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명성을 되찾겠다, 찬란한 내일을 꿈꾸는 동해광희고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3 07:35:41
  • -
  • +
  • 인쇄

 

동해광희고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남고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동해광희고 최근 성적은 아쉬움만 더한다. 선수 수급이 원활해지지 않으면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동해광희고 배구부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다시 찾아올 찬란한 내일을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선배들이 쌓아온 이전의 명성들을 되찾아오겠다는 부푼 꿈을 꾸고 있는 동해광희고 배구부 학생들을 지난 7월 9일 만나고 왔다. 마침 이날은 KGC인삼공사 배구단과 합동 훈련이 있는 날이었다.

 

창단 30년이 지난 

전통의 배구사관학교 

동해광희고는 1981년에 개교했다. 그러다 1987년 본격 배구부 창단을 알렸다. 박용목 감독이 창단 감독이었으며 여준호, 이건종, 이희준, 박정열, 심금섭이 창단 멤버였다. 1988년에 황관재, 서정범, 박경완, 심이종, 김완식, 이득재 등이 이듬해 들어왔다. 

 

동해광희고는 창단 4년 후인 1991년, 첫 입상에 성공한다. 1991년 광주에서 열린 제1회 무등기 전국 남녀 중고 배구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1992년 제27회 강원도민체전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1996년 제77회 전국체전 3위, 2000년 제55회 전국 남녀 종별배구선수권대회 3위, 제81회 전국체전 3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첫 전국 대회 우승에 성공한다. 현재 KOVO 심판으로 활동 중인 조철희, U19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여송이 주축이던 2013년에 태백산배 전국 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2014년 영광배 전국 중고남녀배구대회 준우승 등을 거두며 화려한 2010년 초반을 보냈다. 

 

현재 동해광희고는 조경오 감독-홍정일 코치 체제로 총 10명의 선수단이 배구부를 꾸리고 있다. 3학년인 김문기(187cm, WS), 이정민(188cm, WS)을 비롯해 임동균(198cm, MB), 차민준(184cm, WS), 이주헌(186cm, S), 김정현(187cm, MB), 김성주(174cm, L), 고영준(182cm, OPP)이 2학년 중간 라인을 꾸리고 있다. 1학년 막내 라인에는 권순준(182cm, OPP), 오수연(177cm, L)이 있다. 이 중 유망주는 임동균이다. 임동균은 2019 KVA U-16 배구캠프에도 초청되는 등 향후 남자 배구를 이끌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조경오 감독은 “키도 크고 파워도 있는 선수다. 벌써부터 프로 팀과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을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대회가 열리고 있지 않아 연령별 대표팀에 갈 기회가 없다는 게 아쉬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임동균은 계속해서 키가 크고 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았다. 최소 2m는 넘길 것으로 모든 배구인들이 예상하고 있다. 장신 미들블로커의 부재로 고심이 많고, 국제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국 남자배구계에 임동균이란 존재는 분명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옛 시절이 그리운 동해광희고

선수 수급이 시급하다

어느덧 창단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동해광희고가 배출한 배구 선수는 누가 있을까. 현재 홍익대에서 뛰고 있는 이준(3학년, 190cm, WS)을 비롯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경험한 바 있는 경희대 성한희(1학년, 175cm, L), 홍익대 이유빈(1학년, 189cm, S) 등이 있다. 

 

 

하지만 동해광희고는 최근 예전의 명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이후에는 전국 대회(강원도민체전 제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8강이 최고 성적이다. 반등을 꾀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선수 수급이다.

 

지금 있는 10명의 소수 인원으로 하나의 대회를 치른다는 게 쉽지는 않다. 최근 강원도 지역 사회 사정상 선수 수급이 어렵다. 선수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대회 운영 자체가 쉽지 않다. 동해광희고 김재진 교장도 “옛날 같으면 멀리 가서 스카우트도 하고 올 텐데 지금은 지역에서 선수 수급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학교나 시의 자랑거리가 되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나 학교, 교육청이 모두 나서 수급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원도에 율곡중, 속초중, 동해광희중까지 세 개의 학교에 배구부가 있다. 이 중 율곡중, 속초중을 졸업한 학생들은 모두 속초고로 간다. 그런 게 마치 관습화되어 있다고 해야 할까. 자유 경쟁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김재진 교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생하는 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은 시설이 열악하다는 게 아니다. 선수가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뛸 선수가 없으니 계속 뛰어야 하는 현실적인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미였다. 김 교장은 하나의 사례를 들려줬다. “2학년에 이주헌이라는 선수가 있다. 우리 팀이 세터가 없어 고생을 할 때, 세터를 맡은지 얼마 되지 않은 주헌이가 많은 노력을 해줬다. 세터 한지 5개월도 안 됐는데 팀을 위해 그렇게 희생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뭉클하더라.”

