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캡틴’ 염혜선이 이 악물고 뛰고 있다.
염혜선은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1차전 도중 오른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플레이오프 2차전에 결장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다. 세터는 떨어지는 공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어려워지면서 언더 토스로 올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패한 뒤 안방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고희진 감독은 염혜선 상태에 대해 “움직임을 보면 못 뛰어다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염혜선은 “홈에서 시즌이 끝나면 억울할 것 같았다. 이 마음을 선수들이 다 가졌던 것 같다. 4차전도 중요하다. 끝까지 갈 수 있게 매달려보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1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다쳐서 결장했다. 그 때 다쳤던 부위에 통증이 계속 온다. 하지만 빠질 수 없으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혜선 뿐만이 아니다. 주전 리베로 노란도 플레이오프 도중 등과 허리쪽 근육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염혜선은 “코트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몸을 더 빨리 풀거나 땀을 더 빨리 내야겠구나 생각하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어떻게든 뛰기 위해 좀 더 치료나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상대팀 김연경의 마지막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정관장도 물러설 수 없다. 2005, 2009-10, 2011-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무려 13년 만의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염혜선도 앞서 “우리는 드라마처럼 독한 악역이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승리로 마친 뒤 “오늘 경기를 봐선 한 번 성공한 것 같다. 원래 드라마에서도 악역이 1화부터 나오지 않는다. 점점 우리의 역할이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4차전 잡고 인천에 가고 싶다”며 굳은 결의를 표했다.
플레이오프 3경기와 챔피언결정전 3경기까지 6경기를 치렀다. 4, 5차전은 각각 대전, 인천에서 열린다. 정관장의 우승을 위해서는 일단 5차전까지 가야 한다. 염혜선은 체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비시즌에 체력 운동을 정말 많이 했다. 오늘 3세트를 할 때도 ‘우리 5세트 좋아하잖아. 5세트 가보자’고 농담 섞인 얘기도 했었다”면서 “5세트에 가도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 같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질수록 우리한테 유리한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며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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