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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통신] 숨겨야했던 김연경 부상부터 배구협회 격려금까지
올림픽예선 비하인드스토리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20-01-13 05:24
[더스파이크=나콘라차시마/이광준 기자]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 코랏 찻차이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 태국과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염원하던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열네 명의 대표팀 선수들, 그리고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 또 대한민국배구협회까지 모두 힘을 합쳐 얻어낸 결과였다. 

그간 태국 현장에서 취재하며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고 결승전 승리 후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김연경 부상

배구여제 김연경은 사실 태국에 오기 전부터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 빡빡한 소속팀 일정을 치르고 돌아온 터라 몸에 부담이 컸다. 특히나 복근 부분은 이전에도 다쳤던 부위였다. 그리고 결국 예선전을 치르던 도중 그 부위에 문제가 생겼다. 김연경은 일정이 없던 10일 방콕으로 가서 병원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전에 다쳤던 부위에 상처가 생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 선수단에 비상이 걸렸다. 대표팀의 오전 훈련에서 김연경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병원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더군다나 태국 현지인들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김연경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 사실이 더 확산되기 전에 대책이 필요했다. 곧바로 대책 회의가 열렸다.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그리고 협회 임원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진 공식적으로 말하지 말자’라고 뜻을 모았다. 이는 특히 라바리니 감독이 강조한 부분이다. 적들(특히 태국)이 우리 상황을 알게 될 경우, 불리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협회에서도 동의했다. ‘후에 비난받을지언정 경기력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심각한 부상임에도 김연경은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준결승전이었던 대만전에서 김연경은 팀이 위기에 처하자 출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라바리니 감독은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에게 “코트 위 선수들을 믿어라”라는 말을 하며 김연경을 주저앉혔다. 그 결과는? 한국은 준결승에서 김연경 없이 승리했다. 김연경 출장여부는 태국과 결승에서도 관심사였다. 특히 태국은 김연경의 부상정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태국전에서 김연경을 깜짝 선발로 내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아픈 사람 많아요” 부상병동 한국 대표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사실이지만 대표팀엔 아픈 선수가 참 많았다. 김연경을 빼고도 이재영, 김희진, 양효진 등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특히 심각했던 건 김희진과 이재영이었다. 이재영은 허리 쪽에 통증이 심각했다. 대회 초반에는 몸상태가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이재영은 태국에서 치러진 대부분 훈련에서도 제외될 정도였다. 경기가 없던 10일 오전 훈련 역시 이재영은 코트 한 쪽에서 재활에 힘썼다.

이재영은 중요한 날인 12일 오전까지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강성형 수석코치도 이재영 상태를 보고 “결승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겠다”라고 판단했다. 정말 다행히도 회복세가 좋았다. 경기에 나설 시간이 되자 통증이 사라져 온전히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김희진은 V-리그 도중(3라운드) 입었던 종아리 부상이 문제였다. 태국에 오기 직전 교체를 고민하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희진은 코치진에게 “꼭 가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태국에 도착한 이후 김희진은 이틀 정도 훈련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실제로 경기에도 제대로 임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 했다.

아픈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강성형 수석코치였다. 첫 날 인도네시아전이 열리기 전 웜업 타임 때 선수들에게 공을 때려주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첫 날은 앉아있기도 버거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러나 본인보다 아픈 선수들이 많아 결코 내색할 수 없었다. 강 코치 역시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배구협회 1억원 보태 2억원으로 늘어난 선수단 포상금

여자배구 대표팀에 겹경사가 생겼다. 우선 한국배구연맹(KOVO)이 올림픽에 진출할 경우 1억 원을 격려금으로 전달한다는 소식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것 외에도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마련한 격려금 5천만 원이 또 있었다. 총 1억 5천만 원을 격려금으로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선수들의 투혼을 지켜본 오한남 대한민국배구협회회장이 통 큰 선물을 했다. 협회 격려금 5천만 원을 두 배로 늘려 1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선수단에게 총 2억 원의 지원금이 전달되게 됐다. 


올림픽 진출 팀에게 주어진 다루마 인형

1위를 차지한 선수들에게 전달된 ‘다루마’라는 일본풍 장식품이 눈길을 끌었다. 엄밀히 말해 예선전을 통과했을 뿐이지 대회에서 우승한 게 아니다. 그래서 국제배구연맹(FIVB) 측에서 도쿄올림픽을 상징할 수 있는 일본 풍 물건을 준비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들에게 이 다루마 인형이 제공됐다.

다루마 인형은 달마 대사가 좌선하는 모습을 본떠 만든 것으로 일본에서 행운과 함께 오뚝이의 근성과 뚝심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의미와 우리 선수들이 걸어온 길이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날 선수들은 경기 후 다루마 인형에 모두 사인을 해 순간을 기념했다. 협회는 이를 한국으로 가져가 보관하기로 했다.


배구협회, ‘일당백’ 한국 응원단에게 저녁대접

이번 아시아예선전이 열린 나콘라차시마 코랏 찻차이홀은 5천 석이 마련된 시설이다. 결승전을 맞아 이곳 경기장엔 그 이상인 6천 명(FIVB 추산치)이 입장했다. 자리가 없어 맨 위에서 서서 보는 관중들도 꽤나 많았다. 

이들의 응원은 원정 선수들을 긴장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소리를 내는 열정적 응원이 계속됐다. 경기가 한국 쪽으로 기울면서 그 기세가 점점 줄어들긴 했지만, 응원단은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당연히 한국 응원단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그러나 열렬한 응원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힘을 더했다. 그야말로 일당백이었다. 김연경 공식 팬클럽인 ‘연경홀릭’을 비롯해 선수들의 열혈 팬들이 자리에서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협회는 함께한 응원단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멀리까지 와서 선수들에게 힘이 돼 준 팬들을 ‘한 편’이라고 표현했다. 경기가 끝나고 협회는 수고한 응원단 30여 명에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사진_FIVB, 나콘라차시마/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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