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휴식기 이후 반전 발판을 만들어야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그렇다. 삼성화재는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까지는 우리카드와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그런데 4라운드부터 버텨내는 힘이 떨어지는 모양세다. 삼성화재보다 순위표 아래에 있던 KB손해보험이 6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며 치고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는 4라운드에서 2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외국인 선수를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에서 막심 자갈로프(러시아, 등록명 막심)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뒀다. 요스바니(쿠바)의 부상을 이유로 대한항공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뛴 막심은 4라운드부터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코트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4라운드를 거쳐 5라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막심 효과'는 크게 없다.
이 부분이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의 고민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6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최하위(7위) OK저축은행과 만났다. 삼성화재 입장에선 승수 또는 승점을 챙겨야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세트 스코어 0-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빈손에 그쳤다.
막심은 두자리수 득점(11점)을 올리긴 했는데 공격성공률이 34.78%로 낮았다. 김 감독은 4라운드 후반부터 막심의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재욱을 선발 세터로 내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노) 재욱이가 이호건보다는 막심과 좀 더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코트 안에서는 엇박자가 나고 있다.
지난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 현대캐피탈과 원정 경기에서도 막심은 9점 공격성공률 40.91%를 기록했고 삼성화재는 0-3으로 졌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전 승패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김 감독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막심에 대해 "체력적인 부분인 건지 이에 따른 심리적 부담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런 식으로 공격성공률이 낮게 나오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해했다.
막심만 문제가 아니다. OK저축은행전에서는 1, 2세트 초반 2~3점차로 앞서가는 흐름을 지키지 못했다. 패배가 결정된 3세트에서도 17-1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듀스 끝에 고개를 숙였다.
신호진을 비롯한 상대의 짧은 플로터 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다 보니 사이드 아웃을 빨리 돌리는 데 어려워했다. 그렇다보니 연속 실점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리베로 조국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게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김 감독도 "공격도 공격이지만, 서브 리시브에서 충분히 받아낼 수 있었는데 리베로쪽에서 흔들렸다. 흐름이 몰리면서 범실도 나오니 분위기가 넘어갔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끊어주면 다행인데 그게 잘 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여기에 김우진과 짝을 이룰 또 다른 미들블로커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다. 김재휘는 지난 11월 다친 팔꿈치가 말썽이다. 손태훈, 김정윤, 양수현 등 나머지 미들블로커도 최근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러다보니 높이가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손현종을 미들블로커로 내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손현종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상대 짧은 서브를 커버할 수 있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4, 5라운드들어 추가한 승점은 6뿐이다. 4위 우리카드(12승 13패 승점33)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6위 한국전력(9승 17패 승점25) 뿐 아니라 OK저축은행(6승 20패 승점23)에게도 쫓기는 상황이다. 봄배구 진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기에 팬들을 위해서라도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전과 같은 경기 내용을 반복해서 보여주면 안된다.
김 감독과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그러나 코트에서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김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오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위 대한항공을 만나고 15일에는 대전에서 우리카드를 상대한다. 다시 힘을 내고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앞선 두 경기처럼 빈손에 그쳐서는 안된다.
글_대전/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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