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레 산타렐리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 여자배구대표팀이 유럽선수권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중심에는 튀르키예로 귀화한 멜리사 바르가스가 있다.
바르가스는 1999년 10월 16일 쿠바에서 태어났고, 8살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바르가스는 고교 시절부터 대표팀에 발택돼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쿠바의 미래’라 불렸다.
하지만 쿠바 내 엄격한 규정에 따라 해외 진출도 자유롭지 못했다. 체코, 러시아, 폴란드 등 일부 국가로만 떠날 수 있었다. 바르가스는 2015년 체코 아겔 프로스테요프 팀에 입단해 희망을 품었지만 어깨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쿠바의 치료 및 지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4년 동안 대표팀 출전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스위스에 망명하는 동시에 스위스 볼레로 취리히 소속으로 뛰었고, 마침내 2018년 튀르키예로 향했다. 바르가스에게 튀르키예는 운명의 땅이다.
바르가스는 2018-19시즌부터 페네르바체에 입단하자마자 막강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그렇게 배구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에도 바르가스는 쿠바를 떠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난 세계 최고의 배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페네르바체에는 당시 세르비아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조란 테르지치 감독이 있었다. 세르비아 시민권을 얻으려는 시도도 했지만, 결국 2021년 튀르키예 시민권을 얻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바르가스가 튀르키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제무대에 올랐다.
‘이탈리아 명장’ 산타렐리 감독과의 시너지 효과도 컸다. 산타렐리 감독은 독보적인 아포짓 바르가스와 함께 기존의 아포짓 카라쿠르트를 동시에 기용하는 과감한 모험수를 던졌고, 이는 통했다. 튀르키예 여자배구의 새 역사를 썼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첫 우승에 이어 유럽선수권에서도 세르비아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바르가스는 세르비아와 결승전에서 서브 3개를 포함해 41득점 맹활약했다. 바르가스는 두 대회 모두 MVP를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주장 에다 에르뎀은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맞아 VNL 우승에 이어 유럽 챔피언까지 됐다. 놀라운 스토리를 썼다”며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9월에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이 예정돼있고, 1년 뒤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바르가스와 손을 잡은 튀르키예는 올림픽 정상까지 바라본다.
사진_C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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