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승격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과 호흡
강한 체력훈련과 적절한 휴식으로 전지훈련 진행
이 감독 요청에 구단은 체육관 리모델링으로 응답
[더스파이크=하동/이정원 기자] KGC인삼공사 선수단은 지난 16일 오후 고된 훈련을 마친 뒤 모두가 수영장에서 웃으며 물장구를 쳤다. 이영택 감독은 이 장면을 보며 아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제가 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KGC인삼공사 이영택(42) 감독은 지난 2월 말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지난 2월 25일에 IBK기업은행전에서 정식 데뷔전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경기 후 코로나19로 리그가 종료되며 더 이상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감독 2년차를 맞이했지만 사실상 초보 감독이라는 단어가 정확할 수도 있다. 이영택 감독은 이번 여름 코치가 아닌 KGC인삼공사 감독으로 비시즌 여름을 보내고 있다.
16일 하동 전지훈련 중 <더스파이크>와 만난 이영택 감독은 "나도 의욕적이고,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휴가 후 내가 선수들에게 과제를 줬다. 그런데 선수들이 그것을 모두 이행해왔다. 코칭스태프나 나나 모두가 의욕적이다"라고 말했다.
코치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이영택 감독은 코치와 감독의 차이를 분명하게 체감하고 있다. 이 감독은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 하고 스케줄도 내가 짜야 한다. 그런 게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강약 조절을 잘 해야 한다"라며 "부담감도 큰 게 당연하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힘든 것, 부담감을 이겨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이 감독 지휘봉을 잡은 후 달라진 점은 아마도 팀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그간 KGC인삼공사는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젊은 선수, 베테랑 할 거 없이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친 느낌을 받는다. 지난 시즌 중반에는 5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주장 오지영은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주전과 후보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어느 순간 원팀이 되었고,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영택 감독도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영택 감독은 "훈련, 당연히 힘들다. 그런데 분위기가 안 좋으면 더 힘들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가족들보다 더 오래 있는다. 굳이 분위기를 딱딱하게 안 해도 밝고 집중력 있게 할 수 있다. 밝은 가운데, 훈련량도 많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영택 감독의 말처럼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훈련량은 결코 적지 않다. 고민지도 "하동에 와서 훈련이란 훈련은 다하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특히 16일 오전 트랙 훈련 시 하동의 섭씨온도는 30도를 웃돌았다.
선수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 감독이 믿고 있는 만큼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욕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선수들은 그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보람을 느꼈다.
이영택 감독은 고생한 선수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줬다. 오후에 볼 훈련을 하는 대신 휴식을 부여했다. 선수들은 모두 환호를 외치며 숙소 안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겼다. 이때만큼은 코칭스태프, 선수단, 사무국 직원 등 모두가 함께 어울려 놀았다.
미소를 띤 이영택 감독은 "이렇게 밝은 분위기가 내가 원하는 분위기였다. 예전처럼 강하게 훈련하는 시대는 지났다. 밝은 분위기에서도 선수들의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분들이 내가 감독을 했을 때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과 웃으며 훈련하고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플레이했으면 좋겠다. 그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의 몸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좋아졌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KGC인삼공사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활발한 몸 놀림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영택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서남원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인해 갑작스레 감독대행을 맡았음에도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시켰다. 재미없게 흘러가던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줬다.
이영택 감독의 활발한 행보에 최근에는 사무국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비시즌에 체육관 리모델링을 했다. 최대한 이영택 감독의 부탁을 들어주려 한다. 좋은 구단의 표본인 사무국-코칭스태프-선수단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대전 지역팬들까지 늘어났다. 지난 시즌 보여준 돌풍을 2020~2021시즌에 보여줄 일만 남았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함께 감독으로서 첫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영택 감독. 팀에 밝은 에너지를 넣고 있는 이영택 감독과 그와 함께 하는 선수들의 2020~2021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_하동/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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