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가 고픈 남자’ 김범용 BJ "배구는 나의 가족"

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12-31 00: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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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와 연이 참 깊다. ‘제2의 유재석’을 꿈꾸며 방송에 발을 들였는데 그만 배구에 시선을 뺏겼다. 배구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친하게 지내던 선수가 하나둘씩 떠나게 되고, 그는 생각했다. ‘자그마한 은퇴식을 열어주자’라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은퇴 선수 콘텐츠.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온다. 해도 해도 배구가 고픈 이 남자. 유튜브 <배구고파TV> 만능 엔터테이먼트 김범용BJ를 만나고 왔다.

 

“배구를 해온 모든 선수가 대단한 거잖아요”


Q__안녕하세요. 소개 한번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유튜브 <배구고파TV>를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 김범용입니다.


Q__<더스파이크>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고 들었는데요.

네 맞아요. <더스파이크>가 유일한 배구 전문 매체 잖아요. 그리고 제가 유튜브에서 은퇴 선수들을 만나는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는데 <더스파이크>에서도 은퇴 선수들을 다루는 글을 봤어요. 같이 해보면 어떨까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표지인 올해 6월호를 구매하고 싶어서 인터파크를 찾아봤는데 매진이더라고요(웃음). 


Q__현재 유튜브 외에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는가요.

지금은 배구 관련 컨텐츠를 만들고, 우리카드에서 팬심 중계도 하고 있고, 경기가 끝나면 ‘숏터뷰’라고 선수들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해요. 경기를 선수들이 한다면 배구 외적인 부분에서 팬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이벤트 MC도 하고 있고요. 


Q__은퇴선수 관련 컨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예전부터 방송일을 오래 했어요. 제가 SBS 공채 6기 개그맨이거든요. 동기로는 조세호씨가 있고요. 개그 프로그램도 하고, 라디오 DJ 등 활동을 하다가 ‘스페셜V’ 배구 프로그램에서 제의가 들어왔어요. 숙소를 직접 찾아가서 진행을 도맡았죠. 오랫동안 진행을 하다 보니 선수들과 친해졌어요. 그 선수들 중 80% 정도는 은퇴를 한 것 같아요. 보통 은퇴를 하면 100명 중 1~2명한테만 은퇴식을 해주잖아요. 대부분 스타플레이어나 원클럽맨인 선수죠. 저는 꼭 1등만 대접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컨텐츠를 만들게 됐어요.

시작은 시은미 선수였어요. 개인 SNS를 통해 은퇴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속으로 ‘몇 년 전에 은퇴를 했는데 또 은퇴를 한다?’라고 생각을 했죠. 알고 보니 프로 생활은 그만뒀지만 실업팀에서 배구를 이어가고 있었고, 이제는 배구 자체를 은퇴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출발점이 됐어요. 어떤 선수가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걸 우리는 잘 모르잖아요. 친했다고 생각한 선수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어요. 서프라이즈로 은퇴식을 열어주니까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Q__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흔히 유튜브를 하면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데 첫 달은 장비 값으로만 수 백만원이 들었어요., 카메라부터 시작해서 컴퓨터, 조명, 마이크 등, 마이너스였죠. 그래도 다음엔 장비가 있으니 좀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선수들이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는 비용, 은퇴식을 위한 여러 물품 제작 등 첫 달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비용이 크더라고요. 지금은 수입이 조금 붙긴 하는데 적어요. 우스갯소리로 말하면 컨텐츠를 만들면 마이너스예요. 안 하면 적정선이고요(웃음). 

 

Q__사비를 들여서 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그렇죠. 그만큼 애정이 많아요. 팬들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잖아요. <더스파이크>와 배구고파TV가 전부죠. 배구 인기는 올라가는데 초석을 다졌던 그 선수들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를 알리고 싶었어요. 선수들이 은퇴에 대한 아쉬움, 후회가 남아있을 수도 있잖아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조만간 박경란 선수와 이유안 선수도 만나 볼 생각입니다. 

 


Q__그래도 뿌듯했던 순간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선수들이 고맙다고 해줬을 때, 그리고 지금 잘살고 있을 때가 가장 뿌듯해요. 은퇴한 선수들을 보면 운동을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모두가 열심히 살더라고요. ‘배구를 했던 사람인데 저걸 한다고?’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이 분명 있을거예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이기는 거잖아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에 저도 본받게 되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이고 직업에는 경중이 없잖아요.

 

Q__은퇴 선수들을 만날 때 특별히 주의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일단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물어보지 않아요. 그 선수가 싫어하는 이야기를 억지로 끄집어내는 건 아니라고 봐요. 좋은 추억을 떠올리거나, 아쉬웠던 점을 밝게 말하려고 하긴 하죠. 그런 것보다는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요. 근황 이야기가 5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공윤희 선수 컨텐츠가 1편 조회수가 70만정도 찍혔어요. 그만큼 팬들은 그 선수에 대해 궁금해 한다는 거예요. 다른 삶을 사는 것에 신기함도 있을 거고요. 

그래도 당장 은퇴한 선수는 안 만나요. 은퇴에 대한 서운하고 아쉬운 본인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쯤 한 번 연락을 해봐요. 


Q__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뭔가요.