 

그럼에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 역시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치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김재진 교장은 “대학팀이나 프로팀이 우리 학교로 와 전지훈련도 하곤 한다. 선수들도 그러면서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10명의 선수들로 배구를 한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열악하다. 최근 동문회로부터 ‘늦었지만 많은 관심을 가져주겠다’라는 답을 받았다. 재정적으로나 인력적으로나 힘을 주겠다니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김 교장의 이야기처럼 동해는 프로 구단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지난 7월 5일부터 9일까지는 KGC인삼공사 배구단이 동해 일대에서 전지훈련을 찾았다. 6일과 9일에는 동해광희고 학생들과 합동 훈련을 실행하며 선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줬다. 프로 선수와 훈련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은 충분한 경험치를 쌓은 것이다. 임동균은 “확실히 프로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고, 이주헌은 “프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니 모든 게 신기했다”라고 웃었다. 

 

물론 지금 성적도 좋지 않고, 선수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해광희고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반드시 내일의 영광이 찾아올 거라 믿는다. 9일 KGC인삼공사와 합동 훈련을 할 때도 이들의 목소리는 울렁 찼다. 

 

김재진 교장의 바람

"지금 위치에 만족하지 않았으면"

김재진 교장은 2019년도에 동해광희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김 교장은 부임 이전부터 배구를 비롯해 스포츠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키만 조금 더 컸으면 배구를 했을 것이다. 한이 있다”라고 농을 건넬 정도다. 이어 “그전 교장 선생님들도 배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계셨다. 동해광희고는 배구하면 딱 떠오르는 학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진 교장은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꼭 하는 일이 있다. 대회 시작 2~3주 전 감독, 코치, 선수들을 한 데 모아 토론회를 갖는다고 한다. 대회 참가 전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대를 형성해 하나의 팀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김 교장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대회 가기 전날 모아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의미가 없더라. 가기 2~3주 전 모여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선수들 각자 생각을 물어본다. 이번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내가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보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한다. 사실 이전에는 선수들이 말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하더라. 그러다 보니 서로 공감대가 생기는 것 같다. 복도 위를 지나가다가 만나면 서로 쭈뼛쭈뼛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제가 생겼다.” 학생들도 이런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알고 있다. 이주헌은 “대회를 다녀오면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하나하나 말씀해 주신다. 선수들의 체력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 데 더욱 길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경오 감독은 “교장 선생님은 대회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선수단과 함께 하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재진 교장이 꿈꾸는 동해광희고는 어떤 모습일까. 김 교장은 학생 선수들이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운동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운동만 하는 게 아닌 공부, 인성까지 모두 갖춰 나가길 바라는 게 김재진 교장의 꿈이다. 김 교장은 “지금은 과도기다. 지금은 엘리트 운동부보다 체육 중점학교나 스포츠 클럽이 대세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도 일반 학생들과 기본적인 소양은 같아야 한다. 운동만 주야장천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구부 학생들도 학교 수업을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 100% 가운데 70%를 학교에서 채운다면 나머지 30%는 본인이 채울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일정 부분 도움을 주지만 다 주지는 않는다. 결국에는 뭐든지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소양은 갖춰 성장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진 교장은 선수들에게 ‘잘했다’, ‘만족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늘 강조하는 편이다. 

 

김재진 교장은 “난 지금까지 배구부 학생들에게 “수고했어. 고생했어. 만족해”라는 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개인적으로 본다면 우리 아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물론 있다. 새벽 운동, 야간 운동 등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은 계속해서 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쭉 노력을 한다면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이 동해광희고의 명성을 찾아줄 거라 확신한다”라고 웃었다. 

