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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성장, 그래서 더 무서운 파다르
정고은(goeun-0724@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8-01-19 01:03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프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두 번째 시즌에 겪는 부진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전 시즌보다 성숙된 기량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우리카드의 크리스티안 파다르. 한층 강력해진 스파이크로 V-리그 팬들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는 그를 12월 11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났다.

실력은 지명순이 아니잖아요!
 

지난 2016년 5월 13일 열렸던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현장. 7개 구단의 운명을 가를 구슬 추첨이 시작됐다. 1순위 지명의 행운을 거머쥔 건 대한항공. 약 14%의 확률을 뚫었다. 반면 우리카드는 25%의 1순위 확률에도 불구하고 5순위로 미끄러졌다.

 

가스파리니를 시작으로 우드리스, 바로티, 타이스의 이름이 차례대로 불러졌다. 그리고 마침내 단상에 올라 선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 그의 선택은 파다르(헝가리, 22, 197cm)였다. 당장 현장에서 우리카드 선택은 의문을 낳았다. 드래프트 지명 선수 가운데 파다르는 가장 키가 작고 나이가 어렸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그를 향한 평가는 이전과 분명 달랐다. 파다르는 득점 2위, 공격 종합 5위, 서브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 시즌을 경험해 본 V-리그는 어떤가요?
다른 리그랑 다른 점이라면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가 열려요. 일정이 다소 빡빡한 것 같아요. 좋은 점이라면 팬들이 많아요. 유럽에서 뛸 때는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또 언론에서도 관심이 뜨거운 것 같아요. 기사도 바로 바로 올라오고 KBS N SPORTS와 SBS SPORTS에서 매 경기 중계도 하잖아요. 제가 원할 때 언제든 다른 영상을 찾아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자체 프로그램도 있고요. 배구에 대한 열기가 참 뜨거운 것 같아요.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어땠나요?
조금 조금씩 아쉬운 점은 있어요. 우선 개인적으로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 아쉬워요. 팀도 조금만 더 잘했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을 테고요. 돌아보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이었어요.

 

한국에 와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처음 들어와서 비시즌 훈련을 할 때는 훈련량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지금도 완벽하게 적응된 건 아니지만(웃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적응했어요. 그래도 요즘 보면 한국 팀들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옛날 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아마 다른 선수들과 함께 합숙을 하라고 했다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부분에서 적응할 필요가 없어요. 여자친구와 함께 지내고 있죠. 그 점만 아니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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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V-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도 많이 뛰고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잖아요. 자기가 책임지고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부분이 매력적이었어요. 한국에 대한 얘기는 헝가리 대표팀에 있을 때 바로티(전 현대캐피탈)한테 많이 들었어요. 앞서 V-리그를 경험했던 선수잖아요. 그리고 2014~2015시즌에 다비드라고 유명한 선수가 있는데 우리카드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뛴 적이 있죠. 제 우상인 그로저(전 삼성화재)도 V-리그에서 뛰었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관심이 있었어요.

 

처음 우리카드에 지명됐을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솔직히 V-리그와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들어봤지만 우리카드라는 팀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뽑혔다는 자체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섯 번째로 이름이 불렸어요. 지명 순번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처음 한국리그에 대해 들었을 때 키가 크고 경험 있는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해서 제가 우선순위에 뽑히지는 않을 거라 예상은 했어요. 그래도 트라이아웃 때 다른 선수들 하는 것을 보고 지명 될 거라는 생각은 했죠. 자신있었어요.
후순위에 뽑혔다고 해서 아쉬운 건 없어요. 지난 시즌 저보다 높은 순위에 뽑혔던 선수 중 지금 뛰고 있지 않은 선수도 있잖아요. 순번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입증한 것 같아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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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강해졌고, 몸도 좋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파다르. 그리고 우리카드도 다시 한 번 그의 손을 잡았다. 2017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하루 앞둔 5월 15일, 우리카드는 파다르와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파다르는 한층 파괴력 있는 모습으로 구단의 믿음에 응답하고 있다. 시즌을 채 절반도 소화하기 전에 전천후 공격수의 상징인 트리플크라운을 5번이나 기록했다. 개인통산으로는 9번째 트리플크라운이다. 뿐만 아니라 득점 1위, 서브 1위(12월 14일 기준)도 그의 차지. 한 시즌 만에 더 강해진 파다르다.

 

재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겠죠?
좋은 시즌을 보낸 덕분에 팀이랑 얘기는 있었어요. 조금 늦어진 감은 있었죠. 드래프트 전 날 확정됐거든요. 그래도 확신은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재계약 확정 얘기를 들었을 때 서프라이즈 같은 느낌은 아니었어요. 음… 안도였다고 할까요?

 

두 번째 시즌인 만큼 비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 같아요.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하더라도 저희 같은 외국인 선수들은 8월에 들어오니까 그전까지는 쉬었어요.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시즌 마치고 4-5월 달에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바로 시즌 준비에 들어가잖아요. 저도 이제는 한국 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준비를 했어요. 팀에 합류했을 때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로 몸을 끌어올려놓기 위해 휴식 때도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그 덕분에 지난 시즌과 비교해 몸을 많이 만들고 나서 준비를 할 수 있었죠.

