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왜 '남자부 첫 외인 감독' 산틸리 선임했나

이정원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5 0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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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생 이탈리아 출신, 선수시절 세터로 활약
유럽리그 풍부한 경험, 선진배구 접목 기대
선수단 리빌딩과 팀내 새로운 변화 시도할듯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이 박기원 감독과 재계약 대신 꺼내든 대안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Roberto Santilli, 55) 감독이었다. V-리그 남자부 역대 최초 외국인 감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산틸리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선진 훈련 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의 기술을 습득하고,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유럽 다수 프로팀 및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산틸리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산틸리 감독은 1965년생으로 선수 시절 세터로 활약한 바 있다. 선수 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그는 은퇴 후, 1996년부터 이탈리아리그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이탈리아 U21 남자 대표팀을 U21 유럽선수권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2014년에는 독일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세계 선수권 동메달을 맞보기도 했다. 그는 폴란드,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리그 등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호주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2019년 11월까지는 폴란드리그 야스트솅비에 바이겔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고, 대한항공이 지도자 생활 시작한 이래 14번째 프로 구단(대표팀 제외)이다.

산틸리 감독은 부담감이 클 수도 있다. 지난 네 시즌 동안 팀에 이끈 박기원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프전 우승 1회, 컵 대회 우승 1회를 기록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전임 감독의 업적이 크다. 또한 아시아리그 문화나 유럽과는 다른 한국 배구 스타일도 적응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대한항공도 박기원 감독과 작별하는 데 큰 고심을 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선수단 리빌딩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됐다. 그래서 산틸리 감독과 계약을 꾸준히 추진했다. 최부식 코치의 내부 승격도 고려했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롭고, 확실한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대한항공은 그간 주전 의존도가 높았다. 추후 유럽팀처럼 주전-비주전의 경계가 없는 팀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도 염두에 둔 영입이었다.

산틸리 감독 부임은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남자배구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임 박기원 감독도 빠르고 새로운 배구를 대한항공에 접목시켜 선수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한선수 역시 "감독님은 기존 팀 문화를 바꿨다. 한국적인 배구에서 자유로운 배구를 추구하셨다"라고 말했다.

경륜 있는 세터 출신 감독과 더불어 아시아리그(중국) 경험이 있는 프란체스코 올레니 전력 분석코치의 가세까지, 더해진 만큼 박기원 감독이 구축해온 스피드 배구에 제2탄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여자배구와 달리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던 남자배구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24일 입국한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2주 동안은 영상을 통해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훈련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부에서는 2010~2011시즌 흥국생명을 지휘한 일본 출신의 반다이루 마모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바 있지만 남자부는 처음이다. 산틸리 감독이 V-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타팀 구단들도 외국인 지도자 영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산틸리 감독과 대한항공의 궁합은 과연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힌편, 대한항공은 기존 코치진인 최부식-장광균-문성준 코치와 함께 동행할 예정이다.


사진_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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