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V-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은 어디에? - ⑦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6 2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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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KGC인삼공사 우승도 이끌었던 몬타뇨

도미니카공화국뿐만 아니라 여자부에서는 콜롬비아 출신 선수들의 강세도 눈에 띈 바 있다. 교체 선수로 출발했지만 빼어난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킨 선수도 있었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활약한 여자부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본다.


콜롬비아, V-리그 여자부 코트 접수

콜롬비아는 한국전쟁에 전투병력을 UN군 일원으로 파견한 나라다. 그런데 콜롬비아는 축구가 최고 인기 종목이다. 국가대표팀 ‘레전드’인 카를로스 발데라마를 앞세워 해외 각 리그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만큼이나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반면 국제배구계에서 콜롬비아가 차지하는 지분은 낮은 편이다. 전성기 시절 남자배구 3대 공격수로 꼽힌 아가메즈가 콜롬비아배구의 아이콘이었다.

아가메즈도 V-리그에서 뛰었다. 베키처럼 자유선발과 트라이아웃을 통해 각각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이런 경우는 더 있다. 가빈(캐나다)과 마이클 산체스(쿠바)로 두 선수는 자유선발로 각각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에서 뛰었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한국전력(가빈)과 KB손해보험(산체스) 소속으로 V-리그를 다시 찾았다. 그런데 아가메즈 이전 여자부 V-리그 코트에는 콜롬비아 바람이 먼저 거세게 불었다.

케니 모레노(케니)마달라이 몬타뇨(몬타뇨)가 그 주인공이다. 케니는 故 황현주 감독이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은 뒤 선택한 외국인 선수다. 황 감독은 당시 낸시 카리요(쿠바) 영입에 먼저 공을 들이다 케니로 방향을 틀었다. 케니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가 됐다. 케니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에서 이적한 황연주와 함께 소속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케니와 현대건설 앞길을 막은 선수가 있다. 같은 콜롬비아 출신 몬타뇨다.

몬타뇨는 마리안과 재계약을 포기한 KT&G가 2009~2010시즌 데려왔다. 그는 단숨에 V-리그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선수 자리에 올랐다. 2009~2010시즌 V-리그는 남녀부 모두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이 과하게 몰리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때다. 남자부 가빈(당시 삼성화재)과 몬타뇨가 트렌드를 주도했다.


사진_현대건설에서 뛴 케니

케니는 콜롬바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리그에서 선수생활을 먼저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2001년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콜롬비아대학에 진학한 뒤 미국대학리그에서 뛰었다. 그런데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출중한 배구 실력을 갖춘 케니를 에이전트와 스카우트가 놔두지 않았다. 케니는 2003년 이탈리아리그로 건너갔고 파도바, 포를리, 아플리아에서 뛰었다. 그리고 V-리그로 오기 전 두 시즌(2006~2007, 2007~2008시즌) 동안 JT 마블러스에서 뛰며 일본배구도 경험했다. 케니는 현대건설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2009~2010시즌 몬타뇨에 가로막히며 준우승에 그쳤으나 2010~2011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웃었다. 케니는 소속팀이 V-리그 출범 후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케니는 이후 다시 이탈리아로 건너가 파르마와 계약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이그시타지 바쿠), 중국(광저우 에버그란데), 터키(부르사, 로브 스포르토)리그에서도 뛰었다. 그는 2015~2016시즌 시스테르나와 계약하며 또 다시 이탈리아로 왔고 2016~2017시즌 사비노 스칸디치를 마지막으로 선수 은퇴했다. 케니는 이후 코트 복귀 소식이 들리기도 했으나 인도어배구는 아니었다. 비치 발리볼 선수로 활동하며 투어대회에 잠깐식 모습을 드러냈다.

몬타뇨도 케니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는 아르헨티나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하다 2002년 미국으로 유학해 마이애미 다데 주니어컬리지에 입학했다. 몬타뇨는 2년제 학교에서 학업을 마친 뒤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유럽리그로 진출했다. 몬타뇨는 그리스리그에서 테살로니카와 이라클리스를 거쳤고 2009~2010시즌 V-리그로 왔다. KT&G에서 몬타뇨는 맹활약했다. 세 시즌을 보내는 동안 국제배구계에서 몬타뇨는 입지가 올라갔다. V-리그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더 큰 무대로 자리를 옮긴 성공사례가 된 것이다. 몬타뇨에게는 유럽리그의 빅클럽에서 러브콜이 몰렸고 아제르바이잔리그(라비타 바쿠) 터키리그(갈라사타라이, 페네르바체) 폴란드리그(체믹) 그리고 이탈리아리그(리베르) 등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5대리그를 두루 거쳤다. 몬타뇨는 2018~2019시즌 남편(자신을 유럽리그로 보낸 에이전트와 결혼했다)이 살고 있는 그리스로 다시 건너가 테살로니키와 계약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몬타뇨의 여동생도 배구선수로 뛰고 있다. 자매는 나이 차이가 꽤 난다. 몬타뇨는 1983년생으로 동생인 이보네는 1995년생으로 띠동갑이다. 이보네는 2013~2014시즌 이탈리아리그(오르나바소)를 시작으로 핀란드리그(SC 포츠담)를 거쳐 올 시즌에는 프랑스리그(올림피케)로 자리를 옮겼다. 이보네는 4년 동안 배구를 하지 않다가 지난 시즌 코트로 다시 돌아왔다.


