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진출팀? 일단 페퍼저축은행과 정관장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16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과 고희진 정관장 감독에게 장난 섞인 악담을 날렸다. 왜일까.
이날 행사에는 각 팀 감독에게 '만약 우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면, 상대 팀은 누가 될 것 같나?'를 묻는 시간이 있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흥국생명 감독 등 대다수가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강성형 감독은 "전반적으로 모두가 (전력이) 평준화돼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말에 아본단자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듯 조심스러운 답변이 계속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모두는 다음 순서로 마이크를 잡은 고희진 감독에게 무언의 눈길을 보냈다. 고희진 감독은 자신있게 페퍼저축은행을 외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고희진 감독은 "장소연 감독님이 여성지도자로서 배구판에 새 바람을 일으켜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소연 감독은 "동생아 고맙다"며 한바탕 웃음을 자아낸 뒤 "저희 또한 챔프전에 간다면 (상대팀은) 정관장이라고 생각한다. 높이에서 겨뤄보고 싶고, 고희진 감독도 미들블로커 출신이기 때문에 같이 챔프전을 치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다"고 했다.
훈훈하게 오간 미들블로커 출신 감독들의 덕담. 여기에 혼자만 웃지 못한 또 한 명의 미들블로커 출신 사령탑이 있었다. 이영택 감독이다. 이영택 감독은 "나도 미들블로커 출신인데 (둘이서 나만 빼놓고 얘기한다)"며 농담한 뒤 "(챔프전에서 만나게 될 것 같은 팀을) 약체로 평가받는 우리가 감히 고를 수 있겠나. 다만 일단 페퍼저축은행과 정관장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한 차례 더 장난쳤다.
그러면서도 이영택 감독은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훈련을 충실하게 잘 따라줬고, 또 우리가 약체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오히려 상대가 더 방심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 틈을 파고들겠다"는 묵직한 도전사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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