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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리뷰] 키워드로 살펴보는 도드람 2019~2020 V-리그
이정원(ljwon@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20-03-27 02:39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보다 일찍 막을 내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리그 종료를 선언했다. 비록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V-리그 13개 팀은 지난해 10월부터 배구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을 키워드를 통해 돌아본다.

#'신흥강호' 우리카드, '대약진' 현대건설

정규시즌을 모두 마치지 못한데 따라 우승 팀은 탄생하지 않았다.  5라운드 성적을 기준으로 순위만 결정했다. 남자부 1위는 우리카드, 여자부 1위는 현대건설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창단후 처음 봄 배구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올시즌 1위로 올라섰다. 최근 몇년간 양강으로 군림했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거둔 성과여서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위권 진출도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우리카드의 순항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국내 윙스파이커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나경복-황경민 주전 체제가 공수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5라운드 황경민이 기복을 보일 때와 나경복이 국가대표 차출로 빠졌을 때에는 한성정이 제 몫을 했다. 나경복은 공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외국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백업세터 하승우의 활약도 시즌 막판 힘이 됐다. 노재욱이 허리 통증을 느끼자 신영철 감독은 김광국 대신 하승우를 과감히 기용했다. 하승우는 2월 16일 OK저축은행전부터 2월 23일 KB손해보험전까지 주전으로 뛰며 팀에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5위에서 올 시즌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비시즌 동안 절치부심하며 전력 보강에 나선 끝에 약진에 성공했다. 우선 IBK기업은행에서 뛰던 고예림을 데려와 윙스파이커진을 강화했다. 그 효과는 컵 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리그 개막 이후에는 이다영-양효진이 팀의 버팀목이 되었다. 이다영은 토털배구의 핵심으로써 다양한 공격을 주도했다. 큰 키에서 나오는 블로킹과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 능력을 뽐냈다. 양효진 역시 3라운드에 공격 성공률 50%가 넘었고, 공격 성공률, 속공, 블로킹 등 공격 대부분의 부문에서 1, 2위를 다퉜다. 1라운드 3승 2패, 2라운드 4승 1패, 3라운드에는 라운드 전승을 기록했다. 

김연견이 후반기에 왼쪽 외측 비골 골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GS칼텍스를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리그 1위를 지켜냈다. 

1위를 성적표를 받아들였지만 두 팀 모두 팀과 리그 역사에 우승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기회를,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이후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도 "허탈하고 아쉽지만 연맹의 기회를 따라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놓쳤지만 두 팀이 올 시즌에 보여준 땀과 활약은 내년 시즌을 기대케했다. 

# 강호의 몰락

V-리그 역사에서 삼성화재는 7번, IBK기업은행은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2년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강호다. 하지만 삼성화재, IBK기업은행, 지난 시즌 준우승팀 한국도로공사는 올시즌 날개없이 추락했다. 

삼성화재는 창단 후 처음으로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만약 이 성적표 그대로 정규리그 끝까지 갔다면 삼성화재는 창단 후 첫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탈락도 맛볼 수 있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악재가 닥쳤다. 트라이아웃에서 뽑은 조셉 노먼이 부상으로 떠났다. 대신 데려온 산탄젤로 역시 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코트 위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다. 코트를 밟아도 박철우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박철우의 체력 안배를 위해 데려왔지만 이는 악수로 끝났다. 

또한 윙스파이커진의 부진도 컸다. 송희채를 중심으로 김나운, 고준용, 정성규 등을 적재적소로 활용하는 게 신진식 감독의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송희채가 폐렴 등으로 개막 초반부터 자리를 비웠다. 투입 이후에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송희채는 데뷔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리시브 효율은 처음으로 30%대(30.93%)를 기록했고 득점 역시 데뷔 시즌를 제외하면 최저 득점(168점)이었다. 


IBK기업은행도 창단 후 최저 성적인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이후 창단 감독인 이정철 감독을 대신해 김우재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FA 표승주를 GS칼텍스에서 데려오기도 했다. 개막전에서 KGC인삼공사를 꺾으며 순항을 예고하는 듯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백목화를 리베로로 기용하며 리시브 안정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던 김희진을 시즌 초반과 달리 중반부터는 미들블로커의 김수지의 짝으로 기용했다. 그러면서 아포짓에는 김주향, 육서영, 표승주 등이 번갈아 기용됐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서브를 제외하곤 공수 모든 부분에서 5, 6위에 머물렀다. 

IBK기업은행은 5라운드 마지막 경기 전까지 시즌 꼴찌를 달리다 2월 22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3-0승리를 거두며 겨우 탈꼴찌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팀이라는 명성이 어울리지 않았다. 시즌 개막 전 앳킨슨을 대신해 한국에서 말썽을 부린 적 있는 테일러를 데려왔다. 테일러는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을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또 한 번 허리 부상 등을 이유로 경기 출전을 꺼려 했다. 테일러가 결장할 시에는 공격 부담감을 박정아가 모두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테일러를 대신해 온 산체스도 부상으로 고전했다. 물론 전새얀, 하혜진, 유서연 등의 깜짝 활약은 힘이 됐다. 

