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선후배의 만남! 대한항공 곽승석 × 경기대 이윤수의 멘토링

박혜성 / 기사승인 : 2022-11-01 13: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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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시즌 V-리그가 끝나고 국가대표팀은 쉴 틈 없이 국제무대에 출전했다. 남자부는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에, 여자부는 2022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과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모두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걱정이 많은 가운데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남자 성인 대표팀의 미래인 U20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3위를 차지했다. 비록 아시아권에서의 성적이지만 그래도 꿈은 꿀 수 있다. U20 대표팀의 중심에는 주장 이윤수가 있었다. 그의 롤모델은 대학교 선배인 대한항공 곽승석이다. 곽승석은 한국 배구의 미래 이윤수를 위해 직접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경기대학교 아웃사이드 히터 이윤수(1학년, 199cm)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2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와 무안대회에서는 경기대가 2위와 3위를 차지하는데 도움을 줬다. 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제21회 아시아청소년남자U20배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도 뽑혔다. 주장으로 동료와 어린 동생들을 이끈 그는 대회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 상을 받았다.


이윤수의 멘토는 경기대학교 선배이자 V-리그와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곽승석이다. 오랜 시간 성인 대표팀의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해온 곽승석은 2010-201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그 시즌에 대한항공은 구단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곽승석이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받는 역할을 탄탄하게 해준 덕분이었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가장 필요했던 퍼즐이 곽승석의 등장으로 맞춰진 엄청난 변화였다. 이후 곽승석과 대한항공은 5시즌을 순위표 최상위에 위치했고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2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이윤수는 대선배를 만나자 많이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곽승석도 이를 눈치챘는지 먼저 말을 걸며 긴장을 풀어줬다. 선배의 배려 덕분일까. 이윤수는 평소 훈련과 경기장에서 겪었던 고민과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물었다. 곽승석은 후배를 위해 몸으로 직접 보여주며 노하우를 알려줬다.
 


Q. 곽승석 선수랑 멘토링을 진행한다고 연락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윤수 전에 진행했던 멘토링 영상들을 봤는데 나도 한다는 연락을 받고 많이 떨렸어요. 더군다나 멘토가 곽승석 선배님이라는 말을 듣고 더 떨렸습니다.


Q. 평소 곽승석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윤수 누구나 ‘곽승석’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생각하잖아요. 배울 점도 많죠. 리시브 부분도 최고이고 공격도 책임지고 득점을 만들어주니까 경기를 보면서 많이 감탄했어요.


Q. 곽승석 선수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가요.

승석 좋게 봐줘서 고맙죠.


Q. 대학교 후배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냈어요.
승석 나도 대학을 졸업한 지 오래됐지만 돌이켜보면 힘든 점도 많았고 재밌던 점도 많았어요. 대학은 프로에 오기 전 마지막 관문이잖아요. 윤수가 충분히 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곽승석 선수의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
승석 당시 (문)성민 형, (황)동일 형, (신)영석 형, (한)상길 형 등 멤버가 엄청 화려했어요. 그래서 나는 리시브를 열심히 했습니다(웃음).


Q. 두 선수는 배구를 시작할 때부터 아웃사이드 히터였나요.
승석 초, 중학생 때는 모든 팀들의 미들블로커가 에이스에요. 그래서 미들블로커였죠(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아웃사이드 히터를 하고 있습니다.
윤수 나도 똑같이 초, 중학생 때까지는 미들블로커였어요. 신장이 크다 보니 높은 공격을 주로 맡아서 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고 있습니다.
 

Q. 아웃사이드 히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윤수 아웃사이드 히터는 팀의 살림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포지션도 중요하지만 아웃사이드 히터는 리시브에도 가담하고 공격도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승석 아웃사이드 히터는 힘들어요. 다 잘해야 해요. 팔방미인이어야 아웃사이드 히터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배구 지능이 높아야 더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요. 확실한 건 배구의 꽃인 포지션이에요.


Q. 두 선수의 말처럼 아웃사이드 히터는 공-수 다 해야 합니다. 그만큼 멘탈도 중요할 것 같은데.
윤수 일단 제가 멘탈이 정말 약해요. 컨디션이 좋아서 그날 경기를 잘하고 있더라도 범실이 연속으로 나오면 멘탈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Q. 곽승석 선수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요.
승석 생각을 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범실을 하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해요. 범실 했다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 다음 플레이를 못하기 때문에 실력이 안 나올 가능성도 높아요. 실수한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빨리 잊어야 합니다.


Q.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경기대 형들이랑 대표팀 동료들이 프로에 많이 갔어요. 자극이 되는지.
윤수 선수라면 누구나 프로 무대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잖아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수들이 프로에 가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당장 나가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Q. 대학 시절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승석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나도 그런 생각을 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죠. 정말 놀고 싶은 시기지만 그걸 꾹꾹 참고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이윤수 선수는 U20 아시아선수권에서 아웃사이드 히터상을 받았어요.

윤수 아시아 무대이긴 하지만 국제 무대를 경험하면서 힘과 높이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래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경험해 볼 기회가 많지는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Q. 어렸을 때부터 국제무대 경험을 쌓는 건 어떤 도움이 될까요.
승석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만약 국제무대에 가서 경기를 못 뛰어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경험이에요. 나의 경쟁력이 어떤지 실감해 볼 수 있고 부족한 점을 알 수 있는 기회죠. 거기서 느낀 부족한 점을 잊지 않고 보완한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나는 무조건 국제무대를 많이 나가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이윤수 선수는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나요.
윤수 아시아 선수권 나가기 전에 배구가 너무 안됐어요. 연령별 대표팀에 뽑히게 됐는데 가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Q. 승석 선수도 오랜 선수 생활이라 슬럼프를 겪어 본 적이 있을텐데 극복하는 방법은.
승석 배구 생각을 아예 안 해요. 요즘 말하는 할 땐 하고 놀 땐 놀아요. 배구가 끝났는데 일상 생활 때까지 끌고 와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Q. 두 선수는 배구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가 있을까요.
승석 오래 하는 거요. 우선 40세까지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코트에 있고 싶어요. 아웃사이드 히터가 오래 하기 힘든 포지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아요.
윤수 곽승석 선배님과 같은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어요. 누가 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되고 싶습니다.


Q. 곽승석 선수에게 멘토링을 받았습니다.
윤수 정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얻은 것도 많고 도움도 많이 됐어요. 평소 궁금했던 것도 많이 해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Q. 곽승석 선수는 어땠나요.
승석 내가 누구를 가르쳤다는 게 신기하고 어색했어요. 역시 직접 하는 게 가르치는 것보다 편하네요(웃음).


Q. 멘토링을 진행해 준 곽승석 선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

윤수 많이 떨렸는데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Q. 후배 이윤수 선수에게 응원의 한마디 해준다면.
승석 지금까지 해왔던 게 있으니까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멘토링 시간을 통해 조금이라도 얻어 갔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잘할 거라고 믿습니다.

 


 

글. 박혜성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되었음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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