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오가는 임동혁의 책임감 “어느 자리든, 팀이 필요로 하니까”

용인/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8 10: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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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포지션에 들어가서도 열심히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즐기려고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대한항공 임동혁(22)이 마음을 굳게 먹었다. 본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임동혁은 토종 아포짓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2018시즌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고, 매 시즌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2020-2021시즌에는 외인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한 시즌 동안 개인 최다 득점을 세 번이나 갱신, 커리어 최초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하며 만개했다.

2021 컵대회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탄탄대로. 아포짓으로 실력은 물론 멘탈까지 한층 성숙해졌다. 자신감도 가득했다. 하지만 시즌 전 예상치 못한 변수가 혼란을 야기했다.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시즌 첫 코트를 밟게 되는 상황에 놓였다.

최근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만난 임동혁은 “중학교 때까지 리시브를 받다가 고등학교 이후로는 쭉 아포짓이었다. 다시 윙에 서려고 하니 익숙하지 않은 건 맞다. 최대한 공격이라도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이다. 감독님이랑도 리시브 부담을 적게 가져가면서 공격력을 끌어올리자고 했다. 팀이 이기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하기에 게으르지 않게 훈련하고 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권유’가 아닌 ‘부탁’으로 임동혁을 달랬다. 아포짓으로 날개를 활짝 폈던 임동혁이었기에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임동혁은 “처음엔 마음 잡기가 힘들었는데, 어차피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감독님께서 권유보단 부탁을 먼저 하셨다. ‘해봐라’가 아니라 ‘해달라고’라면서 말이다”라고 밝혔다.

본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임동혁은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하니까 뛰는 거고,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게 선수다. 팀에 도움이 되려면 어느 포지션에 들어가서도 열심히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코트 안에 있는 것 자체가 좋다. 즐기려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리스크는 분명하다. 윙으로 들어설 경우 목적타 서브가 임동혁에게 쏠리게 된다. 자칫 공격 템포까지 흐트러질 수 있다. 임동혁은 “버텨야 하고, 그걸 버텨야 이길 수 있다. 한쪽이 무너지면 팀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에 연습할 때도 최대한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윙으로 들어가게 되면 윙 다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부담도 있지만 새로운 거니까...”라고 했다.

위기는 언제나 닥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그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냐다. 임동혁은 지난 시즌 외인 없이 코트에 섰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 잘 헤쳐나갔다. 이번에도 헤쳐나갈 수 있다. 아직 시즌 개막 전이지만 그동안 내가 보여드린 게 있으니까 팬들도 즐기면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임동혁은 “승석이 형, 은렬이 형이 고생을 많이 한다. 나는 웬만하면 리시브보단 공격에 치우쳐져 있다. 승석이 형도 공격수인데 수비 쪽에 집중하다 보니 미안함이 있다. 그런 마음을 공격에서 더 열심히 잘 때리는 걸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인 정한용, 이준도 대기 중이다. 임동혁은 “일단 팀에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 왔다. 원래 내 포지션은 아포짓이기에 윙스파이커 선수들이 준비되고, 호흡이 잘 맞아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그 선수들이 들어가는 게 맞다. 그전까지는 내가 버텨서 신인이나 기존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정한용과는 의림초-제천중-제천산업고를 함께 했다. 임동혁은 1999년생, 정한용은 2001년생이다. 두 살 터울이지만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한 임동혁은 어느덧 프로 5년 차. 프로 선배, 친한 형으로서 정한용의 프로 입단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축하했다.

임동혁은 “한용이는 매 순간 성실하고 착하다. 책임감도 있고, 그 나이 또래에 맞지 않게 많은 생각을 하는 후배다.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잘해서 대한항공에 왔고, 본인도 오고 싶어 했던 팀이었다. 프로에 왔으니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돕고 싶다. 나도 한용이에게 배울 건 배우고, 알려줄 건 알려주면서 지내고 싶다”라고 했다.

찐(?)선배가 된 느낌이다. 임동혁은 “내가 5년 동안 계속 막내였다가 후배들이 들어왔는데도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실감도 안 난다. 시즌이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 실감 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에게 임동혁은 “확실하진 않지만 윙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있을 듯하다. 훈련, 경기는 우리가 한다. 팬들은 즐겁게 봐주셨으면 한다. 이번 시즌도 통합우승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_용인/강예진 기자, 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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