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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인가, 소음인가… 경기장 응원규정 개선 논의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6-05 16:20

경기장 내 소음 문제 대두, '줄이자' 공통의견

배구만의 색깔 가진 응원문화 필요하다는 의견도

무료 응원도구 줄여 환경보호하자 합의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경기장 내 과도한 응원 등으로 인한 소음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응원규정 개선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지난 4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19 KOVO(한국배구연맹) 통합 워크숍에서는 분임토의 주제 중 하나로 ‘V-리그 응원규정 개선’이 제시됐다.

 

갈수록 경기장 별 응원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이로 인해 몇몇 경기장에서는 중계방송사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소음이 심해지는 문제가 생겼다. 적정 수준 이상 되는 소음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홈 팀에만 크게 치우치면서 원정 팀이 응원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제도 제시됐다.

 

결정적으로 소음이 선수들 경기력에도 지장을 주기도 해 이것이 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현재 각 구단은 홈 팀에 한해서만 경기장 내 자체 음향 장비를 운영한다. 경기장 내에 음악을 틀 때 뿐 아니라 응원석에서 마이크를 활용해 소리를 내기도 한다. KOVO는 ‘홈 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 및 음향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라는 의견을 제안했다.

 

경기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 직원들과 소음이 업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공통적인 의견은 “경기장 간 응원 경쟁 과열 양상은 줄이고, 소음 수준을 낮춰야 한다”였다. 특히나 이 경쟁이 ‘소리 응원’으로만 쏠리는 게 문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응원단장 및 장내 아나운서 마이크 활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경기장 내 소음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자는 데에 여러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았다.

 

SBS스포츠 조민호 아나운서는 “언제부턴가 음악 소리가 너무 커졌다. 중계 헤드셋을 뚫고 소리가 들어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이는 중계진 뿐 아니라 경기장 내에서 일하는 실무진들, 그리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변우덕 우리카드 사무국장은 “최근 배구 인기가 늘면서 동원 문화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다양한 팬 층이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구단 차원에서 하는 일괄적인 응원보다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응원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 역시 이에 동의했다. “현재 응원규정이 15년 전에 정해진 것이다.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응원문화로 가야 할 때다. 가장 먼저 구단의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라는 게 김 국장 의견이었다.

 

다만, 마이크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에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GS칼텍스 김용희 사무국장은 “홈 팀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하려면 마이크가 아직까진 필요하다. 이는 유지하되, 경기 도중에는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고 음향장비 수를 줄이는 등 다른 방법으로 소음을 줄이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KBSN스포츠 이기호 아나운서는 좀 더 나아가 응원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른 종목을 단순하게 따라하는 응원이 아닌, 배구만의 고유한 응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아나운서는 “야구의 경우 야구에서만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응원이 있다. 또 각 구장마다 색다른 응원도 존재한다. 그러나 배구에는 ‘응원’하면 떠오르는 문화가 없다.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 ‘선수 별 응원가’ 이야기가 나왔다. 야구는 선수 별로 응원가를 만들어 활용한다. 이를 보고 배구에서도 선수 별로 응원가를 제작해 득점 때마다 부르곤 한다. 그러나 야구와 달리 한 선수가 20~30점을 내는 경우가 많은 배구의 경우, 이것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같은 음악이 계속 나올 경우 팬들에게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다. 또한 득점과 득점 사이 호흡이 짧은 배구에서 계속 응원가를 부를 경우, 분위기가 산만해질 우려도 분명하다. 또 득점을 내지 않는 세터, 리베로 선수들의 경우에는 응원가가 없어 다양성도 떨어진다.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은 “선수 별 응원가를 그 선수가 득점할 때가 아닌 서브를 시도할 때 부르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 될 것 같다”라고 이에 대해 의견을 냈다.

 

 

한편 응원도구 관련 논의도 있었다. 현재 각 구장에서는 팬들에게 무료 클래퍼, 막대 풍선을 나눠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단 사무국장들은 이에 대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환경 보호 이슈에 따라 이를 줄여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장 내부를 콘서트 장처럼 화려하게 운영하는 것도 분명 팬들을 끌만한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이것이 도를 지나쳐 경기장 내에서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선수들이나 중계진에게 방해가 된다면 분명 문제다. 꼭 응원가에 의존하는 응원보다도 배구 경기 특색을 살린 응원을 생각해볼 시점이다.

 

 

사진_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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