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너에서 OH로! 가능성을 확인한 권민지의 2024-25시즌 “이제 다음 시즌을 바라볼게요”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3-27 1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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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확인했다. 이제는 발전을 바라보는 권민지다.

트위너라는 용어가 있다. 주로 농구와 프로레슬링 분야에서 쓰이는 용어로, 농구에서는 1~5번의 포지션 중 어느 하나에 정착하기에는 애매한 피지컬과 기술을 갖춰 여러 포지션을 오가는 선수를 일컫는다. 프로레슬링에서는 악역과 선역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다채로운 롤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트위너라 부른다. 요컨대 좋은 쪽으로는 다양한 옵션이 되지만, 안 좋은 쪽으로는 어느 영역에도 명확하게 자리 잡지 못하는 선수를 일컫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를 기준으로 V-리그에서 트위너를 꼽자면 권민지가 대표적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아포짓-미들블로커까지 세 포지션을 오가며 팀의 준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어느 포지션에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달랐다. 굳은 의지로 비시즌 때부터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에만 집중해 시즌을 준비했고, 실제로 시즌 내내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만 나서며 트위너 딱지를 뗐다.

‘아웃사이드 히터’ 권민지를 <더스파이크>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땡큐 멤버십’ 행사가 종료된 뒤 만날 수 있었다. 권민지는 “이런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시즌은 좀 아쉬웠지만 마지막에 팬 여러분들과 함께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행사를 마친 소감부터 전달했다. 


이후 권민지와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으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뛴 시즌이었다. 책임감도 막중했다. 아쉬운 것들이 먼저 생각난다. 팀 순위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준비한 것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며 아쉬움 가득했던 시즌을 돌아본 권민지는 “이제 다음 시즌을 바라보며 준비해야 할 시간”이라며 벌써 다음 시즌을 겨냥했다.

권민지의 시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좋았던 리듬을 놓쳤다. 권민지는 “비시즌 때부터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컵대회와 시즌 초반에 진입한 상태였다. 컵대회를 바탕으로 자신감도 얻은 상황이었는데, 팔꿈치 부상 때문에 감각이 좀 꺾였다. 너무 아쉬웠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권민지는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시즌이 마무리될 때까지도 1라운드의 좋았던 모습을 완벽히 되찾지는 못했다. 이유는 불안감이었다. 그는 “블로킹 상황이나 공격 상황에서 좀 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계속 팔꿈치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던 탓이었다. 리시브 감각도 뚝 떨어져 버렸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며 씁쓸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권민지에게는 분명한 수확도 남은 시즌이었다. 트위너를 벗어나 진정한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났고, 개인 한 시즌 최다 득점(247점, 종전 기록 2022-23시즌 215점)을 새로 썼다. 세트 당 디그 역시 2.316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개를 넘겼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한 포지션에만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알고 들어갈 수 있었다”며 아웃사이드 히터로 준비한 시즌에 대한 만족감을 표한 권민지는 “무너지지 않고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한 시즌을 잘 버텨낸 것은 나름 성장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성장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이렇게 아쉬움과 뿌듯함이 공존한 시즌을 마친 권민지는 이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여전히 젊은 나이에 좋은 피지컬까지 갖춘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와는 별개로, 데뷔 후 지금까지 몸담아온 GS칼텍스에 대한 권민지의 애정은 각별하다. 권민지는 “GS칼텍스는 나에게 엄마 품 속 같은 느낌을 주는 팀이다(웃음). 이곳에 있는 게 너무 편안하다. GS칼텍스에 대한 애정은 너무나도 크다”며 GS칼텍스를 향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끝으로 권민지는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컵대회를 포함하면 7개월 정도를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늘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의 마음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리겠다”며 자신의 진심을 표현했다.

어느덧 V-리그에서의 6년차 시즌을 마무리한 권민지지만, 트위너 딱지를 떼고 풀타임 아웃사이드 히터로서는 사실상 1년차 시즌을 마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능성을 보여준 권민지의 7년차이자 2년차 시즌은 또 어떤 모습일까.


사진_장충/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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