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에 레오 기용 안 한 이유는? [벤치명암]

안산/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5 19: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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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패 고희진 감독 "내가 부족했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3세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기용 안 한 이유에 대해 "의지가 안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OK금융그룹은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0-25, 25-20, 25-23, 15-11)로 승리했다. 1, 2세트를 내줬지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3, 4, 5세트를 연이어 가져왔다.

2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승점 20점 고지를 밟은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상 승점 19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3세트까지 단 8점에 그쳤던 에이스 레오가 4세트부터 폭발했다. 4세트 12점, 5세트 9점으로 올리며 팀의 대역전승에 기여했다. 레오는 이날 29점,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했다. 조재성과 차지환도 각각 13점, 12점으로 힘을 줬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경기 중반 레오를 뺀 이유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높이가 안 맞았다. 책임감이 떨어진다. 행동으로 보여주려 하는 건지 의지가 안 보였다. 2세트 끝나기 전에 선수들에게 말했다. '레오 빼도 되겠어?'라고 했더니 '빼시죠'라고 하더라. 우리의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2세트도 나쁘지 않았다. 선수들이 자기들끼리 해보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 석진욱 감독의 말이다.

레오는 4세트 중반부터 박승수 대신 들어와 4, 5세트에만 21점을 올렸다. 석진욱 감독은 "뒤에서 보고 들어왔을 때는 리듬이 좋아졌다. 계속 못 한 건 아니었다"라며 "흐름이 넘어가려고 할 때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석진욱 감독은 경기 초반, 진상헌-박원빈 베테랑 듀오 대신 정성환과 문지훈 젊은 미들블로커 듀오를 과감히 기용했다. 이는 성공이었다. 문지훈은 7점, 정성환은 득점은 2점에 불과하지만 팀 내 유효 블로킹 최다 5개로 힘을 줬다.

과감한 기용 이유에 대해 석진욱 감독은 "블로킹이 아예 안 됐다. 선수들에게 주문을 하는 게 다 같이 준비하자는 것이다. 속공을 줬는데 놀다가 미스를 하더라. 그런 미스를 하면 아예 안 내보낼 것이다"라며 "그렇게 연습이나 경기를 하는데 내보내면 내가 나쁜 놈이다. 배구를 그렇게 한다면 기용을 안 하겠다는 걸 내가 보여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 젊은 선수들 높이는 부족했으나 계속 파이팅을 하다 보니 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 정도만 해도 팀에 도움이 많이 된다. 박창성도 좋은 선수인데 지금 발목을 다쳤다. 앞으로도 중앙은 잘 하는 선수들로 기용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수련선수로 입단한 문지훈의 활약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배구공을 잡은 지 이제 갓 5년 정도 밖에 안 됐다는 게 석진욱 감독의 설명이다.

"수련선수로 입단한 선수다. 배구 경력도 얼마 안 된다. 센스가 괜찮다. 고등학교 때 시작했다. 이동 공격도 할 줄 아는 선수다. 오늘처럼 그렇게 공격을 시도해본다면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정성환에 대해서도 언급한 석진욱 감독은 "군대 가기 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신장이 큰 외인 앞에서는 부족하다. 높이가 살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019년 12월 28일부터 이어져오던 삼성화재전 연승 숫자도 '10'에서 '11'로 늘렸다. 약 2년 동안 패배가 없다.

삼성화재전 강한 이유에 대해 석진욱 감독은 "선수들 자신감이 있다. 들어갈 때마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한다. 삼성화재만 만나면 유독 잘 했던 것 같다"라며 "그래도 삼성화재는 잘 하더라. 1, 2세트는 너무 잘 했다. 러셀이 다 때려준다. 성공을 해내니 막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양 팀 최다 34점을 올렸지만 승리에 실패했다. 러셀은 블로킹과 서브 각 세 개, 후위 공격 11개 포함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패장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내가 부족하다"라고 자책한 뒤 "우리 선수들이 2세트까지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3세트부터 레오가 빠졌는데 우리 선수들 리듬이 흐트러졌다. 감독인 내가 잡았어야 하는데, 못 잡아줬다. 그러면서 역전패를 당하지 않았나"라고 아쉬워했다.

2019년 12월 20일 이후 OK금융그룹전 승리가 없다. 선수들이 OK금융그룹만 만나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패하는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 선수들 중에 작년에 팀에 있었던 선수들이 거의 없다. 내가 부족하면 부족했지, 우리 선수들이 부족하지 않았다. 내가 조금 더 준비해야 한다. OK금융그룹 선수들이 우리를 만나면 자신 있어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경기에 보인다."

지난 시즌 주전 윙스파이커였던 신장호가 올 시즌에는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고 있다. 고희진 감독은 "윙스파이커로는 계속 준비하고 있다. 지금 리듬이 흐트러졌다. 리듬이 좋아져 정성규가 경쟁해 서로 윈윈하길 바란다. 작년 같은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끝으로 "시즌 시작하기 전에 다들 우리를 '최하위'라 했다. 지금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안산/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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