교체 선수 희비 교차

외국인 선수는 자유선발 시절이나 현 트라이아웃에 이은 드래프트제도 아래서나 한 팀의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 팀에 끼치는 영향력은 크다. 부상 또는 기량 미달로 교체가 될 경우 팀 코칭스태프와 사무국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V-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V-리그는 유독 여자부에서 교체 외국인 선수 성공 사례가 눈에 띈다. 데스티니 후커(데스티니, 미국)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브린키차, 세르비아)가 대표적인 경우다.

GS칼텍스는 2009~2010시즌 개막을 앞두고 베띠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임신을 해 코트에 정상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됐다. 구단은 부랴부랴 대체 선수를 영입했다. 베띠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리스벨 엘리사 이브 메히아(이브)가 V-리그로 왔다.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 겸 미들블로커인 이브는 V-리그 적응에 힘들어했다. 외국인 선수 자리가 삐걱댄 GS칼텍스는 ‘동네북’이 됐다.

그러자 결국 GS칼텍스는 분위기 반전 카드를 꺼냈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고 텍사스대학에서 뛰고있던 데스티니를 데려왔다. 데스티니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GS칼텍스는 이브가 뛰던 때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데스티니 합류 후 14연승으로 내달렸고 최하위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며 당당히 봄배구에 진출했다.


사진_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에서 뛴 데스티니

이브와 데스티니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코트에 나오고 있다. 이브는 푸에르토리코리그로 건너간 뒤 2010~2011시즌 덴소에 입단했다. 한국에 이어 일본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브에게 아시아리그는 맞지 않은 옷과 같았다. 덴소에서도 별 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그는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페루리그(데포르티보)에서도 뛰었고 올 시즌 다시 데포르티보와 계약을 맺었다. 페루에 있는 산마르틴대학에 진학에 학업과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이브는 도미니카공화국대표팀에서는 미들블로커로 뛴다.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도 백업으로 뛰었다.

데스티니는 GS칼텍스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이탈리아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2010~2011시즌 데스티니와 재계약을 원했으나 금액에서 선수와 구단 의견 차이가 컸다. 데스티니는 이후 브라질리그(오사스코), 러시아리그(디나모 크라스노다르)에서도 뛰었다. V-리그와 인연도 다시 이어졌다. 2014~2015시즌 IBK기업은행유니폼을 입고 다섯 시즌 만에 다시 한국으로 왔다. 데스티니는 이후 중국리그(텐진)로 건너갔고 브라질리그(미나스, 오사스코)를 거쳐 올 시즌 다시 텐진과 계약했다.

데스티니의 뒤를 이은 교체 선수 성공 사례는 2011~2012시즌 현대건설에서 뛴 브란키차다. 현대건설은 해당 시즌 케니를 대신해 셰리사 리빙스턴(미국)을 영입했다. 그런데 기대 이하 기량을 보이자 황현주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볼리 취리히(스위스)에서 뛰고 있던 브란키차를 데려왔다.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를 통해 영입한 브란키차는 ‘대박’을 쳤다. 그는 V-리그에서 성공을 발판삼아 유럽 빅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브란키차는 프랑스리그(RC 칸)를 거쳐 브라질리그(세시)에서 뛰었다. V-리그에서 활약을 눈여겨본 일본리그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고 그는 히사미츠와 JT 마블러스에서도 활약했다. 중국리그에서도 2016~2017시즌 텐진 소속으로 뛰었다. 브란키차는 올 시즌 터키리그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었다. 2015~2016시즌 김연경과 함께 뛰었던 페네르바체에서 다시 영입 제안이 왔다. 윙스파이커인 브란키차는 보스코비치(엑자시바시)와 함께 세르비아대표팀에서도 좌우쌍포로 활약 중이다.

현대건설이 당시 리빙스턴을 데려온 이유는 경험에 무게를 둬서다. 리빙스턴은 위스콘신대학을 나와 V-리그로 오기 전까지 푸에르토리코, 네덜란드, 그리스, 루마니아, 스페인, 터키, 인도네시아리그에서 10년 이상을 뛰었다. 현대건설을 떠난 뒤 루마니아와 오스트리아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윈스롭대 코치를 거쳐 라드포드대 배구부 감독으로 일히고 있다.


사진_도로공사에 우승을 안긴 이바나

같은 시즌 교체선수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바나 네소비치(이바나)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도로공사는 조르지나 피네도(피네도, 아르헨티나)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상을 당하면서 대체 선수를 찾았고 이바나가 한국으로 왔다. 아포짓 스파이커 피네도는 부상 전까지 나름 공격력이 출중했다. 아르헨티나리그를 시작으로 스페인, 터키, 이탈리아리그에서 뛰며 경험도 제법 쌓았다. 그는 부상 후 코트로 제법 빨리 돌아왔다. 2011~2012시즌 도중 아제르바이잔리그와 단기 계약하며 복귀했고 이후 프랑스리그(르카네)를 거쳐 러시아리그(상페테부르크)에서도 뛰었고 2014~2015시즌 이탈리아리그도 다시 돌아가 포를리 소속으로 은퇴했다.

이탈리아리그(노바라)에서 뛰다 V-리그로 온 이바나는 2017~2018시즌 도로공사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도로공사는 이바나와 함께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바나는 고질적인 어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2018~2019시즌 이바나와 재계약했으나 부상으로 시즌 도중 교체됐다. 이바나는 2012~2013시즌에는 일본에서 덴소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후 다시 이탈리아리그로 돌아갔고 그리스리그(올림피아코스)를 거쳐 중국리그(텐진)와 터키리그(차나칼레, 발리케시르)에서도 뛴 경력이 있다. 2016~2017시즌에는 인도네시아리그(자카르타뱅크)에 몸을 담았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KOVO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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