVO)컵,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 우승까지 트레블 달성에 도전장을 냈다.

KB손해보험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시즌 초반 군 전역한 세터 황택의와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이 팀에 합류했고, 새 감독 선임과 홈 경기장 논란 끝에 올해 1월부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새 사령탑인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 그리고 새 아시아쿼터 선수인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과 손을 잡고 팀 전력을 끌어 올렸다. 결국 24승12패(승점 69)로 대한항공을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2021-22시즌 노우모리 케이타와 함께 첫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던 KB손해보험이다. 3년 만의 챔프전 진출을 노린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유독 줄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선수도 교체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뽑았지만 1라운드 어깨 부상으로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를 데려왔다. 다시 요스바니를 택했지만 정규리그 막판 무릎을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전직 V-리거’인 아포짓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을 데려왔다. 막심과 결별하는 동시에 아시아쿼터 선수로 리베로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를 영입하기도 했다. 다소 어수선했던 대한항공이다. 이에 21승15패(승점 65)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직전 시즌 V-리그 최초로 통합 4연패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정규리그 1위 자리는 내줬지만 5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향해 전진 중이다.

#러셀



2024-25시즌 남자 프로배구 봄배구의 가장 큰 변수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요스바니가 우측 슬개골 연골연화증 부상에 따른 경기 출전이 어렵다. 카일 러셀(미국)을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러셀은 2020-21시즌 한국전력, 2021-22시즌 삼성화재 소속으로 V-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서브로 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화재에서는 정규리그 36경기 연속 서브 득점이라는 진기록을 보였고, 여전히 남자부 최다 연속 서브 1위의 주인공이다. 2022년 2월 3일 한국전력전 2세트에서 서브로만 연속으로 8득점을 올린 바 있다.

러셀이 3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러셀은 한국을 떠난 뒤 2022-23시즌 프랑스, 2023-24시즌 이탈리아를 거쳐 2024-25시즌 그리스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프랑스와 그리스에서도 서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풍부한 경험을 쌓고 미국 국가대표팀으로도 발탁됐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모두 러셀의 공격 기술 향상 및 노련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대로 대한항공을 상대하는 팀들은 분주해졌다. 새 외국인 선수 합류로 그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 KB손해보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도 “상대는 우리를 다 알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셀이라는 변수 앞에 KB손해보험, 현대캐피탈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승DNA
장기 레이스인 정규리그와는 달리 봄배구는 단기전이다. 이 때문에 하나의 변수로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우승 DNA, 즉 봄배구 경험이 중요하다.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 대한항공 중 우승 DNA가 가장 강한 팀은 단연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4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 챔프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리그 최초의 기록이었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유광우와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곽승석, 정한용, 미들블로커 김규민과 조재영, 김민재 등이 꾸준히 함께 호흡했다. 이 가운데 리베로 오은렬이 2024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했지만, 기본기가 좋은 료헤이를 데려오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물론 관건은 주전 멤버들의 컨디션이다. 부상을 입은 요스바니 대신 러셀을 데려왔지만, 베테랑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의 컨디션이 정규리그 내내 100%가 아니었다. 정지석도 1라운드 초반까지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나설 정도였다.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공격 리듬을 끌어 올려야 했다. 곽승석, 정한용, 김규민까지 시즌 도중 부상을 안았다.

대한항공의 우승 DNA가 다시 봄배구에서 빛날 수 있을까. 3위 대한항공의 반란을 위해서는 뒷받침돼야 할 부분이다.

현대캐피탈은 2022-23, 2023-24시즌 봄배구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과 전광인, 미들블로커 최민호, 리베로 박경민은 꾸준히 함께 한 멤버들이다.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1위의 위엄을 드러낼 수 있을까.

KB손해보험은 케이타와 함께 2020-21, 2021-22시즌 포스트시즌을 치른 바 있다. 여전히 세터 황택의가 코트 위에서 팀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합과 새로운 팀 컬러를 선보이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에는 가장 기세가 좋았던 팀이기도 하다. 봄배구에도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레블
현대캐피탈의 목표는 3개의 트로피다. 앞서 2020-21시즌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KOVO컵과 V-리그 정규리그, 챔프전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이었다.

남자부에서는 2009-10시즌 삼성화재, 2022-23시즌 대한항공이 트레블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은 남자부 역대 3번째 트레블에 도전한다.

2024년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은 필립 블랑 감독은 지난 21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현대캐피탈의 정상 탈환을 이끌기 위해 왔다. 선수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이 결과로 나타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정규리그를 30승으로 마쳤는데, 3승을 보태 33승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챔프전은 5전 3선승제다. 3경기 만에 챔프전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막강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허수봉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했고, 아시아쿼터 선수인 덩신펑(등록명 신펑)을 아포짓에 세웠다. 미들블로커 최민호 짝꿍으로 정태준이 제 몫을 하고 있다. 리베로 박경민도 수비 안정을 위해 더 뛰어다니고 있다. 신펑이 흔들렸을 때 교체 멤버가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다. ‘이적생’ 세터 황승빈도 공격수들을 살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팀 컬러는 확실하다. 리시브가 흔들리더라도 공격력으로 이를 만회했다. 서브와 블로킹도 위협적이었다. 정규리그 1위 확정 이후 다소 흔들렸던 현대캐피탈이 다시 팀 컬러를 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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