 

예전의 명성을 찾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동해광희고. 우승이라는 간절한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의 꿈이 이뤄지길 <더스파이크>도 희망한다. 

 


동해광희고 조경오 감독

"자식 같은 선수들 잘 됐으면"


Q__감독님의 간단한 이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해광희고 체육교사이자 배구부 감독을 맡고 있는 조경오라고 합니다. 2007년도부터 동해광희고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Q__감독님이 이야기하는 동해광희고 배구부 학생들은요. 

우리 배구부 학생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안타깝죠. 그래도 정규 수업도 다 들으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리고 너무 착해요. 독하게 마음을 먹을 때도 필요한데 선수들이 순해요. 

 

Q__배구부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아이들이 아프면 교체를 해줘야 하는데 교체할 인원이 적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죠. 선수가 많지 않다 보니 아파도 뛰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죠.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된다면 팀도 안정을 찾지 않을까 싶어요. 

 

Q__동해광희고 배구 스타일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우리 팀은 신장이 크지 않아요. 그래서 빠르고 조직력 있는 배구를 하려고 해요. 


Q__이 팀의 기대주는 누구인가요. 

2학년에 임동균 선수라고 있어요. 중3 때 유스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있는 좋은 선수죠. 벌써부터 여러 대학, 프로 팀에 스카우트를 받고 있어요. 큰 신장(198cm)에 비해 민첩성, 테크니션이 좋아요. 점프력도 괜찮고요. 

 

Q__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나요. 

항상 모든 건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렸다고 말해요. 하기 싫으면 그냥 하지 말자고 해요. 그래야 훈련 능률이 올라간다고 봐요. 

 

Q__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나요. 

모든 선수들이 프로에 가면 좋겠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잖아요. 어느 길을 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Q__2021년 목표도 궁금합니다. 

2013년과 2014년에 전국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뒤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요. 일단 올해는 8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더 높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지금은 8강이 목표입니다. 

 

Q__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자식 같은 우리 선수들, 잘 됐으면 좋겠어요. 

 

 

동해광희고 미래 임동균&이주헌

"동해광희고 명성 살려보겠습니다"


Q__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임동균 동해광희고 13번 임동균입니다. 키는 198 cm이며, 지금 미들블로커를 맡고 있습니다. 

이주헌 동해광희고 2학년 세터 이주헌입니다. 


Q__주헌 선수는 세터를 맡은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어요. 

주헌 5개월 정도 됐어요. 1학년 때는 무릎 수술과 재활로 인해 아예 배구를 못했죠. 그전 학교에서도 다른 포지션을 맡고 있었고요. 


Q__두 선수가 말하는 동해광희고는 어떤 학교인가요.

동균 주헌 아직 단합력과 조직력이 부족하지만 그걸 채운다면 훨씬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Q__배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동균 상대방이 때린 공을 확실하게 막아서 우리 팀의 득점으로 가져오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Q__스스로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본다면요. 

동균 제 장점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이고 단점은 순발력이 딸리는 것 같아요.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하체 근력을 키우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판단력을 길러야 해요 

주헌 저는 세터치고 키가 큰 편인 것 같아요. 186cm이거든요. 단점은 배구를 늦게 배워서 또래 선수들보다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시간 날 때마다 개인 운동을 해야죠. 

 

Q__롤모델이 있나요. 

동균 신영석 선수입니다. 신영석 선수가 현대캐피탈에서 한국전력으로 갔는데, 리시브도 하고 속공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한 선수라는 걸 느꼈어요, 

주헌 저는 한선수 선수요. 리시브가 잘 안되더라도 공격수가 편하게 공을 올려준다는 게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Q__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동균 제가 봤을 때는 우리 팀원들은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봐요. 

주헌 떨지 않으려고 청심환도 먹은 적이 있어요(웃음). 얼지 않고 선생님에게 배운 대로 하고 싶어요. 

 

Q__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들려주세요. 

동균 지금까지 대회를 나가면 어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고 확실한 성적을 낼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주헌 안 되는 거 더욱 맞춰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동해광희고 명성 살려보겠습니다. 

 

글. 이정원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