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든든한 리베로' 신연경의 따뜻한 마음 "팀원들 빛나게 하는 게 제 역할이죠"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11-18 0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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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이적 후 물오른 리베로 기량 과시
디그 3위, 리시브 효율 5위로 팀연승 뒷받침
김우재 감독 "신연경 합류가 팀에 긍정 효과"

 

[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세터랑 리베로는 활발해야 해요. 저는 동료들의 뒤를 빛나게 해주고 싶어요."

IBK기업은행 리베로 신연경(26)은 올 시즌 그야말로 백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데뷔 후 처음 주전 리베로로 나선 신연경은 IBK기업은행 뒤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부담감과 적응기는 필요 없다. 자신이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는 책임감이 지금의 신연경을 이끌고 있다. 신연경은 18일 기준으로 여자부 디그 3위(세트당 6개), 리시브 효율 5위(41.59%)에 올라있다.

신연경은 지난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도 팀의 승리(3-1)를 뒷받침했다. 리시브효율은 56%에 달했고, 디그도 19개를 건졌다. 든든한 신연경 활약에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3연승을 달성했다. IBK기업은행(승점 15점, 5승 2패)은 흥국생명(승점 19점, 7승)에 이어 리그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시즌 고전하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매 경기 후 김우재 감독은 신연경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김우재 감독은 "조송화와 신연경의 합류가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송화와 연경이 합류가 나한테는 크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연경은 손사래를 쳤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연수원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신연경은 "감독님이 칭찬을 하셨다고요?"라고 웃은 뒤 "원래는 칭찬을 잘 안 해주신다. 그냥 조금 더 잘 하라는 무언의 압박인 것 같다"라고 연신 웃었다.

매 경기 환상적인 신연경의 디그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10월 30일 현대건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동근 아나운서와 장소연 해설위원은 "코트 점유율이 높은 것 같다. 코트 전체를 커버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공이 있는 곳엔 언제나 신연경이 있다는 말이었다.

신연경은 "현대건설전 때 그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내가 한 것은 그저 공을 받기 위해 뛰어다닌 것 밖에 없다. 선수들이 앞에서 블로킹도 잘 해주고, 공격도 잘 해결해 줘서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 다른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해주니 나도 빛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코트 위 신연경은 활발하고 환한 얼굴로 동료들에게 사기를 불어넣어 주는 활력소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 모습은 다르다. 낯을 가린다. 내성적인 성격이다. 코트 위와 밖에서 모습이 180도 다른 이중매력 소유자 신연경이다. 

 


"코트 위에서 성격을 바꿔야 한다는 게 어렵죠"라고 운을 뗀 신연경은 "그래도 세터랑 리베로는 활발해야 해요. 코트에서 세터는 리더고, 리베로는 살림꾼이에요. 두 포지션이 축 처져있으면 팀 전체가 처져요. 감독님께서도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어린 친구들을 다독거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호통도 쳐야 해요. 그게 코트 위에서 리베로가 해야 할 역할이에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9년, 흥국생명에서 뛰던 당시 리베로로 포지션 변경을 꾀한 신연경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리베로의 꿈을 꿨다.

"원래 공격수보다 리베로를, 공격보다 수비를 더 좋아했어요. 롤모델이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님일 만큼 리베로라는 포지션을 좋아했지요. 은퇴하기 전에는 꼭 리베로로 포지션을 전향해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빛을 보기보단 선수들을 뒤에서 빛나게 해주고 싶어요." 신연경의 말이다.

리베로 포지션에 애정이 많은 신연경은 리베로 매력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이야기했다. 그녀는 "리베로는 볼을 끝까지 살려내야 된다. 그 스릴이 좋다. 상대 공격 볼을 내가 잡으면 희열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이 리베로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웃었다.

동료들의 뒤를 묵묵하게 빛나게 해주고 싶다는 신연경은 올 시즌 부상당하지 않고 팀을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신연경은 "일단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힘든 순간이 와도 이겨내고 싶다. 올 시즌은 리베로라는 포지션, 직업을 배워가는 시즌이다. 3년 후에도 주전 리베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빛나기보다 동료들에게 빛을 주고 싶다는 신연경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는 <더스파이크> 12월호를 통해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_용인/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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