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IS BACK' 레오가 돌아왔다

김하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7 12: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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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한국을 제패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화재의 왕조를 이끌었고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삼성화재와 V-리그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은 뒤 한국을 떠났다. 그 이후 다른 나라를 누비다 2021년 다시 V-리그를 정복하러 왔다. 돌아온 왕은 여전한 실력과 더불어 이젠 여유와 관록마저 넘친다. ‘킹레오’ 그가 돌아왔다.
 

“부대찌개가 최고”
레오의 슬기로운 한국생활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으셨는데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해주시던데요.
네 맞아요. 옛날에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 들어선 찍는 걸 좋아해요.


인터뷰하는 당일 아침 어머니와 아들이 자가격리 해제되셨어요. 오랜만에 만났던 만큼 정말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너무 좋았죠. 아침에 자가격리가 빨리 해제돼서 절 놀래켜 준다고 집에 왔더라고요. 자고 있었는데 아들이 저한테 달려들어서 굉장히 놀랬어요. 집에 올 사람이 없었는데 가족이라 너무 좋았어요.


자가 격리하는 동안에도 어머니와 계속 연락하시면서 안정감을 많이 찾았다고 들었어요.
쿠바에선 V-리그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안됐어요. 그래도 한국에선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문자로 ‘응원한다’라는 좋은 말씀 많이 전해주셨어요.


6년 만에 하는 한국 생활은 어떠세요.
전보다 더 즐겁게 하고 있어요. 집에 있으면서 쉬는 걸 좋아하다 보니 지금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이전과 다르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지내고 있는데 달라진 점도 있을까요.
예전에는 시간 있을 때는 나가서 놀고 싶은 마음이 많았아요.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몸조심 하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또 어디 갔다가 혹여나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 중에 부대찌개를 제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부대찌개의 어떤 매력에 끌리셨나요.
삼성화재 시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는데 OK금융그룹에 와서 처음 먹어봤어요. 햄이랑 같이 섞인 국물 맛 자체가 너무 맛있더라고요. 이젠 경기 다음 날에 항상 먹는 음식이에요. 또 부대찌개가 만들어진 사연도 들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한국 음식은 입맛에 맞으실까요.
못 먹는 한국 음식은 없어요.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STC에서 먹거나 어머니 음식만 먹었다면 지금은 장어라던가 체력에 도움 되는 다양한 한국 음식들은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옛날에는 살이 없어서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웃음).


새롭게 배운 한국말은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빨리빨리’는 계속 기억하고 있었어요. 올해 들어선 ‘꼰대’, ‘와리가리’라는 말을 새롭게 배웠어요. 또 들어보면 알 수 있는 말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 당장 생각 나진 않네요.
 

“삼성화재는 저의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삼성화재 시절 레오가 보여준 활약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삼성화재에 몸 담았던 3년 동안 득점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또한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기록했고 3년 간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베스트 7 수상 1번, 라운드 MVP 5번, 정규리그 MVP 3번, 챔피언결정전 MVP 2번. 레오가 V-리그에 새긴 기록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는지 증명해주고 있다.

6년 전 레오 선수의 활약은 상당했습니다. 삼성화재 시절은 레오 선수에게 어떻게 자리 잡고 있나요.
그 당시를 생각해 보면 훈련을 정말 많이 했어요. 훈련이 답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어요. 또 삼성화재에서 리더의 역할은 아니었어요. 주변에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었고 그분들이 조언을 해주면 따라가기만 했어요. 항상 최선을 다 해야 된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훈련량은 어느 팀보다 많았고 그때의 훈련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V-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으신 후 다른 나라의 리그를 경험하셨어요. 그 리그들은 또 어떠셨나요.
삼성화재에 있었던 시절이 다른 리그에서 뛰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 커리어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고 제 재능을 다른 리그에서 보여줄 수 기회였기 때문에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어요. 삼성화재에서의 비시즌 훈련량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리그에서 편할 수 있었어요.


