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고춧가루엔 미래가 담겨 있다?!

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3 23: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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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그들이 뿌리는 고춧가루엔 '미래'라는 맛이 담겨있다.

 

6라운드만을 남겨둔 시점, V-리그 팬들에게 남자부 순위표는 다소 어색하게 다가온다. ‘배구명가’라 불리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나란히 6위, 7위에 자리했기 때문. 지금껏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번엔 달랐다. 

 

두 팀은 올 시즌 ‘리빌딩’이라는 같은 목표를 세웠다. 삼성화재는 비시즌부터,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반에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함으로써 방아쇠를 당겼다. 

 

시작은 삐걱댔다. 삼성화재는 8연패, 7연패, 5연패 등 고개 숙이는 날이 많았다. 현대캐피탈 역시 트레이드 이후 젊은 선수들로 구축한 라인업에서 6연패에 내몰리기도 했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건 당연했다. 과정 없이 결과만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기에 두 감독의 시선은 현재보단 미래를 바라봤다. 당장 눈앞의 승리보다는 선수들에게 경험과 팀 색깔을 입혀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실수를 해도 천천히, 여러 시행착오와 귀중한 경험을 쌓게 했다.

 

선수들을 바라보는 두 감독은 입모아 말했다.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트레이드하는 순간 연패에 대한 생각은 모두 잊었다. 승리가 필요한 건 맞지만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면서 색깔을 입혀 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도 “부담 가질 필요 없다. 안되면 훈련을 하면서 깨달아 가는 게 리빌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김명관 육성에 집중했다. 최태웅 감독은 김명관과 수시로 대화하며, 배구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해외 영상을 보며 맞춤형 지도에 나섰다. 리그가 끝나갈 시점, 김명관은 자신감을 얻었고, 실전 경험을 통해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방법을 찾은 모습이다. 

 

이는 성적으로 증명된다. 후반기 들어 현대캐피탈은 웃는 날이 많아졌다. 윙스파이커 김선호, 허수봉 그리고 리베로 박경민까지. 젊은 선수들의 합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트레이드 후 목표로 했던 10승도 5라운드 마지막 경기 승리를 통해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시즌 5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시즌동안 공들였던 윙스파이커 신장호의 성장, 미들블로커 안우재와 아포짓 김동영의 가능성을 발견 했다. 고희진 감독이 한 선수에 대해 평가하는 걸 꺼려했던 이유도 현재보단 미래를 내다보며 리빌딩을 진행하는 긔의 철학 때문이었다.

 

봄배구를 향한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두 팀은 고춧가루 부대로 자리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 우리카드, OK금융그룹까지 갈 길 바쁜 팀들을 상대로 승점을 챙기며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증명했다. 최태웅 감독 역시 “상대가 긴장하고 들어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비록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봄배구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이들의 담금질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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