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행진 중단된 아폰소 감독 “졌지만, 긍정적인 피드백들을 얻었다” [벤치명암]

천안/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1-19 17: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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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 아폰소 감독의 표정이 그리 어둡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이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1-3(13-25, 24-26, 25-19, 20-25)으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무리했다. 황택의와 박상하가 각각 허리 통증과 독감으로 결장하면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고, 실제로도 공수 양면에서 밀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과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각각 20점씩을 올렸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패장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은 “힘든 게임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4번 공격이 굉장히 효율적인 팀이다. 또한 선수들이 육체적으로 가장 준비가 잘 돼 있는 팀이다. 여기서 우리와 가장 차이가 컸다. 서브나 공격 상황에서 타점을 잡는 것부터가 달랐고, 블로킹 상황에서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국 배구는 현대캐피탈이 하는 배구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기와 전략도 중요하지만, 현대 배구에서 피지컬 컨디션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며 경기 소감과 함께 현대캐피탈에 대한 극찬을 전했다.

아폰소 감독은 KB손해보험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경기에 들어오기 전 구체적인 몇 가지의 목표를 설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아닌 우리 스스로를 상대해야 했다. 어차피 상대의 서브를 컨트롤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리시브를 잘 버텨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리드를 잡고 끌고 가기가 어려운 경기일 수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최대한 대등한 랠리를 하는 것에도 목표를 뒀다. 1세트에는 이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2~4세트에는 어느 정도 대등한 게임을 했다. 우리는 모든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얻었다. 경기는 졌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다”며 나름의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서 아폰소 감독은 나경복이 이날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나경복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지금까지 운동량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살짝 회복할 시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음 주 삼성화재-우리카드전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또한 동시에 야쿱에게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폰소 감독은 야쿱과 이준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야쿱은 정말 잘해줬다. 앞으로는 세터와의 호흡을 맞춰가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리그 최고의 서브를 가진 팀을 상대로 리시브를 잘 버텨주기도 했다. 경기 도중에 예상치 못한 액션을 보여주기도 하는 선수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쿱을 먼저 칭찬했고, 이후 “독감에 걸린 박상하 대신 나선 이준영이 1년차임에도 공격과 서브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3세트를 이긴 것은 이준영의 과감한 연속 서브 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준영은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며 이준영에게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대캐피탈은 13연승을 질주했다. 1세트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잡았고, 2세트에는 듀스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3세트에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무너졌지만 4세트를 잡으며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승장 필립 블랑 감독은 “1세트는 ‘Amazing’했다. 모든 것이 다 잘됐다. 2세트부터 조금씩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 단조로워지긴 했다. 서브 범실도 좀 늘면서 상대를 다시 궤도에 올려준 것 역시 아쉬웠다. 하지만 승점 3점을 땄고, 이 경기를 잘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건 고생한 선수들에게 외박 2일을 주기로 했다. 잘 쉬고 돌아와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경기를 포함해, 시즌 내내 현대캐피탈은 맨투맨보다는 리딩에 중점을 두는 블로킹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 부분을 블랑 감독이 지시한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블랑 감독은 “미들블로커라는 포지션이 상당히 어려운 포지션이다. 그래서 리딩이든 맨투맨이든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라며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신장이 큰 선수들이 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딩을 조금 더 가져가는 편이긴 한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블랑 감독은 경기 내용을 엮어 리시브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경기 같은 경우 허수봉이 이준영의 서브에 많이 고전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덩신펑(등록명 신펑)이 떨어지는 볼들을 잘 처리해줬다.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이겨내려면 강력한 사이드 공격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경기를 풀 순 없다. 결국 기초는 리시브다. 리시브와 공격 사이에서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블랑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코트 안에서 절대 두려움을 갖지 않기를 주문한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은 결국 멘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순간은 분명히 온다. 그것이 스포츠다. 그러나 선수들이 각자의 집중력을 잘 유지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 연승이 끊기더라도 거기서 무너지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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