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싸움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요스바니의 우승을 향한 날갯짓이 다시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했다.
요스바니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끈 경기였다. 요스바니는 시즌 초반 발생한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를 거의 통째로 날려야 했다. 지금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게 된 막심 지갈로프가 그를 대신해 2~3라운드 대한항공의 일시 대체 외인으로 활약했다.
막심은 이 기간 12경기 47세트에 나서 276점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대한항공이 요스바니가 아닌 막심과 함께 후반기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다시 한번 요스바니에게 믿음을 보냈다.
요스바니가 긴 공백기 끝에 다시 코트에 오른 경기가 바로 이날 삼성화재전이었다. 경기 전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요스바니가 팀의 '부스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랜만에 들어선 경기장이었지만 어색함은 없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바람대로 요스바니는 복귀하자마자 맹위를 떨쳤다. 삼성화재를 상대로 양 팀 최다 26점을 뽑아내며 팀의 완승을 이끈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요스바니가 오늘 같이 플레이 해주면 이길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요스바니 스스로도 한 점 아쉬움 없는 경기력이었다. 그는 "(이날 활약이) 두 달간 재활의 결과인 것 같다. 두 달 동안 정말 고독한 싸움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그 결과가 오늘 활약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결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달 동안) 정말 힘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된 시간이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여기 있다"고 이야기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끝내 막심이 아닌 요스바니를 택한 이유가 결국 우승을 위해선 레오가 버티는 현대캐피탈을 넘어서야 하고, 이를 위해선 요스바니의 파괴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스바니는 "밖에서 보는 분들이 저를 왜 선택했는지 더 잘 알 거라 믿는다. 현대캐피탈과 관련한 언급이 많이 되는데, 그만큼 우리도 열심히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역설했다.
요스바니와 대한항공의 우승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그는 "몸 상태는 100%는 아니다. 아직 어깨에 대한 자신감이 완전하지 않아서 스윙이 이전만큼 빠르게 나가지 않는다. 스윙을 제대로 하려면 자신감이 더 붙어야 한다"며 앞으로를 더 기대해 달란 말을 남겼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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