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이 말하는 '명문 팀'과 문화
지민경(mink@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5-30 14:53

190516HGW_OK저축은행_석진욱_감독_인터뷰03_re.jpg

 

OK저축은행은 지난 4월 22일 김세진 감독 후임 감독으로 석진욱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새 감독 선임 과정에서 ‘김호철 감독 파동’이 겹친 탓에 석진욱 감독은 적지않은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석진욱 감독은 누구보다 OK저축은행을 잘 안다. 팀 창단 코치로서 시몬과 함께했던 영광의 시절, 그 이후 순위표 가장 아래로 떨어진 어두운 시절을 모두 겪었다.

 

그는 이제 선장이 되어 팀의 재건을 꿈꾼다. 지난 5월 16일, 용인 OK저축은행체육관에서 석진욱 감독을 만나 새로운 OK저축은행과 명문 팀으로 가는 길, 그 바탕에 깔리는 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를 많이 봤던 코치 시절
감독은 과거와 미래도 생각해야

인터뷰 시점은 석진욱 감독이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은 지 약 4주가 조금 안 되는 시기였다. 석 감독은 부임 2주 만에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까지 다녀왔다. 그 이후에도 각종 인터뷰와 행사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석 감독은 감독 부임 초창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Q__취임 후 4주가 조금 안 됐지만, 정말 바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우선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뿌듯함도 느낍니다.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건 선수들의 단합, 팀워크라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Q__코치 시절과 비교해 더 바쁘다는 게 체감될 것 같은데요.
코치는 몸을 많이 써야 해서 힘든 부분도 있었죠. 감독은 행정가와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말도 잘해야 하고 인터뷰도 많이 해야 하고요.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 코치 시절과 다른 점인 듯합니다.


Q__그 외에 코치와 감독을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크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코치 시절에는 제 앞에 있는 것만 봤어요. ‘현재’를 많이 봤다고 해야겠죠. 훈련할 때도 그때의 태도나 기술적인 면 모두 당장 해야 할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죠. 하지만 감독이 돼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해야 할 범위가 더 넓어지고, 챙겨야 할 것도 많아진 셈이고요. 그래서 전체를 보기 위해 조금 뒤로 빠지고 있어요.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잔소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뒤에서 보면 전체적인 게 더 잘 보일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죠. 스태프들도 각자 위치에서 맡은 역할이 있는데, 그 역할들을 믿어주면서 팀을 운영하는 거죠.

 

 

YYW2508_re.jpg


Q__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도 있었습니다. 부담도 되고 그만큼 바쁘다는 생각도 들었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은 매년 했던 거라서 오히려 큰 부담은 없었어요. 좋은 선수가 얼마나 나오는지, 그리고 우리 팀 지명 순위가 몇 번인지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요.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선수들 기량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리그에서 뛰고 부상 경과는 어떤지에 대해서는 다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준비과정에서 큰 어려움이나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Q__트라이아웃을 준비할 때 감독과 코치로서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준비과정은 똑같았던 것 같아요. 감독이니까 드래프트 당일에 앞에 나가서 제 입으로 발표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있었죠. 앞에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웃음). 그게 신경이 좀 쓰였죠. 과정은 똑같았습니다.


Q__트라이아웃에서 새벽 2시까지 분석을 하다가 5시에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잠도 잘 안 왔고요. 습관이 돼서 요즘도 그렇게 활동해요. 오늘도 5시 전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하면서 준비를 하죠. 하루가 굉장히 길어요. 놓친 건 없는지 또 생각해봐야 하고요. 술도 많이 줄였어요. 그래서인지 정신이 더 맑아진 것 같아요(웃음).


Q__그런 것도 감독이 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로 봐야 할까요.
제 선택인 거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잖아요. 다른 감독들도 그렇게 하려 하고요. 제가 먼저 보여주지 않으면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으니까요. 제가 게으르면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기도 어렵죠.


Q__첫날부터 감독의 무게감을 느꼈다고 했는데, 어떤 점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꼈을까요.
OK저축은행 성적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코치로 함께 했잖아요. 그래서 안 좋을 때는 왜 안 좋았고, 좋을 때는 왜 좋았는지 알고 있어요. 문제점을 알았으니 성적을 내려면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담으로 다가와서 그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Q__최태웅 감독과 장병철 감독과의 인연 때문에 주목을 받으며 더한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건 친구 덕을 봤다고 말하고 싶어요. 잘나가는 친구들 덕분에 저도 같이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됐네요.


Q__최태웅 감독이 지난 인터뷰에서 장병철 감독과 감독님이 모이면 김종민 감독과 차상현 감독보다 더 재밌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사실 세 명 다 말이 많거나 유머 감각이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두 사람처럼 이슈가 되거나 자연스럽게 그런 그림이 나오는 건 어려울 수도 있어요. 기대를 너무 많이 하지는 마세요(웃음).