 

1년차 때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요?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달랐죠. 그리고 지난 시즌에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었고요. 자신감도 더 생겼어요. 확실히 전보다 지금이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멘탈도 강해졌어요. 아직 더 성숙해져야 하겠지만요. 신체적으로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기록을 봐도 분명 더 성장하고 있어요. 비결이 있을까요.?
제가 아직 어리잖아요. 제 나이에서는 발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비결 같은 건 없어요. 연습한 만큼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이 성장세를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것 같아요.
(12월 14일 기준 우리카드는 7개 구단 가운데 6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순위가 좋지 않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죠. 선수들이 훈련을 엄청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안 따라줘서 더 아쉬워요. 조금 조금씩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그런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만 보완한다면 분명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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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트리플크라운을 5번이나 했어요.
작년에는 블로킹이 모자라서 트리플크라운을 못 했던 적이 많았는데 올 시즌 블로킹 기술이 나아지면서 트리플크라운을 많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시즌에는 블로킹을 잡으려고 팔을 흔들었는데 감독님이 공중에서 손을 흔들지 말고 버티고 있으면 공이 손에 맞고 떨어진다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리고 코어근육이나 몸을 지탱해주는 힘이 생기다보니 버티는 힘도 나아졌죠. 그런 부분에서 지난 시즌보다 블로킹면에서 많이 향상됐어요. 

 

시몬(전 OK저축은행)선수의 기록을 깨고 싶지는 않나요?
(시몬은 역대 최다(15번)이자 한 시즌 최다(10번)트리플크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많이 하면 좋죠. 하지만 트리플크라운은 제가 경기에 집중해서 잘하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아요.

 

상금을 받으면 동료들에게 쏘기도 하나요?
지금은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서요. 나중에 식사를 사고 싶어요.
(통역 왈 : 커피는 종종 쏘곤 해요(웃음))

 

파다르 선수하면 서브를 빼놓을 수 없죠. 특별한 루틴이 있다면.
사실 특별한 건 없어요. 때리기 전에 공 4번 튀기는 것이 전부예요. 토스를 높이 하는 이유가 있냐고요. 높이 던져 놓으면 제가 조정을 할 수 있잖아요. 제 토스가 일정한 게 아니라 우선 올려놓고 그에 맞춰 때리고 있습니다.

 

아직 젊어서 체력에 대한 걱정은 없을 테지만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휴식시간에는 최대한 아무것도 안하고 쉬려고 해요. 기자분들이 종종 쉬는 날에 뭐하냐고 물어보시는데 자유시간이 많이 없을뿐더러 저는 그냥 가만히 쉬는 편이에요.

171211YW_우리카드_파다르_인터뷰_43_re.jpg파다르는 포커페이스? 들뜨면 집중 안 돼요

이런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같은 팀 동료 유광우는 파다르에 대해 “공격 면에서 빠지는 것이 없다. 또 트리플크라운을 계속 해오는 것을 보면 서브, 블로킹, 공격이 골고루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순간 결정력은 톱클래스다. 믿고 가도 된다고 생각 한다. 또 아직 젊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하나, “약점을 찾기 힘들다. 굳이 말하자면 표정이 없다. 같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전했다. 파다르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자 그 역시도 할 말이 있었다.

 

어렸을 때 파다르 선수는 어떤 아이였나요.?
확실한 건 우등생과는 아니었어요. 약간 문제아?(웃음). 해야 하는 건 했는데 공부에 별로 흥미는 없었어요. 저희는 고등학교가 4학년 과정이에요. 그런데 시험만 통과하면 빨리 졸업을 할 수 있죠. 그 덕분에 고등학교 과정을 빨리 마치고 10대 때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었어요.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헝가리는 초등학교가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있어요. 저는 8학년쯤에 시작했어요. 체육선생님이 배구를 좋아하시는 분이었는데 학교 대항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으셔서 저한테 같이 해보자고 한 게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사실 그 때 농구를 더 많이 하긴 했어요. 그런데 농구는 많이 달리잖아요. 저는 그게 싫어서 배구를 하게 됐어요(웃음).

 

처음부터 아포짓 스파이커였나요?
원래는 윙스파이커였는데 팀에 선수가 없어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게 됐어요. 처음에는 바꾸기 싫었는데 지금은 아포짓 스파이커가 훨씬 편해요. (통역 왈 : 훈련 때 리시브 받는 걸 보면 꽤 잘해요!)

 

지난 시즌부터 14번을 달고 뛰고 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일단 제 생일이 11월 14일이고요. 항상 14일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서 14번을 달고 뛰고 있어요. 저한테는 행운의 숫자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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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르 선수를 보면 표정변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한국은 파이팅 넘치는 외국인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가라앉혀야 집중이 잘 돼서요. 제가 너무 들뜨면 오히려 서두르게 되고 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럼 포커페이스는 의도적인 건가요.(웃음)
의도적인 것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기분이 엄청 좋거나 나빠도 표출을 잘 안하려고 해요. 항상 똑같이 유지하려고 하죠. 그런데 한국선수들은 저랑 반대예요. 그래서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저보다 저희 아버지가 더해요. 저는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아버지는 기쁠 때도 표정이 전혀 기쁜 표정이 아니에요(웃음). 유전적인 것도 있나 봐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있다면요?
경기 외적으로 보면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어린 만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하면 분명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선수로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우선 올 시즌만 보면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이 이겨서 좋은 결과를 얻는 거예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어요. 대표팀은 헝가리가 잘하지는 못해서 제가 은퇴하기 전까지 올림픽에는 못 나갈 것 같아요 하하.

 

글/ 정고은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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