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생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의 안정감을 흔들리지 않는다.
임명옥은 2021-2022시즌 V-리그 32경기 117세트 출전해 리시브 1위, 디그 1위, 리시브와 디그를 합산한 수비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단 올 시즌 뿐만이 아니다. 2019-2020시즌부터 3시즌 연속 리시브, 디그 1위 자리는 임명옥의 몫이었다. 특히 리시브에서 임명옥은 단연 최고였다. 7시즌 연속 리시브 효율 50%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20-2021시즌에는 개인 역대 통산 리시브 정확 5000개를 성공시키는 위업을 달성했다. 역대 1호 기록이었다. 2021-2022시즌에는 디그 9000개 돌파에 성공했다. 이는 역대 2호였다. 현재 디그 부문 1위에는 흥국생명 김해란이 올라있다. 김해란은 440경기 10,154개 디그를 기록했고, 임명옥은 487경기 9,222개 디그를 성공시켰다.
임명옥의 꾸준함으로 도로공사도 큰 힘을 얻었다. 임명옥은 2005년 V-리그 원년 멤버다. 2005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3순위로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 지명을 받았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5년 도로공사로 이적했다. 프로 입단 후 첫 이적이었다.
2015-2016, 2016-2017시즌 정규리그 5위, 6위를 차지했던 도로공사는 마침내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통합우승을 일궜다. 다음 시즌에도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성적표를 받았다.
2021-2022시즌에도 임명옥의 존재감은 빛났다. 임명옥의 별명이 왜 ‘최리(최고의 리베로)’인지를 증명했다. 제 자리를 지키며 팀 안정감을 더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팀 창단 최다 연승인 12연승을 질주하며 무서운 기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임명옥이 있어 든든하다. 김 감독은 “팀이 어려울 때 임명옥을 비롯해 정대영, 배유나가 중심을 잡아준다. 우리 팀은 탄탄하게 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임명옥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었다. 시즌 도중 임명옥은 “다음 FA는 40살 때이다. 그 때까지는 뛰고 싶다. 스스로 ‘임명옥 떨어진다’라고 느끼면 내려오고 싶다”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출산 후 1년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김해란의 존재도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결국 ‘최리’는 리베로 역대 최고 대우를 받고 잔류를 택했다. 리베로 3억 시대를 연 것이다. 도로공사는 연봉 3억, 옵션 5천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리베로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는 임명옥이다.
올 시즌 수비 부문에서 임명옥에 이어 리베로 신연경(IBK기업은행), 김연견(현대건설), 노란(KGC인삼공사), 오지영(GS칼텍스)이 차례대로 순위에 올랐다. 6위부터는 윙스파이커들이 등장했다. 이소영(KGC인삼공사), 유서연(GS칼텍스), 김미연(흥국생명), 강소휘(GS칼텍스), 황민경(현대건설)이 순위에 랭크됐다.
2020년 IBK기업은행으로 이적 후 본격적으로 리베로로 나선 신연경은 제 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내가 빛을 보기보다는 선수들을 빛나게 해주고 싶었다”는 그의 다짐대로 IBK기업은행 플레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현대건설 주전 리베로 김연견도 마찬가지다. 김연견도 묵묵히 제 몫을 수행했다. 덕분에 현대건설은 올 시즌 역대 최초 개막 12연승,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인 15연승 상승세를 달릴 수 있었다. ‘원클럽맨’이자 어느덧 프로 11년차 김연경의 안정감도 돋보인다.
KGC인삼공사는 리베로 오지영이 GS칼텍스로 떠나면서 노란이 제1 리베로가 됐다. ‘이적생’ 이소영과 나란히 시즌 초반 잘 버텼지만 부상 악재를 맞았다. 노란은 올해 1월 7일 경기 이후 부상 치료에 집중했고, 1월 30일부터 다시 코트에 나서기 시작했다. 팀도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역력한 시즌이었다.
작년 2020 도쿄올림픽 4강 멤버인 오지영은 FA 보상선수로 GS칼텍스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개막 첫 경기부터 자리를 비웠다. 엉덩이 근육 통증 때문. 컨디션 회복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오지영 공백을 지우고 있던 한다혜가 맹장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오지영이 투입됐고, 개인적으로도 마음고생을 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도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연습만이 답이다. 올라올 것이라 믿는다”며 이해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강소휘도 “언니가 부상 때문에 몸이 완벽하게 올라온 상태가 아니다. 우린 옆에서 괜찮다고 격려해주고, 도와주면서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보였고, GS칼텍스 특유의 탄탄한 팀워크가 살아나면서 최종 순위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임명옥이 다가오는 시즌에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순위 역전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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