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진지하게 매직 넘버를 카운트할 수 있는 고지에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이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3-1(20-25, 25-23, 25-23, 25-22)로 꺾고 15연승을 질주했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와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가 에너지를 불어넣은 대한항공의 거센 저항에 고전하긴 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장기인 서브와 하이 볼 어택으로 대한항공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전광인의 활약이 특히 인상적인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결국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 상대 전패를 이어갔다. 요스바니가 경기 초반 공격과 서브에서 분투했고 정지석-정한용 듀오도 힘을 보탰지만, 경기가 뒤로 갈수록 리듬이 살아난 현대캐피탈과의 힘 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였다. 늘 대한항공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범실 관리 불안 역시 발목을 잡았다.
1세트 대한항공 25-20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현대캐피탈 레오: 11-14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4연속 서브
대한항공 요스바니: 15-15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4연속 서브
세트 초반부터 두 팀이 나란히 좋은 경기력으로 접전을 벌였다. 먼저 우위를 점한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7-6에서 김규민의 속공이 터졌고, 덩신펑(등록명 신펑)의 반대각 공격 범실까지 이어졌다. 앞선 세 차례의 맞대결과 달리 현대캐피탈의 서브 세례를 잘 버텨낸 대한항공은 사이드 아웃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리드를 잘 지켰다.
대한항공은 13-11에서 정한용이 신펑의 오픈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10점대 진입 이후에도 순항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레오의 서브 차례에 정태준의 속공과 허수봉의 반격, 레오의 서브 득점을 묶어 단숨에 동점을 만들면서 다시 두 팀의 접전이 시작됐다. 접전 상황에서 요스바니의 서브가 불을 뿜었다. 15-15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4연속 서브를 때리며 세트 중후반 흐름을 장악했다. 그리고 쐐기를 박은 것은 정지석이었다. 20-18에서 퀵오픈과 속공 상대 도움 블로킹으로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이후 24-20에서 요스바니의 끝내기 한 방이 터지며 대한항공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대한항공 23-25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범실: 대한항공 9개 – 현대캐피탈 7개
현대캐피탈 전광인: 선발 출전, 서브 득점 1개 포함 4점, 공격 성공률 60%
필립 블랑 감독은 2세트 들어 신펑을 빼고 전광인을 선발로 기용했다. 전광인은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고, 밸런스를 되찾은 현대캐피탈은 6-5에서 전광인의 퀵오픈과 황승빈의 블로킹으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빠르게 역전에 성공했다. 7-9에서 정한용의 파이프와 한선수의 2단 공격으로 동점을 만든 뒤, 한선수가 허수봉의 퀵오픈까지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1점 차와 동점을 오가는 접전이 벌어지던 중, 현대캐피탈에 행운이 따랐다. 15-15에서 황승빈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코트 빈 곳에 떨어졌다. 여기에 17-16에서 전광인의 서브 득점과 요스바니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면서 현대캐피탈이 세트 후반 흐름을 잡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정한용이 분전하며 추격을 이어갔지만, 동점과 역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24-23에서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현대캐피탈이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대한항공 23-25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범실: 대한항공 10개 – 현대캐피탈 7개
현대캐피탈 허수봉: 24-23에서 백어택 성공
3세트는 초반부터 현대캐피탈이 우위를 점했다. 5-4에서 허수봉의 백어택과 정한용의 공격 범실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정한용과 김규민의 활약으로 격차를 좁히며 따라붙었지만, 주도권 자체는 계속 현대캐피탈이 쥐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12-10에서 레오의 오픈 처리와 정한용의 대각 공격 범실을 묶어 점수 차를 4점 차까지 벌렸다. 현대캐피탈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선착했다. 15-12에서 정한용의 아쉬운 첫 터치가 나온 뒤 전광인의 반격이 터졌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조금씩 분위기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17-14에서 레오의 파이프가 터졌고, 전광인의 좋은 서브는 요스바니의 3단 처리 실패로 이어졌다. 여기에 허수봉이 정지석을 상대로 단독 블로킹까지 잡아내면서, 현대캐피탈이 단숨에 20-14까지 앞서갔다. 그러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한용을 빼고 이준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이 타이밍에 수비 집중력도 함께 올라온 대한항공이 연속 반격으로 세트 후반 현대캐피탈을 압박했다. 급기야 20-22에서 요스바니의 블로킹과 이준의 공격이 터지며 대한항공이 동점을 만들었고, 두 팀은 3세트 최후의 승부에 돌입했다. 승자는 현대캐피탈이었다. 24-23에서 허수봉이 하이 볼을 뚫으며 신승을 이끌었다.
4세트 대한항공 22-25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현대캐피탈 레오: 7점, 공격 성공률 70%
현대캐피탈 허수봉: 5점, 공격 성공률 71.43%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준과 김민재를 선발로 투입하며 새판 짜기에 나섰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 좋은 흐름을 가져갔다. 5-4에서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과 황승빈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또 한 번 초반부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요스바니가 공격에서 분투하며 더 이상 뒤처지지 않고 추격을 이어갔고, 9-11에서 김민재의 서브 득점과 이준의 오픈 처리가 이어지면서 동점까지 만들었다.
계속 뒤를 쫓으며 현대캐피탈을 압박하던 대한항공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직전에 역전을 일궜다. 14-15에서 황승빈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한선수가 허수봉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도 16-16에서 전광인의 서브 득점으로 곧바로 재역전하며 받아쳤다. 이후 두 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됐고, 먼저 자신들의 쪽으로 줄을 당긴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20-19에서 이준의 퀵오픈을 황승빈이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이후 이시우까지 연속 서브를 구사한 현대캐피탈은 24-22에서 레오의 파이프로 경기를 끝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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