Q__감독이 된 이후 연락도 오던가요.
이제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각자 팀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한국 배구를 위해서 더 생각을 많이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190516HGW_OK저축은행_석진욱_감독_인터뷰30_re.jpg

 

석진욱 감독이 말하는 팀 문화
“겉도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석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기본기와 팀 문화를 강조했다. <더스파이크>가 5월호에 만났던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처럼 석 감독 역시 ‘팀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팀 문화,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Q__감독 부임 직후 기본기와 팀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팀 문화를 강조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접근하면 좋을까요.
팀 문화가 흔들리면 어려울 때 무너져요. 팀이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중심을 잡아주는 게 문화라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문화가 있고 없고는 굉장히 다릅니다. 문화가 약해도 한번은 우승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운이고 어쩌다 한 번이죠. 문화가 약하면 어려울 때 쉽게 무너지는 모래알 같은 팀이 돼요. 그래서 감독들 사이에서 문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고 저는 문화가 좋아지면 명문 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명문 팀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쉽지 않을 것이고 1~2년 안에 되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Q__감독님이 예전에 몸담았던 삼성화재가 그런 특유의 문화나 전통이 강한 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당시 함께 우승하고 지냈던 선수들이 지금 감독이나 코치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인터뷰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슷해요. 저는 그게 문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면이라고 생각해요. 삼성화재에서 몸소 체험했고,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인 거죠. 신치용 선생님이 그런 문화를 정말 잘 만드셨어요. 물론 그걸 모두 받아드릴 순 없죠. 세대가 바뀌었잖아요. 시대 흐름에 맞춰 변하지만 큰 틀, 기본적인 면은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Q__사실 ‘팀 문화’라고 하면 추상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팀 문화’란 어떤 걸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쉽게 말하면 팀에서 겉도는 사람이 없어야 해요. 파벌이 생기고 따로 노는 게 없어야 하죠. 누군가 성격이 조금 안 좋다면 다른 선수들이 좀 더 신경 써주고 감싸주면 돼요.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팀 문화’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물론 이것도 일부분이고 매우 많은 걸 함축하고 있죠.


Q__감독님이 추구하는 팀 문화도 그런 방향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팀을 위해 헌신하고 팀과 동료를 위해 자기 걸 조금 희생할 줄 아는, 하나가 되는 팀이랄까요. 그런 방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Q__기본기는 김세진 전 감독님도 자주 언급하던 내용입니다. 프로 선수이면서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도 기본기를 강조하게 된 원인이라고 봐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학교 다닐 때부터 거의 성적 위주잖아요. 기본기를 다지면서 기초적인 것부터 쌓는 게 아니라 일단 이기기 위해 접근하죠.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프로는 이겨야 하는 무대가 맞죠. 다만 프로까지 오는 과정도 모두 승리만 추구하니까 기본기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밑에서부터 바뀌어야 하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긴 합니다.


Q__하지만 기본기를 성인이 돼서 바꾸려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습관이 된다고 하죠. 이미 몸에 밴 부분을 바꾸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생각만 한다고 바뀌는 건 없으니까요.


Q__다른 인터뷰에서 미팅이나 개인 면담 등 대화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 역시 문화를 만드는 과정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할까요.
그렇죠.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쌍방으로 선수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들어보는 거죠. 이걸 위해서 3분 발표도 했어요. 제 둘째가 초등학교에서 3분 발표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걸 봤어요. 선수들한테도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행했습니다. 반응도 괜찮았고요. 다만 너무 자주 하면 싫어할 것 같아서 지금은 시기를 보고 있습니다.


Q__3분 발표로 들은 내용 중에 인상 깊은 내용은 어떤 거였나요.
모든 내용이 다 기억에 남지만, 팀에 보탬이 안 됐다고 생각한 선수들의 말이 짠했어요. 경기에 못 나오거나 나오더라도 내용이 좋지 않거나, 혹은 아파서, 실력이 안 돼서 못 뛰는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해요. 경기를 뛰는 선수는 정해져 있어요. 하지만 그 외의 선수들 마음도 들어주는 게 맞죠. 그래서 그 선수들 위주로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충분히 해낼 수 있는데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니까요. 충분히 팀에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필요한데 당장 보여주지 못해서 불안해하고 미안해하는 점에 관해서 대화를 나눴죠. 그 선수들의 실력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봐야죠.


Q__이처럼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 사례나 계기가 있을까요.
부상에 대해서 말씀드렸잖아요. 그걸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선수는 사실 거의 다 아파요. 아픈 걸 알면서도 시키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정말 몸이 안 좋은데 경기에 나서기 위해 억지로 참으면 경기력이 안 나오잖아요. 휴식을 취하거나 치료하면 선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경우죠. 저도 선수 시절에는 저도 참고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게 맞는 거니까요. 이런 점 때문에 선수들과 더 대화하려고 합니다.