또한 정대영의 짝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배유나가 시즌 초반부터 계속 결장을 했고, 중반에 잠시 나왔지만 이후 다시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 자리를 최민지, 정선아 뿐만 아니라 날개 공격수인 하혜진까지 기용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패하며 7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6~2017시즌 이후 첫 꼴찌다.



# 부상에 울어버린 에이스

부상은 시즌 중이든, 비시즌이든 조심해야 한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치열한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러기는 쉽지 않다. 


시즌 초반 부상에 흔들린 건 GS칼텍스였다. GS칼텍스는 1라운드 전승을 달리며 순항했다. 하지만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흥국생명전에서 이소영이 우측 발목 및 리스프랑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전반기를 아예 뛰지 못했다. 강소휘도 손가락 탈구 부상으로 전반기에 한 경기 결장했다. 차상현 감독은 "전반기를 치르면서 가장 아쉬웠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소영이 빠진 후 3승 5패에 머물렀다. 당시 GS칼텍스는 1위에서 3위로 떨어지면서 선두 싸움에서 멀어진 바 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도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2월 4일 흥국생명전에서 헤일리와 부딪히며 왼쪽 발목을 다쳤다. 수술 후 회복에만 12주가량 필요한 큰 부상이었다. 현대건설은 김연견이 빠진 이후 리시브가 급격히 흔들렸다. 이영주와 고유민을 기용했지만 두 선수는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다행히 이영주가 경기를 치를수록 나은 모습을 보였고 1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할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의 부상에 상승이 멈췄다. 이재영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다녀온 이후 허리-아킬레스 쪽 부상으로 2월 16일까지 결장했다. 흥국생명은 이 과정에서 7연패를 기록하며 KGC인삼공사와 승점 차가 6점 차로 좁혀지기도 했다. 다행히 이재영은 2월 20일 3-4위 맞대결이었던 KGC인삼공사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가지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남자부도 부상 악령을 떨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외인 에르난데스가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대체 외인 다우디를 데려오기 전까지 리그 10경기에서 4승 6패에 머물렀다. 리그 5위까지 처지며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OK저축은행도 레오의 부상이 아쉽다. 레오는 10월 30일 KB손해보험전에서 종아리 근육 손상 부상을 당하며 약 한 달 가량 결장했다. 개막 후 5연승을 달리던 OK저축은행의 상승세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레오는 복귀 이후 서브와 공격에서 맹위를 떨치며 OK저축은행의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산탄젤로뿐만 아니라 송희채, 지태환까지 부상 병동이었다. 앞선 설명한 산탄젤로와 송희채는 앞서 말했듯이 각각 종아리 부상과 폐렴으로 고생했다. 지태환은 무릎이 성치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22일 수술을 받았다. 데뷔 후 커리어로우 시즌을 기록했다. 6경기 18점에 그쳤다. 만약 베테랑 지태환이라도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줬다 면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 눈부셨던 베테랑 활약

각 팀을 지탱하는 베테랑의 힘은 올 시즌도 눈부셨다. 가장 눈부셨던 남녀부 각 한 명씩을 뽑으라면 삼성화재 박철우(35)와 KGC인삼공사 한송이(36)가 떠오른다. 


박철우는 시즌 초반 산탄젤로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444점, 공격 성공률 51.48%를 기록했다. 2월 25일 한국전력전에서는 36점을 올리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박철우를 두고 "어찌 해가 가면 갈수록 잘 하나"라는 칭찬을 건네기도 했다. 박철우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도 나가 대한민국에 힘을 보탰다. 

사실 올 시즌은 산탄젤로의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면서 미들블로커 병행을 할 계획이었으나 산탄젤로 부상과 윙스파이커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홀로 모든 공격을 책임지는 경기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박철우는 베테랑의 책임감을 가지고 팀 동생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보였다. 

한송이 역시 올 시즌 '회춘했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전 시즌들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미들블로커 고정으로 시즌을 치른 한송이는 새롭게 배구에 눈을 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통 미들블로커 틈바구니 속에서도 속공과 블로킹 부문 각각 7위와 4위에 올랐다. 또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약 5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되는 기쁨도 누렸다. 팬들은 '회춘송이'라는 별명을, 이영택 감독은 '배구도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대기록 향연도 눈에 띄었다. 45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살아있는 전설 현대캐피탈 여오현(42)은 지난해 12월 1일 대한항공전에서 V-리그 최초 500경기라는 기록을 썼다. 흥국생명 김해란 역시 지난 2월 26일 현대건설전에서 V-리그 최초로 9,800디그를 돌파하며 내년 시즌 10,000디그 돌파가 유력하다.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효희도 지난해 12월 13일 IBK기업은행전에서 V-리그 최초로 15,000세트를 돌파했다. 현대건설 양효진도 1,200블로킹을 돌파했다.

이렇게 매 시즌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가운데 베테랑의 존재감은 빛이 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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