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자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리베로 임명옥은 프로 원년인 2005년부터 지금까지 18시즌째 코트에 서고 있다. 만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몸놀림이 가볍다.
한국도로공사가 12연승을 질주할 당시 임명옥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리시브와 수비로 묵묵히 코트를 지켜냈다. 어렵지만 중요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21일 한국도로공사는 GS칼텍스와 4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6승 1패, 2위로 4라운드를 마쳤다. 수비와 블로킹의 승리였다. 도로공사는 블로킹 19개를 잡아냈다.
“리시브, 디펜스의 중심은 임명옥이다”라며 김종민 감독이 힘줘 말했다. “(명옥이가 자리한 방향으로) 블로킹 강화는 안 한다. 때리는 쪽에는 명옥이가 있는 코스다. 그래서 블로킹이 더 잘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상대 공격 코스를 블로킹으로 모두 막는 건 쉽지 않다. 블로킹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여러 코스 가운데 한두 코스를 선택해서 집중 마크 해야 블로킹을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집중과 선택, 임명옥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머지 코스는 임명옥에게 온전히 맡긴다는 의미다. 전위 블로커들은 선택지가 줄어 블로킹 잡기가 더욱 수월해지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날 임명옥은 디그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팀 내 최다 30개 디그를 시도하면서 놓친 공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정확성까지 갖췄다. 30개 공을 모두 걷어 올리며 팀에 반격 기회를 제공했다.
감독으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 김종민 감독은 “가장 어려운 자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임명옥은 리시브 1위(효율 54.64%), 디그 1위(세트당 5.614개)로 수비 부문 1위(세트당 8.761개)에 자리한다. 순위표에 이름 올린 선수 가운게 유일하게 50%가 넘는 리시브 효율을 자랑한다.
탄탄한 수비의 효과에 한국도로공사는 블로킹 1위(세트당 2.909개)에 올라있다. 중앙이 강점으로 꼽히는 현대건설을 2위로 따돌렸다.
임명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기량은 더 무르익고 있다. 2015-2016시즌부터 7시즌 째 50% 이상의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역대 2호로 디그 9,000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사진_장충/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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