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온 장신 유망주 목포여상 어르헝(195cm, MB, 2학년)이 최근 입양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국에서 프로배구 선수로 뛸 수 있는 꿈에 가까워졌다.
어르헝이 꿈을 이루기 까지 국가대표 세터 염혜선 아버지인 염경열씨가 적극적으로 도왔다. 현재 어르헝을 지도하고 있는 목포여상 정진 감독은 지난 2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어르헝이 염경열씨 호적에 등록됐다”라고 밝혔다. 한국 이름은 ‘염어르헝’이다. 아직 몽골에 어머니가 남아 계시기에 이름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적법」 제7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외국인 양자가 입양 당시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대한민국에 주소가 있으면 특별귀화 요건에 해당하여 귀화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어르헝은 2004년생이다). 어르헝은 입양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특별귀화 신청에 들어간 상태이며 최종 취득까지는 두 달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엔 외국인 신분이기에 출전은 어렵게 됐다.
몽골에서 클럽으로 배구를 시작한 어르헝은 지난 201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아 엘리트 배구에 입문했다.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리시브를 받고 공격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정진 감독은 “어르헝이 미들블로커 포지션이지만 리시브 연습을 하고 있다. 요즘 배구 트렌드에 있어 미들블로커 역시 리시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어르헝은 현재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김연경 192cm, 양효진 190cm, 정호영 190cm)보다도 크다. 그만큼 고교 무대에서 어르헝이 보여주는 블로킹 높이는 상당하다. 정진 감독은 “올해 초랑 비교해봐도 기량이 많이 늘었다. 큰 신장에 비해 순간 스피드나 반응 속도를 보면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과 비교해봐도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근력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지만 더 붙게 된다면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여자배구 황금세대 주역이었던 김연경(상하이),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어르헝의 한국 귀화는 반가운 소식이다. 고교 졸업 이후 프로에 입단하게 된다면 한국 여자배구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국적 취득에 8부 능선을 넘은 어르헝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_더스파이크DB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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