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을 잘 못 찾았다” 김다빈은 정상에서도 고칠 점을 찾는다 [CBS배]

인제/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8-30 16: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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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 이후 눈물을 보였던 김다빈이 이번에는 밝게 웃었다. 그러나 자신의 경기력에는 여전히 100%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릉여자고등학교의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빈(2학년, 174cm)은 29일 제34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여고부 준결승에서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를 꺾고 결승에 오른 뒤 눈물을 보였다. 승리를 거뒀음에도 눈물을 보인 이유를 묻자 김다빈은 “사이드 아웃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이 있었는데, 팀원들이 나를 믿어준 만큼 내가 보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었다.

이후 30일 치러진 결승에서 강릉여고는 목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세트스코어 3-1(30-28, 23-25, 25-23, 25-20)로 꺾었다. 결승전을 포함해 대회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친 김다빈은 우수공격상을 수상하며 팀의 우승과 개인상 수상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시상식 이후 만난 김다빈의 표정은 밝았다. 김다빈은 “선수들끼리는 아무런 기대를 안 했고, 즐기고 돌아가자는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코트 위에서 다들 잘 해줬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후련하게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다빈이 29일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대로 강릉여고의 수비력은 대단했다. 목포여상의 공격수들이 맹공을 퍼붓다가 제 풀에 지칠 정도였다. 김다빈은 “경기 초반에는 이주아 선수의 공격이 너무 막기 힘들었다.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잘 하더라. 이후에 감독님 지시대로 이주아의 공격에 대한 커버와 수비에 더 힘을 썼고 그게 효과를 봤다”고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날 강릉여고는 1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 7-0으로 앞서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목포여상의 무서운 추격에 뒷덜미를 잡혔고 끝내 23-25 역전패를 당했다. 2세트 당시에 어떻게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는지 묻자 김다빈은 “개인적으로 그런 식으로 한 번 넘어간 분위기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2세트를 내 주더라도 다음 세트에 더 집중해서 반격하자고 생각했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4세트 14-12에서 김다빈의 2연속 서브 득점은 경기의 흐름을 강릉여고 쪽으로 확실히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김다빈에게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서브를 구사했는지 물었다. 그는 “내 생각대로만 때린 건 아니다. 감독님이 지시해주신 코스로 때렸는데 다행히 잘 들어갔다. 훈련 때도 그 코스만 노리라고 하셨다”며 서동선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준결승전 이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김다빈이기에, 결승전에서의 경기력에는 만족하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멋쩍은 웃음을 지은 김다빈은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 세터(김다은, 179cm)가 키가 커서 전위에서 맞붙을 때 빈 공간을 잘 못 찾은 부분이 아쉽다. 대신 세터가 후위일 때 생기는 빈틈을 잘 파고들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경기 내용을 냉정히 평가했다.

김다빈은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2024년 하반기에 2024-2025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선수 본인에게는 긴장되는 한 해가 다가오고 있는 것. 그러나 김다빈은 전혀 긴장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그는 “2024년에 딱히 우승 같은 걸 바라고 있지는 않다. 그저 후회 없는 싸움을 해보고 싶다”는 의젓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의 2023년을 화려하게 꾸며가고 있는 김다빈이 2024년에는 또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사진_인제/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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