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고 싶은데…" 하승우의 간절함, 신영철 감독도 그 마음을 안다

장충/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9 00: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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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보다 잘 하고 싶은 하승우. 그의 간절함과 마음을 수장도 알고 있다.

우리카드의 시즌 초반은 순탄치 못했다. 시즌 개막 전 남자부 감독 및 전문가들로부터 '1강', '우승후보'라는 평을 받았지만 우리카드의 개막 세 경기 성적은 3패.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터 하승우의 흔들림이 하나의 이유였다. 지난 시즌부터 우리카드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찬 하승우는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을 기용한 신영철 감독에게 믿음을 줬다. 팀을 2020-2021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21 KOVO컵에서는 더 농익은 기량을 선보여 팀 우승에 힘을 더했다.

시즌이 개막했다. 지난 시즌 팀원들이 모두 건재하니 더욱 완벽한 조직력을 보일 거라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믿었던 세터 하승우가 흔들리니 공격수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개막 세 경기 모습은 지난 시즌 초반 흔들리던 때와 똑같았다.

28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전력전을 앞두고 만난 신영철 감독은 "이기는 배구를 해야 되는데, 불안하고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듯하다. 공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 하더라. 지금 생각이 많다. 골프 할 때도 생각이 많으면 안 되는데 승우가 그런 상황이다. 선수들을 믿고, 자신감 있게 심플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루아침에 확 달라질 수는 없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처럼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터가 부담감 없이 배구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에게 줘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이런 플레이를 해야 한다.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를 비롯한 세터 선수들에게 수비 능력도 강조하는 편이다. 몸 날려 공도 살려 내야 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명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은 그 어떤 누구보다 하승우의 마음을 잘 안다. 신영철 감독은 "난 세터를 해봤기에 승우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안 될 때는 진짜 답답하다"라며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더 머리가 아픈 것 같더라. 아무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냥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수장의 마음을 이해한 덕분일까. 하승우는 한국전력전에서 이전 세 경기보다 나은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안정감 있는 볼 배급으로 나경복과 알렉산드리 페히이라(등록명 알렉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나경복과 알렉스는 각각 14점, 18점을 올렸다. 또한 블로킹 1개와 예리한 서브로 서브 득점도 1점 기록했다.

이날은 교체 없이 쭉 코트 위를 지킨 하승우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 덕분에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5-17)으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첫 승이다.

경기 종료 후 신영철 감독은 "승우가 가장 심적인 부담이 많았을 텐데 잘 극복해 줬다. 좋은 건 좋다고 칭찬을 해줘야 할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하승우도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하승우는 "연패할 때 정말 힘들었다. 잘 하고 싶은데,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국전력전을 승리함으로써 조금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승우는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패스 훈련은 물론이고, 신영철 감독과 함께 자신의 옛 경기 영상들을 살펴봤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는 물론이고 챔프전 경기 승리 영상도 챙겨봤다. 경기들을 되돌아보며 잘 됐던 순간의 감을 찾길 바라는 신영철 감독의 바람이었다. 

하승우는 "감독님이 지난 시즌 내가 잘 했던 경기를 보라고 해서 경기 전날, 하루 종일 봤다. 거기서 해답을 찾았다. 올해보다는 잘 하더라"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속공이 답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속공을 자주 활용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시즌 잘 맞았던 (하)현용이 형도 없고, 잘 안 맞다 보니 안 쓰더라. 세터는 선수들을 모두 살릴 줄 알아야 한다. 감독님도 속공을 말씀하신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알렉스의 공격을 살리는 게 핵심이다. 이날 알렉스의 공격 성공률이 44%였다.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이 54%였던 것을 감안하면 10% 정도 떨어진 것이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도 "알렉스의 컨디션이 문제가 아니라 하승우의 패스 타이밍과 정확도에 더 문제가 있었다. 볼이 죽어서 온다. 승우 패스 때문에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승우도 "이전 세 경기를 알렉스와 같이 분석했다. 알렉스에게 여유 있게 올려주려고 했는데, 또 급해가지고 타이밍이 안 맞았다"라며 "코트 안에서 생각이 많아지면 공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경기를 못 풀었다. 연습할 때 처럼 편안하게 하면 됐는데…생각이 많아지니 범실도 많이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선수들과 더 나은 호흡을 보인다면 우리카드도 '쭉쭉' 순위 상승을 꾀할 수 있다. 하승우는 "세터는 모든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 다른 선수들과도 더 맞아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개막 네 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둔 우리카드. 그들의 시즌이 다시 시작된 가운데 '우리카드 지휘자' 하승우는 다음 경기에서도 팀의 승리를 지휘할 수 있을까.

우리카드는 내달 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경기를 통해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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