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알렸다. 정관장의 투혼도 빛났다. 정관장 주포로 활약한 아시아쿼터 선수인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았다. 김연경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3위로 2년 연속 봄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2승1패 기록,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에 이미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박은진이 발목 부상을 당했고, 플레이오프 도중에는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노란이 각각 무릎과 허리 근육 통증으로 결장하기도 했다. 버티고 또 버텼다. 안방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5차전까지 끌고 가기도 했다.
지난 8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 5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점 차 승부 끝에 김연경 수비를 뚫지 못했고,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의 반격에 득점을 허용하며 5세트를 13-15로 마쳐야 했다.
고희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끝난 뒤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명승부였다”고 말할 정도로 선수들의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극복’을 외치며 선수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메가 파워’도 강했다. 메가 역시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챔피언결정전 3~5차전에서는 각각 40, 38, 37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3월 25일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3경기, 챔피언결정전 5경기를 치르면서 총 218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약 27점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연경도 메가의 활약에 놀랐다. 그는 “메가가 이렇게 잘하는 선수였나 싶었다. 작년에도 잘 마무리했지만 이번 시즌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 3, 4차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 우리도 놀라긴 했다. 또 많은 분들이 놀랐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지만 한국이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메가를 만나면 상당히 무서운 선수로 돼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메가는 2023년 V-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 선수들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남고 있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아닌 아시아쿼터를 통해 아포짓으로 맹활약했고, 덕분에 메가는 ‘인도네시아 김연경’으로 슈퍼스타가 됐다. 지난해 정관장이 인도네시아 초청을 받은 행사에서도 엄청난 환영 인파에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국의 스포츠 교류에서 나아가 V-리그의 해외시장 확대 효과도 누리고 있다. 제대로 ‘K-배구’를 알린 셈이다.
두 시즌 동안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대전의 봄’을 만끽한 메가다. 이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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