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4-2025 V-리그가 후반부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각 팀별로 남은 정규리그 경기는 모두 8경기 이하다. 이제는 정규리그 1위 향해 질주하는 팀부터 봄배구 막차를 노리는 팀,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까지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양해졌다.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나란히 이번 시즌 봄배구 진출은 쉽지 않은 위치에 놓여 있다. 산술적인 가능성 정도만이 희박하게 남아있을 뿐이다. 이제 이 두 팀은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남은 시즌 동안 팀을 재정비하고 끌어올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두 팀 모두 직전 경기에서의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았다. 각각 우리카드와 정관장을 상대로 다잡은 거나 다름없는 경기를 놓쳤다. 깔끔한 경기력으로 1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렸고, 2세트 중반까지도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발휘하다가 크고 작은 실수들이 이어지면서 흐름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한 것까지 비슷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김정호가 공격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안지원 역시 향상된 수비 집중력과 자신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클러치 상황에서 노재욱과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의 연결-공격 범실이 뼈아팠다. 중앙 활용에서도 우리카드에 밀리며 결정적인 순간 사이드에 따라붙는 견제들을 떨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의 공격 컨디션이 좋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급박해질 때마다 오른쪽 공격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김다은이 애매한 상황에서 배유나의 오픈성 공격에 의존한다는 것은 정관장 블로커들에게 확실히 파훼 당한 모습이었다. 사이드 블로커인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왼쪽을 버리고 배유나를 막기 위한 도움 블로킹을 빠르게 들어가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은 삼성화재와 한국도로공사에 지금 세트 후반부, 또 중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버티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허를 찌르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순간을 극복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여유로운 상황에 미리 해둘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버티는 힘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이미 쉽지 않아졌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이번 주부터 남은 경기들에서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하는 두 팀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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