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세터 출신 권영민 감독(44)이 최근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과 재계약 사인을 마쳤다. 계약 기간은 1년.
구단은 권 감독의 지도력과 육성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팀을 이끄는 동안 선수단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전력은 2024~2025시즌 뒤에서 두 번째인 6위에 그쳤다. 시즌 초만 해도 최근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확정한 현대캐피탈을 꺾고 개막 5연승을 질주했는데, 이후 외국인 선수들의 줄부상이 따르면서 사실상 국내 선수만으로 잔여 시즌을 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권 감독의 선수단 운영 능력은 위기에서 더 빛났다. 신인 공격수 윤하준(19)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한편 토종 거포 서재덕(36)을 리베로로 돌리는 등 실험적 시도를 주저하지 않았고, 프로 입단 7년차 김동영(29) 등의 재발견에도 시선을 기울였다.
권 감독이 이끈 한국전력은 시즌 막바지 카일 러셀(미국·32)이 합류한 준우승 팀 대한항공과 4위 우리카드 등을 상대로도 승수를 쌓으며 새 시즌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구단 관계자는 권 감독과 재계약 사유를 밝히면서 "우선 시즌 초반 한국전력의 상승세를 이끈 점을 높게 샀다. 외국인 선수 부상 문제 등 악운이 겹치긴 했지만 오히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면서 육성 전문가로 면모도 보였다. (권영민 감독이) 외국인 선수 보는 눈도 있기 때문에 비시즌 담금질만 잘하면 한국전력이 다음 시즌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거란 내부 평가가 있었다. 2025~2026시즌 봄 배구 복귀가 목표"고 말했다.
권 감독은 구단과 재계약이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일같이 새 시즌 구상에 몰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스스로도 반등 의지가 강하다. 내외부 프리에이전트(FA)뿐 아니라 아시아쿼터·외국인 선수 퍼즐도 머릿속으로 이미 다 정리했다고.
권 감독은 "지난 한 시즌 동안 팀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굴하지 않고 이겨 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사실 초반에 성적이 워낙 좋았다 보니 (외국인 선수 줄부상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선수들의 성장이 한국전력이 다시 힘차게 도약하는데 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부침이 있는 일 년이었지만 그 안에서 지도자로 배우고 깨달은 점도 많다. 이번 시즌 초반의 돌풍 행진이 다음 시즌엔 잠깐에 그치지 않게 철저히 잘 준비하겠다. 다가올 2025~2026시즌엔 팬들에게 성장뿐 아닌 성적까지 함께 보답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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