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시즌 V-리그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16승2패(승점 46)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대한항공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KB손해보험(승점 26), 우리카드(승점 24), 삼성화재(승점 23)가 3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6위 한국전력과 7위 OK저축은행도 전반기 아쉬움을 뒤로한 채 후반기 도약을 노린다.
2024-25시즌 V-리그 현장을 누빈 <더스파이크> 기자들이 전반기를 빛낸 베스트7를 선정해봤다.
<류한준 기자>
세터 한태준(우리카드)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개막과 견줘 로스터에 변동이 있었다. 주포 아히(네덜란드)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그를 대체하기 위해 니콜리치(세르비아)가 왔다. 프로 3년차 세터 한태준에게는 고비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9승 9패 승률 5할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3라운드 상승세(5승 1패)를 이끈 황택의를 두고도 고민이 많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젊은 세터의 선전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허수봉(이상 현대캐피탈)
팀 성적이 모든 걸 드러낸다. 현대캐피탈은 9연승 포함, 3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했고 1위 자리를 지키며 2위 대한항공과 승점 차를 10으로 벌리고 전반기를 마감했다. 만약 레오가 현대캐피탈로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허수봉이 흔들리지 않고 토종 에이스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현대캐피탈은 순위표 가장 앞자리에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아포짓 비예나(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2라운드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OK저축은행과 함께 최하위 경쟁을 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라운드 들어 반전에 성공했다. 해당 라운드 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5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냈고 그 중심엔 비예나가 있다.
미들블로커 김준우(삼성화재)-김민재(대한항공)
베테랑인 신영석(한국전력)과 최민호(현대캐피탈)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속공, 블로킹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그러나 젊은 미들블로커 중 김준우와 김민재의 성장세도 주목해야 한다.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국내 남자배구 리베로 자리에서 이호(충남시 체육회 감독) 여오현(IBK기업은행 코치) 최부식(대한항공 코치)의 뒤를 이을 확실한 자원이라는 걸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이보미 기자>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2024-25시즌 도중 군 전역 후 팀에 합류했지만 팀 중심을 잡고 있는 세터 황택의다. KB손해보험이 시즌 직전 미들블로커 차영석을 데려오면서 여러 옵션을 활용 중이다.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비예나는 물론 거포 나경복, 황경민, 신예 윤서진 등을 고루 활용하며 팀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황택의가 공격수들을 빛나게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KB손해보험이 3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현대캐피탈)-정한용(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허수봉 그리고 대한항공의 미래에서 현재가 된 정한용이 돋보였다. 허수봉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동시에 소화하며 팀 전술 다양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정한용은 시즌 초반 팀원들의 부상 속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전반기에 팀 내에서 막심(276점) 다음으로 높은 269점을 기록했다. 득점 6위, 공격 7위, 서브 2위, 리시브 3위, 디그 7위로 존재감을 드러낸 정한용이다.
아포짓 비예나(KB손해보험)
여전히 아포짓 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비예나는 18경기 69세트 출전해 421점을 기록했다. 전체 득점 1위다. 팀 공격 점유율은 38.9%, 공격 효율은 36.54%다. 이번 시즌에는 지원 사격까지 받으면서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미들블로커 최민호(현대캐피탈)-김준우(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최민호는 속공 1위(성공률 68%), 블로킹 2위(세트당 0.687개)로 전반기를 마쳤다. 1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최민호는 팀의 선두 질주를 도왔다. 블로킹 1위 자리에는 김준우가 있다. 세트당 0.859개를 기록했다. 프로 3년차 김준우는 계속해서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 중이다.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전반기 리시브 1위(효율 47.58%), 디그 2위(세트당 2.313개), 리시브와 디그를 합산한 수비 부문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레오와 함께 리시브 라인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박경민의 역할도 커졌지만, 그 중심을 잡고 있다.
<김희수 기자>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황택의 합류 전후의 달라진 팀 경기력과 성적을 고평가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레오(이상 현대캐피탈)
공격 성공률 1, 2위를 차지하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끈 듀오를 선택했다.
아포짓 파즐리(삼성화재)
비예나와 끝까지 고민했으나 상대적으로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팀을 지탱한 파즐리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미들블로커 김준우(삼성화재)-신영석(한국전력)
블로킹-공격-서브까지 두루두루 잘해주고 있고, 팀 내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리시브-수비의 안정성을 일부 포기하는 현대캐피탈의 날개 라인업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송현일 기자>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데, 이번 시즌 황택의는 든 자리부터 티가 난다. 1라운드를 1승5패로 마쳤던 KB손해보험이 황택의가 합류하면서 3위까지 도약했다. 비단 안정감 있는 토스만이 황택의가 가진 전부가 아니다. 현대배구에서 사이드 아웃을 돌린 후 브레이크 포인트를 오래 끌고가는 것은 그야말로 '필승 전략'이다. 이때 서브의 중요성은 말하면 입 아프다. 그리고 황택의가 바로 리그 최정상급 서버다.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레오(이상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허수봉만큼 임팩트 있는 공격수는 없었다고 본다. 유일한 단점인 수비력도 팀의 짜임새 있는 시스템 덕에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허수봉이 이만큼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그의 대각에 있는 레오의 존재감 덕분일 것이다. 여기에 무시무시한 서브 능력까지 갖춘 이 두 명이 같은 팀에 있는 건 반칙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아포짓 비예나(KB손해보험)
지난 시즌 남자부에서 활약한 7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비예나만이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가 전반기 득점 1위(421점)라는 사실은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2위 레오(367점)보다도 압도적으로 많다.
미들블로커 최민호(현대캐피탈)-김준우(삼성화재)
최민호의 노장 투혼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37세 나이로 전반기 속공 1위, 블로킹 2위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김준우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블로킹 부문에서 최민호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유일한 한 명이 바로 김준우다.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박경민의 존재는 현대캐피탈이 허수봉-레오 조합을 자신 있게 꺼낼 수 있는 이유다. 박경민은 3일 현재 리시브효율 47.58%로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리시브를 선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디그와 수비도 각 2, 3위로 상위권이다. 엄청난 퍼포먼스다. 아직 26세에 불과한 그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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