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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도쿄올림픽 ‘金’, 영광 재현 나선 일본 女배구 현주소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20-02-07 01:17
일본 여자배구는 올림픽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올림픽에서 배구가 정식 종목이 된 첫 무대가 1964년 도쿄 대회다. 일본 여자배구는 당시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고 금메달 1순위 후보로 꼽히던 구 소련을 비롯해 체코 등 동유럽국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여자배구는 이런 성과로 같은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남자대표팀과 함께 당당히 세계배구계를 주도하는 자리에 올랐다. 1964년 이후 56년 만인 2020년 다시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제2의 중흥기를 노리고 있다. 


역대 올림픽 금·은·동 2개씩 획득

일본 여자배구는 지난 2016년 리우 대회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올림픽에서 거둔 결과만 놓고 보면 세계 톱5 안에 당당히 들어간다. 일본 여자배구는 1964년 도쿄 대회 이후 한 번 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배구가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낸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일본은 우승을 차지했다. 1968년 멕시코시티, 1972년 뮌헨 대회에서 소련에 연달아 덜미를 잡히면서 2연속 은메달에 그친 아쉬운 마음을 풀어냈다.

리우 대회까지 일본 여자배구는 금 2, 은 2,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올림픽 여자배구 메달 숫자에서 일본은 중국(금 3, 은 1, 동 2), 구 소련(금 4, 은 2)과 같은 6개를 수확한 것이다. 그 뒤를 미국(은 3, 동 2), 브라질(금 2, 동 2), 쿠바(금 3, 동 1)가 따르고 있다.

일본배구협회(JVA)는 자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목표를 당연히 메달권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걱정거리는 있다. 남자대표팀과 별개로 여자대표팀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여자배구가 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메달을 딴 대회는 2012년 런던이다. 일본은 당시 3, 4위전에서 한국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겨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일본은 런던 대회 동메달 획득 주역이 모두 코트를 떠났다. 세터 다케시다 요시에, 리베로 유코 사노, 윙스파이커 기무라 사오리 등이 빠진 자리를 지금까지 잘 메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본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나카다 쿠미 감독이 풀어야할 숙제다.

쿠미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올림픽 메달도 목에 걸었다. 1984년 LA 대회에서 동메달을 딸 때 주전 세터로 뛰었고 이후 1988년 서울,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까지 세 차례 올림픽 무대를 뛰었다. 쿠미 감독 이후 일본 여자배구 명세터 계보를 이어받은 선수가 바로 다케시다다.

‘쿠미호’는 2016 리우 대회 이후 닻을 올렸다. 마사요시 마나베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당시 코치로 있던 쿠미가 일본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그런데 쿠미호는 이후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리우올림픽에서 8강 진출에 머물렀다. 이어 지난 2018년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에 그쳤다. 지난 9월 열린 2019 월드컵에서도 6승 5패를 기록했다. 승점에서 한국에 한 점 앞서 5위를 차지해 체면치레는 했다.


조직력·수비는 강점

일본 여자배구는 그래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 조직력과 탄탄한 기본기에 바탕을 둔 수비는 지금도 세계 정상급으로 꼽힌다. 한국 여자배구(남자부까지 포함해) 일선 지도자들이 늘 강조하는 리시브와 수비는 여전히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 단단한 조직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은 대표팀 소집 기간이 첫 번째로 꼽힌다. 



일본배구협회에서 의무 및 경기 코디네이터로 오랜 기간 일했고 한국과 일본 배구 사이 가교 노릇을 하고 있는 요코 씨는 “일본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은 국내리그(V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마친 뒤 짧은 휴식기를 갖고 대표팀 캠프로 온다”며 “그리고 그 다음 시즌 V 프리미어리그 개막 며칠 전까지 합숙 훈련과 강화 훈련을 함께한다. 오랜 시간 동안 코트 안에서 뿐 만 아니라 선수들이 같이 생활하면서 의사 소통 능력을 키운다.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력은 수비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며 “배구 플레이 자체가 연결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덧붙였다.

A대표팀 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관리도 체계적이다. 그래서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요코 씨는 “현재 일본 여자배구는 세계적인 스타가 될 만한 유망주가 별로 없다”면서 “예를 들어 김연경(엑자시바시)이나 은퇴한 기무라와 같은 확실한 에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본배구협회도 이 부분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배구협회는 2018년부터 V 프리미어리그 프로화를 추진했다(각국 리그 중 공식적인 프로리그로 출범한 경우는 한국 V-리그가 유일하다). 그러나 여러 문제가 있어 프로화 출범은 일단 보류됐다. 그 대신 앞으로 프로화를 준비하기 위한 여러 준비 중 하나로 유소년 배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요코 씨는 “V 프리미어리그 1부에 속한 팀(일본은 1, 2부 승강제를 운영하고 있다)은 연고지에 무조건 유소년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각 팀이 (유소년팀을) 일주일에 몇 차례씩 연습을 시키거나 주니어팀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성인팀 코치 등 현장 지도자가 주니어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관된 지도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있었다. 일본 20세이하 여자배구대표팀은 2019년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기대 이상 성적을 냈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9 세계U20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9년 8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주최 2019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도 A대표팀이 나선 한국과 태국을 각각 준결승(4강)과 결승에서 연달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쿠미 감독이 이끌고 있는 A대표팀을 대신해 20세이하 세계선수권 우승 주축 선수로 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일본은 아시아선수권에서 그동안 자랑하는 단단한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A대표팀에도 20세이하 대표팀 선수 다수가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도 높이에서 열세로 고민이 많다. 확실한 에이스감이 부족한 가운데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20세이하 대표팀에서도 눈에 띄는 장신 선수가 별로 없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높이 보강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세르비아, 브라질, 미국 등 강호 뿐 아니라 복병으로 꼽히고 있는 터키, 독일, 도미니카공화국 등도 높이에서 만큼은 일본과 견줘 우위에 있다. 요코 씨는 “한국은 일본과 비교해 높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김연경을 제외하더라도 양효진(현대건설)과 김수지(IBK기업은행) 등이 버티고 있는 미들블로커 전력은 상당한 수준”이라며 “V-리그를 보더라도 높이에 기량까지 갖춘 선수 자원이 일본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배구협회는 내년 도쿄올림픽 개막 전까지 평가전 계획도 갖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배구 경기가 열리는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일본 남녀대표팀 모두 참가하는 평가전이 열릴 예정이다. 여자 평가전은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며 일본과 중국, 태국, 대만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FIVB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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