임효숙 선수랑 1박 2일로 캠핑카에서 함께했던 게 떠오르네요. 제가 선수분들한테 연락을 하면 대부분의 반응이 “제가 뭐라고 거기에 나가나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말해요. “아니야, 잘하고 유명하진 않아도 어렸을 때부터 배구만 해왔던 너가 대단한 거야”라고요. 선수들 기억을 되살려주고 싶어서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은퇴하기 전까지 나왔던 모든 기사를 스크랩해서 스케치북을 만들었어요. 그러면 선수들이 놀라요. 자기도 모르는 걸 어떻게 아냐고요. 대다수가 감동을 받죠. 그렇게 준비를 해가는 거예요. 선수들도 기념이 되고, 아이가 있을 때 이런 선수였다는 걸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할 수도 있잖아요. 

 

 

배구는 가족이자 삶의 일부

 

Q__원래 꿈이 뭐였나요

고1 때 ‘문학의 밤’이라고 연극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제가 회장이었어요. 연극을 하자고 했는데 아무도 안 하더라고요. 공부한다고, 학원 간다고 바빴죠. 그래서 저 혼자 1인극을 했어요. ‘일곱 번째 자살’이라는 모노드라마였는데 사람들이 보고 다들 우시더라고요. 전 연기를 배워 본 적이 없었는데…처음엔 교회 목사가 꿈이었는데 그때 딱 바뀌었죠. 

유명한 MC가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레크리에이션 학과를 갔어요. 개그맨 공채에 운 좋게 붙어서 연습생 생활도 하면서 지냈죠. ‘유재석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즈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전성기가 영원할 줄 알았죠. 그래서 결혼도 못했어요(웃음). 당시에는 결혼보다는 일이 너무 좋았어요. 

 

Q__스포츠 쪽으로 발 들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스포츠를 좋아했어요. 예전에 농구 전문잡지 <점프볼>에서도 말했는데 제가 대학생 때 프로농구 대우 제우스 마스코트 알바를 했었어요. 여자 농구가 프로로 바뀌기 직전에 장내 아나운서도 했고요. 그러면서 개그맨 시험을 보긴 했지만 스포츠와는 꾸준히 연이 있어요. 배구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좋아했어요. ‘한밤 연예TV’ MC를 볼 때 프로배구가 정식 출범한다는 말에 삼성화재에서 연예인 축하 영상을 따서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도움을 드렸어요. 신기하게도 조금씩 다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Q__다시 만나보고픈 외국인 선수가 있나요.

마야도 보고 싶고, 몬타뇨도 보고싶어요. 마야 선수랑은 친했어요. 당시 애완견을 키우 고있었는데 장난으로 제가 남편이라고 그러곤 했어요.

 


Q__인터뷰 준비 팁을 좀 알려주세요.

일단 준비를 많이 하면 돼요. 그 선수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두 숙지해가면 감동받더라고요. 일대기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가는 거죠. 그러면 감동할 수밖에 없어요.

 

Q__배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잠깐 좋아하실 거면 오지 마세요(웃음). 농담이고요. 요즘은 팬들이 경기에 뛰는 선수들 외에 웜업존 선수들의 스토리를 더 잘 알아요. 그런 선수들에게 박수와 관심을 두면 배구가 발전하지 않을까요. 지금의 이 인기가 끊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선수, 팬, 미디어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훗날 최고의 스포츠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원래 꿈은 크게 꿀 수 있는 거잖아요.

 

Q__김범용 BJ에게 배구는 어떤 존재인가요.

배구는 마누라. 가족이죠. 삶의 일부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은 올해예요. 김연경 선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게 축복이고 행운이죠. 

 

Q__좌우명이 궁금해요.

‘아님 말고’예요. 열심히 해보고 아니면 빨리 포기하는 거죠. 억지로 잡고 있으면 스트레스만 받아요. 해볼 만큼 해보고 아니면 포기도 빨라져요. 아님말고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온 힘을 다해야 하고 충실해야죠. 

 

Q__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요.

‘축구’하면 ‘김흥국’, ‘배구’하면 ‘김범용’. 이런 느낌이요. 배구를 정말 좋아했고,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을 듯해요. 저는 호남정유 때부터 배구를 꾸준히 좋아했고, 방송인이지만 배구 컨텐츠를 유일하게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그렇게 기억되는 게 아무래도 좋죠.  

 


Q__인터뷰를 마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진행만 하다가 직접 인터뷰이가 되어보니 어떤가요. 

‘참 내가 말을 잘하는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질문 하나를 하면 2~3개의 답을 해주잖아요. 평소에 제가 선수들 인터뷰를 할 때 이렇게만 해주면 좋겠어요. 본보기랄까요?(웃음) 그래도 진행만하다가 답하는 사람이 되니까 색다르고 좋네요. 

 

뜻깊은 추억 만들어 줘서 고마워요~ TO. 배구고파TV

 

@시은미 선수

저에게는 너무 뜻깊고 좋은 시간이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은퇴한 선수들에게도 좋은 추억이고 잊지 못할 은퇴식이라고 생각해요. 

<배구고파TV>가 선수들, 대중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채널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빠! 잊지 못할 은퇴식 만들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공윤희 선수

배구 그만둔 후 촬영이었는데 팬분들이나 주위 사람들한테도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전달한 적이 없어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을 거예요. 운동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저를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잘 소개할 수 있을지 긴장도 되고 설레었어요!^^ 

그동안 팬분들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는데 범용 오빠 덕분에 잘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배구가 아닌 지금의 저를 너무 많이 응원해줘서 고맙고 종화오빠, 범용오빠가 하시는 일도 제가 앞으로 많이 응원할 테니 하는 일이 모두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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