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제천/이정원 기자] "어느 경기보다도 이기고 싶어 하는 눈빛과 행동이 있었다. 나도 놀랐다. 선수들에게 힘이 있다는 걸 알았다."
GS칼텍스는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흥국생명과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이겼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차지한 첫 우승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GS칼텍스는 삼각편대가 맹위를 떨쳤다. 러츠가 25점, 이소영이 18점, 강소휘가 14점을 기록했다. 세 선수가 57점을 합작했다.
반면, 결승전 전까지 무실세트 경기를 이어가던 흥국생명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결승전에서 패했다. 10년 만에 우승도 날아갔다. 이재영이 17점, 루시아가 16점, 김연경은 13점을 올렸다.
강소휘가 기자단 투표 30표 중 14표를 획득하며 MVP를 수상했고, 김연경은 30표 중 25표를 받아 MIP 주인공이 됐다.
승장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Q. 경기 총평을 부탁한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했다. 어느 경기보다도 이기고 싶어 하는 눈빛과 행동이 있었다. 나도 놀랐다. 선수들에게 힘이 있다는 걸 알았다. 훈련을 조금만 더 빡세게 했으면 더 올라올 것 같다(웃음).
Q. 결승전을 대비해서 치밀하게 준비한 부분은.
흥국생명은 결국 윙스파이커 점유율이 높은 팀이다. 그런데 거기서 뚫리면서 상대도 힘들어했다. 러츠의 블로킹이 수비 포메이션이나 이런 부분에 큰 힘이 됐다. 또한 선수들이 수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고무적이다. 이기긴 했지만 지금 리그 준비 과정에서 더 나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이소영이 이소영다운 활약을 했다.
좋은 작용을 했다. 어제 쉬었던 게 도움이 됐다. 역시 이소영은 이소영이다. 소영이에게 고맙다. 또한 팀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Q. 1세트 러츠를 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혜진이가 러츠에게 전위에서 올리는 부분은 나쁘지 않지만, 후위일 때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앞에서 해결해 주는 게 낫겠다 판단해서 후위일 때는 잠시 교체를 했었다.
Q. 언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나.
매 세트 박빙이었다. 첫 세트 20점 중반 이후 우리 패턴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범실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수비 한 두개만 더 잡으면 할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준결승 이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화를 안 낸다고 약속했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켰다고 보는지.
경기 때 만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세 번 정도 소리를 질렀다(웃음). 선수들이 너무 고맙고, 열심히 뛰어줬다. 양 팀이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많은 팬들이 즐기는 한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문명화가 선발로 나온 이유는.
명화가 들어갔던 이유는 우리 리시브가 흔들릴 거라 생각했다. 이단 공격을 노리려 했다.
Q. 강소휘가 MVP를 수상했다. 감독으로서 강소휘를 평가한다면.
많이 성장했다. 지도하는 사람이다 보니 욕심이 끝이 없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후위공격, 처리능력 등 조금 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확실히 성장을 했고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Q. 상대 대각 공격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블로킹이 어떻게 뜨냐에 따라 다르다. 시스템적인 부분이다.
Q. 이제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고민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다. 쉬어야 되는 게 맞는데 어떻게 쉬어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안타깝고 미안하다.
Q. 대회 앞두고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말이 많았다.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다. 어느 순간이든 위기가 오고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다. 그때 어떤 작전을 펼치느냐에 따라 세트 운명이 좌지우지된다. 오늘은 그게 잘 됐다.
나는 장담할 수 있는 게 흥국생명은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분명히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패장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Q. 경기 소감을 부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GS칼텍스 선수들이 공수 양면이나 분위기면에서 우리보다 앞섰다.
Q.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보완해야 될 점은.
너무 많다. 경기를 농쳐서 아쉽지만 이 아쉬움이 선수들에게 좋은 약이 됐으면 좋겠다. 시즌 개막 전까지 오늘 같은 경기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Q. 김연경의 공격 성공률이 28.57%로 저조했다.
믿을만한 적극적인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오늘 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다. 공격 성공률 이런 것보다는 어택 커버나 연결이 GS칼텍스가 더 좋았다. 득점 나와야 될 타이밍에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견딜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더 준비를 해야 한다.
Q. 작전 타임 때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갖지 말라고 했다.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보였는지.
선수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 사실 '무실세트'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선수들에게도 그런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 핑계다. GS칼텍스 선수들이 경기력이 좋았다.
Q. 세트 초반 루시아의 공격력이 좋았지만 활용도가 적었다(루시아의 공격 점유율은 22%였다).
공격수에 대한 믿음이 더 있어야 한다. 루시아가 대회 초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부상만 없었으면 미연이를 주전으로 기용하려고 했다. 아마도 다영 선수와 루시아의 호흡이 더 맞아야 할 것 같고, 서로 믿음도 가져야 한다.
Q. 무실세트 전승을 하다 1세트를 뺏겼을 때 어땠는지.
세트를 잃고 경기를 이겨야 속이 후련하다. 3세트 동안 한 번도 상대를 뛰어넘지 못했다.
Q. 선수단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한 3일 정도 휴식을 주려 한다.
사진_제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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