다시 한국에 돌아오려 했던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을까요.
몇 년 전부터 에이전트가 한국에 다시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기회가 있는 나라들이 별로 없는 가운데 다시 도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트라이아웃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팬데믹 상황이고 어머니랑 이야기를 했을 때 한국에 다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가족이 다 좋아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또 다른 리그에 비해서 아무래도 배구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다른 나라는 본인이 생활부터 배구까지 혼자 책임져야 한다면 V-리그는 전반적으로 도와주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신뢰와 소통’으로 맺어진 인연
“OK금융그룹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팀”


올 시즌 V-리그 일정이 중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OK금융그룹으로 뛰는 V-리그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건 저희가 원팀이 되는 게 중요하죠.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면 그 방법으로 계속 유지하면서 끝까지 가고 싶어요. 저희는 스스로 이길 수 있는 팀이기에 경기력을 찾아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찾는 게 중요해요. 앞으로 저 역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있게 100%, 200%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래프트 당시 같이 뛰었던 석진욱 감독님이 본인을 지명하셨잖아요.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선택받았을 때 정말 좋았죠.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감독님과 소통이었어요. 석진욱 감독님이랑 소통도 잘 되는 분이고 삼성화재에서도 같이 뛰었잖아요.


그리고 저희 감독님과 지금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님한테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요. 같은 팀에 있을 당시 고참 역할을 해주셨어요. 신치용 감독님 아래에서 같이 훈련도 하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제가 어떤 스타일인지도 잘 아시고 어떻게 하면 저를 잘 지도할 수 있는지 아는 게 좋았습니다.


남균탁 통역과도 다시 만나셨어요. 재회하셨을 때 어떠셨나요.
삼성화재에서 같이 있다가 다시 만나게 돼서 좋았죠. 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화를 할 수 있고 신뢰를 할 수 있잖아요. 또 그 당시에도 경기장 안팎으로 항상 같이 다니면서 만든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스포츠라는 테두리 안에서 친구가 되어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 행복했죠.


6년 전에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다시 돌아왔을 때 부담감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부담이 많은 건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왔을 때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거나 그때와 동일한 수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더 큰 부담을 안으면서 책임감이 더 강해졌고 나이도 선수들 중에서 많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리더 역할을 해야 해요. 코트 안팎으로 리더로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은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부담감을 안고 경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아무래도 동기 부여를 얻는 게 있더라고요.


팬들에 대한 부담도 있었어요. 팬들도 과거의 저는 정말 잘했는데 다시 돌아와서도 잘 해줄까라는 의문도 많았을 거잖아요. 그래서 첫 경기 때 엄청 부담을 안고 경기를 했어요.


현재 V-리그를 과거와 비교해 본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아무래도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어요. 지금은 외국인 선수보다 국내 선수들이 해주는 부분이 더 커졌어요. 국내 선수들의 수준도 이전보다 많이 올라갔어요.


본인 스스로 달라진 점도 있을까요.
지금은 체력에 더 집중을 하고 있어요. 기술은 경험이 있어 괜찮은데 체력은 시즌 끝까지 유지를 해야 하고 마지막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요.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제일 하고 싶은 건 우승이에요. 우승을 위해 몸을 항상 좋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둬 경기에서 100% 보여줄 수 있는 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또 저희 팀에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들었던 기록은 언젠가 다시 봐도 항상 그 곳에 자리잡고 있잖아요. 나중에 봤을 때 좋은 감정을 주지만 지금은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V-리그만의 응원 문화가 있잖아요.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육성 응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경험하지 못해서 아쉬움도 클 것 같아요.
그래도 팬들이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커요. 관중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커요. 무관중일 때는 연습 경기 같더라고요. 비록 경기장 전체를 채울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경기장에 오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돼요.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고 승패에 상관없이 응원해 주시고 SNS를 통해 연락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죠.


한국 팬들은 레오 선수에게 어떤가요.
배구를 하기 위해 전 세계를 다녔지만 한국 팬들이 최고의 팬이에요. 정말 응원을 할 줄 아시는 분들이에요. 또 배구 인기가 한국에서 높은 편이고 예전에 많은 관중들이 저를 응원해 주셨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또 팀마다 하는 응원전도 재밌고 경기 끝나고 사진 찍는 것도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 삼성화재 팬들부터 지금 팬들까지 저를 알고 SNS를 통해 연락을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팬들이 즐거운 경기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마지막에 저희가 우승하는 순간을 다 같이 즐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김하림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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