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에이스 모마는 모마답게, 굳건했던 이다현은 이다현답게 플레이했다

김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4-11-30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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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에이스 모마와 굳건히 자리를 지킨 이다현이 값진 승리를 합작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들어 시즌 개막 후 첫 위기를 맞았다.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을 상대로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침체됐다. 이 과정에서 에이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흥국생명전 1세트 도중 교체된 뒤 부상이 없었음에도 계속 웜업존을 지키는 상황도 나왔다. 시즌 내내 폼이 좋았던 이다현은 이 과정에서 나름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연패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29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두 선수는 팀의 연패 탈출을 함께 일궜다. 돌아온 에이스 모마는 24점을 터뜨리며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고, 이다현은 또 한 번 굳건히 팀의 중앙을 지키며 블로킹 2개 포함 12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동반 활약 속에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를 3-1(25-15, 25-18, 15-25, 25-10)로 꺾고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두 선수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았다. 이다현보다 조금 일찍 인터뷰실을 찾은 모마는 “승리해서 기쁘다. 정규리그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경기를 졌던 것이 좋지는 않지만, 그것은 지금 시점에서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다가오는 경기들에 집중해야 한다”며 힘든 시기에 연패에서 벗어난 것에 만족함을 전했다. 


이후 모마와 흥국생명전 이후에 어떻게 이번 경기를 준비했는지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모마는 “사실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준비는 돼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준비한 걸 잘 보여줄 수 있었고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며 지난 상황보다는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에만 집중했음을 밝혔다.

한편 최근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상황이 남녀부를 가리지 않고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V-리그에서의 커리어 내내 큰 부상 없이 활약한 모마의 ‘철강왕’ 기질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도 궁금했다. “우선 신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먼저 꺼낸 모마는 “V-리그의 일정이 힘들다는 건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모든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몸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의무이고, 나 역시 그 의무를 최선을 다해 이행할 뿐”이라며 그저 철저한 몸 관리에 힘쓰고 있음을 덧붙였다. 지극히 모마답게 우직하고 올곧은 대답이었다.

모마와의 대화가 마무리돼 갈 때쯤, 이다현도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그는 “1세트 때 블로킹 견제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공격을 할 때 수월한 부분이 있었다. 중간 중간 고비는 있었지만 약속대로 잘 이겨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다현에게는 1세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기로 했다. 그는 1세트에만 100%의 공격 성공률로 7점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다현은 “최근에는 (김)다인 언니가 볼을 많이 주는 편이다. 그래서 딱히 점유율을 올리기로 약속한 플레이를 했다기보다는 평소대로 한 것이다. 그런데 점수가 계속 나기도 했고, 상대 견제도 적어서 계속 가지 않았나 싶다”며 1세트의 높았던 공격 비중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임을 소개했다.

이날 이다현은 2세트 도중 꽤 긴 시간 동안 태블릿을 통해 무언가를 살펴보며 코치진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어떤 것을 본 것인지 묻자 이다현은 “이번 시즌에 분석관 선생님들한테 내 블로킹과 속공 상황에서의 액션을 모두 녹화해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래서 그걸 경기 중에 확인한 것이다. 내 스텝도 체크하고, 상대의 견제나 수비 위치도 체크하려고 한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모마가 그랬듯, 코트 위 학구열의 아이콘인 이다현다운 모습이었다.


이다현과는 김다인과 맞추는 이동공격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들을 수 있었다. 이다현은 정관장과의 1라운드 맞대결을 마친 뒤에 했던 인터뷰에서 “백으로 짧게 도는 이동공격에는 자신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길게 가는 이동공격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길게 가는 이동공격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다현은 “다인 언니와 함께 우리의 이동공격에 대한 기준은 이제 확실히 정립한 것 같다. 다만 상대 팀별로 스타일에 따라 그걸 어떻게 적용하고 변화시킬지의 문제다. 최근에는 이게 다 잘 되고 있다. 리듬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 블로킹이 낮을 때만 하지 말고, 높을 때도 도전해보는 편”이라며 올라온 이동공격 호흡에 따른 도전적인 플레이의 증가를 언급했다.

돌아온 모마도 본인다운 우직함과 견고함으로, 굳건히 버티던 이다현도 본인다운 학구열과 도전 정신으로 제몫을 하며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 차례의 부침을 겪으며 더 강해진 두 선수와 현대건설의 남은 시즌이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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