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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임명옥이 그리는 내일 "오래하고 싶지만 박수칠 때 떠나야죠"
이정원(ljwon@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20-04-02 07:02
2008~2009시즌 김해란 이후 처음 리시브-디그 1위 올라
비시즌 체력 훈련에 매진할 계획
은퇴 생각 조금씩 하고 있어
김천 팬들은 다른 지역 팬들과 다르다고 생각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최근 (문)정원이에게 '박수칠 때 떠나면 평생 그 사람의 이미지는 좋게 남는다'라고 말했어요. 오래 하고 싶지만 박수칠 때 떠나고 싶어요." 

한국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 통합우승, 2018~2019시즌에 챔프전 준우승을 기록하며 강호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앳킨슨을 대신해 데려온 테일러가 예전 이력처럼 또 한 번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꺼려 했다. 국내 공격수들의 부담감은 더욱 가중됐다. 테일러를 대신해 데려온 산체스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미들블로커 배유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선아, 최민지 등이 투입됐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잘 풀리는 게 없었다. 

2016~2017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최하위에 머문 한국도로공사다. 

3월 31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베테랑 임명옥도 올 시즌이 힘든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임명옥은 "올해는 유독 힘든 시즌이었다. 성적도 안 나고 하니까 어렵고 힘들었다. 외인 빈자리도 컸지만 (배)유나의 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야 했다. 그 자리에서 뛰는 선수들을 잘 데리고 했어야 했는데 그런 믿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에게 절망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외인을 대신해 뛴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임명옥은 "외인이 없을 때 새얀이가 정말 잘 해줬다. 새얀이에게도 지금이 기회다. 없는 동안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새얀이가 흔들릴 때는 (유)서연이나 (하)혜진이도 잘 해줬다. 혜진이는 익숙하지 않은 미들블로커에서도 뛰어줘서 고맙다"라고 칭찬했다.  

임명옥은 데뷔 후 처음으로 리시브 효율 1위(51.94%)에 올랐고, 디그 역시 2014~2015시즌 이후 처음으로 1위(세트당 6.359개)를 기록했다. 리시브와 디그에서 동시 1위에 오른 사례는 2008~2009시즌 김해란 이후 처음이다. 우리 나라 나이 35세에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실 내심 바라던 결과여서 욕심이 났었다. 자신감이 있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무릎이 좋지 않았지만 감독님 배려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여유 있게 재활을 하다 보니 몸 컨디션도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팀 성적까지 좋았으면 기쁨이 두 배가 됐을 것 같다." 임명옥의 말이다. 

3월 24일부터 휴가가 시작된 한국도로공사 선수단의 숙소 복귀 예정일은 오는 5월 3일이다. 임명옥은 오랜만에 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중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남편도 보고, 오후에는 조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을 시즌 중에 자주 못 보기에 시간 날 때마다 커피도 한잔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벚꽃이 너무 예쁘게 펴서 여행을 가고 싶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힘들 것 같긴 하다. 기회가 된다면 제주도라도 가고 싶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임명옥은 비시즌 동안 체력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임명옥은 "나이도 있고 한 만큼 체력 훈련을 해야 한다. 남편이 농구를 좋아해서 예전 레전드들의 기사를 많이 본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기사를 봤는데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었던 비결이 웨이트라고 한다. 매일 조금이라도 웨이트를 했다고 한다. 시합 끝나고도 했다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남편이 (김)해란 언니 이야기도 많이 한다. 해란 언니가 집에서 잘 쉬고, 잘 먹고 자는 게 실력의 비결이라고 하더라. 남편이 김해란 선수처럼 몸 관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계속 이야기한다"라고 웃었다.

어느덧 임명옥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고 준비 중이다. 그녀는 마지막 배구 인생을 어떻게 장식하고 싶을까.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배구 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래 할 거고, 배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해서 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최근 (문)정원이랑 이야기했던 게 '박수칠 때 떠나면 평생 그 사람의 이미지는 좋게 남는다'라는 말을 했다. 오래 하고 싶지만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 그만두고 나서라도 해설위원이나 강사 등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임명옥은 김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임명옥은 "김천 팬들이 어딜 가나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 가족끼리 회를 먹으러 갔는데도 음식값도 대신 내주실만큼 김천 팬들은 다른 팬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즌이 끝나 아쉽고 허무하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다. 올 시즌은 좋은 성적 보여주지 못했지만 내년 시즌에는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파이팅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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