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하고 미쳐라" 조재성·곽명우를 향한 수장의 진심어린 쓴소리

안산/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2 0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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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안 보였어요."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진지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 하니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6-24, 25-27, 25-20, 15-13)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양 팀 최다인 38점을 올렸고, 차지환도 16점으로 힘을 더했다. 전병선도 교체로 들어가 9점, 공격 성공률 64%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석진욱 감독은 레오, 차지환, 전병선 등 잘 한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서는 '특급 칭찬'을 하면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강한 쓴소리를 남겼다. 강하게 질책한 두 선수는 바로 세터 곽명우와 아포짓 조재성이다.

레오만큼이나 올 시즌 OK금융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는 곽명우와 조재성이다. 곽명우는 군입대한 이민규의 뒤를 이어 주전 세터로 자리 잡아야 한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처럼 곽명우에게 많은 말을 남기는 석진욱 감독이다. 경기 전 석진욱 감독은 "세계적인 세터도 실수를 한다. 과감하게 하라고 항상 말하는 편이다. 선수들에게 맞추면 볼끝이 죽는다. 곽명우에게 계속해서 자신감을 주려 한다. 범실이 나오더라도 지적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말하며 곽명우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조재성은 윙스파이커가 아닌 제 포지션 아포짓에서 뛰는 만큼 공격에서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 지난 시즌에는 윙스파이커 포지션에서 뛰었다. 김웅비, 최홍석, 차지환 등과 함께 번갈아가며 뛰었다. 출전 기회가 들쑥날쑥했을지 몰라도 이번에는 아니다. 확고한 주전 아포짓으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석진욱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곽명우는 1세트부터 흔들렸다. 패스에 힘이 없었고, 공격수들에게 원활한 패스를 제공하지 못하자 석진욱 감독은 가차 없이 곽명우를 빼고 권준형을 넣었다.

조재성도 마찬가지였다. 1세트 초반 조재성은 우리가 알던 조재성이 아니었다. 회심의 후위 공격은 범실로 연결되었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석진욱 감독은 5-5 상황에서 최홍석을 넣었다. 조재성은 4세트 중반까지 코트에 나오지 못했다.

다행히 곽명우와 조재성은 살아났다. 곽명우는 1세트 후반 다시 들어와 경기 끝날 때까지 코트를 지켰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1개를 곁들이며 4점을 올렸고, 패스 및 경기 조율 능력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조재성 역시 4세트 중반 다리 경련이 난 전병선을 대신해 투입됐다. 초반 무득점에 그치던 조재성은 4세트(6점)와 5세트(3점)에만 9점을 기록했다. 조재성의 9점은 곧 팀 승리와 직결될 수 있는 득점이었기에 소중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풀세트 접전 끝에 미소를 지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들어와 팀에 힘을 줬어도 수장은 이들을 강하게 질책할 수밖에 없었다. 하면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뭘 해보지도 않고 열정 있는 모습도 안 보이니, 화가 났다.

시즌 첫 경기 현대캐피탈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날 조재성은 17점(블로킹 4개), 공격 성공률 48%를 기록했다. 곽명우도 2세트 잠시 빼곤 쭉 코트를 지켰다. 1-3 패배에도 두 선수는 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그때의 활약, 열정, 끈기가 보이지 않으니 석진욱 감독도 쓴소리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석진욱 감독은 "조재성은 경기 초반 준비 자세가 안 되어 있었다. 경기에 몰입하고 미치고, 열정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열정이 안 보였다. 1세트 끝나고 강하게 질책을 했다. 4세트도 전병선으로 가려 했는데 병선이가 다리 경련이 났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책임져 줬어도 석진욱 감독은 여전히 단호하다. 더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인데, 그 능력을 코트에서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진욱 감독은 "아직 내가 생각하는 조재성의 모습이 아니다. 아쉬운 부분이다. 더 잘 할 수 있고, 잘 해야만 하는 선수다"라고 힘줘 말했다.

곽명우도 어쩌면 조재성과 동일한 이유로 뺐다. 석진욱 감독은 "조재성과 똑같은 이유다. 경기가 잘 안 풀린다고 혼자 인상부터 쓰고 있더라. 안 풀리는지 알아야 하는데, 자기 혼자 열받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잠시 밖에서 보라고 뺐다"라고 말했다.

석진욱 감독은 웃으며 선수들의 마음을 달래주면서도, 가끔은 강한 질책을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그러면서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이끄는 감독이다.

이제 시즌 두 번째 경기고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았음에도 석진욱 감독이 강하게 질책한 이유는 그만큼 곽명우와 조재성의 올 시즌 활약이 팀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레오가 매 경기 30점 이상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공격 비중이 큰 아포짓과 공을 올려야 하는 세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승리는 가져올 수 없다.

석진욱 감독의 강한 질책이 다음 경기 조재성과 곽명우의 마음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됐을지 기대를 모은다.

시즌 첫 승에 성공한 OK금융그룹은 오는 26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과 경기를 통해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안산/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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