 

 

YYW0110_re.jpg


석 감독이 그리는 달라질
OK저축은행의 모습은?

OK저축은행은 2015년과 2016년 2연속 우승 이후 2년 연속 최하위, 2018~2019시즌은 시즌 초 상위권에 자리하다가 뒤로 갈수록 떨어지며 5위로 시즌을 마쳤다. OK저축은행의 반등을 위해 힘쓰는 석 감독으로부터 이르지만 어떤 팀을 그리고 있는지 들어봤다.

 

Q__현재 훈련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기본기 훈련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기를 반복 훈련으로 하고 있죠. 앞서 이런 자세가 습관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습관이 된 동작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이 필요하니까요.


Q__외국인 선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체스 선수를 지명할 수 있었지만 새 얼굴인 레오 안드리치를 뽑았습니다.
산체스를 뽑아도 부담이고 안 뽑아도 부담이죠. 요스바니도 마찬가지이고요. 안 뽑았는데 나중에 잘하면 비판받고, 뽑았는데 못해도 비판받죠. 어떤 선택을 해도 똑같아요. 안드리치 선수는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기량이 괜찮았어요. 성격도 밝은 편이었고요. 산체스를 만약에 데려왔다면 대한항공에서 했던 플레이와 패턴에 맞춰야 해요. 하지만 안드리치는 우리 팀 스타일에 맞추라고 주문할 수 있잖아요. 새로운 얼굴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Q__감독을 맡고 처음 뽑는 외국인 선수는 애착이 간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선발한 알렉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아직 안드리치가 팀에 안 와서 그건 좀 더 봐야할 것 같네요.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과는 대부분 친했어요. 많이 챙겨줬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다만 코치가 말하는 것과 감독이 말하는 건 달라요. 코치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경기장에서 마지막으로 전달하는 사람은 감독이니까요. 그만큼 감독의 임팩트는 커요. 코치 시절에는 그 부분에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우선은 안드리치가 팀에 합류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해봐야 더 알 수 있을 듯합니다.


Q__지명 이후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몸 관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죠. 안드리치가 다시 대표팀 일정이 있거든요. 대표팀에 가면 부상 위험이 또 생기잖아요.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을 때 부상을 당하면 가장 안타깝더라고요. 보여주지도 못하고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걸 제외하면 면허증 따오라고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Q__외국인 선수 못지않게 중요한 게 송명근 선수입니다. 인터뷰에서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했는데요.
수술하고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경기에 나오니까 자기 기량을 못 보여줬어요. 그게 가장 안타까웠죠.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가려고 해요. 점프에 대한 부담도 줄여주고요. 수비와 리시브, 그리고 점프를 안 하는 블로킹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킹 손 모양을 바꾸기 위해서요. 2년 전에 그런 적이 있었어요. 재활이 잘 돼서 8월 말쯤에 몸이 정말 좋은 거예요. 그런데 시즌 개막하니까 오히려 떨어지더라고요. 송명근 선수는 올라올 거라고 봅니다. 본인 의지가 대단해요. 표정에서 드러나는데 굉장히 진지해요. 제가 무언가를 시키면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아니라고 생각되는 점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요. 이런 점을 대화를 통해 맞추는 게 또 중요하죠. 의지가 눈에 띄어서 기대 중입니다.


Q__지난 시즌은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을 더 느낀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주장을 바꿨어요. 주장을 맡으니까 자기 걸 못하더라고요. 너무 큰 틀에서만 보고 자기를 희생하려고 하니까 자기 플레이를 못 했어요. 다른 쪽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거죠. 올해는 ‘너의 플레이를 신경 써봐라’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심경섭 선수를 주장으로 바꿨습니다.

 

 

190516HGW_OK저축은행_석진욱_감독_인터뷰13_re.jpg


Q__지난 시즌에는 윙스파이커 조합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올 시즌은 어떤가요.
외국인 선수로 아포짓 스파이커를 뽑은 만큼 송명근과 심경섭, 두 선수가 해줘야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이승준 선수는 아직 어려서 더 만들어가야 하고요. 차지환 선수가 전역할 때쯤이면 송명근 선수가 군대에 가니까 군대 로테이션은 괜찮지만 백업을 고려했을 때 신인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모두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Q__주전 세터는 곽명우 선수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민규 선수는 수술 후 재활 중인데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몇 년 전에 어깨 수술도 했고, 제대로 몸을 만들어놓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투입하면 또 안 좋아질 것이고 그 여파가 오래가거든요. 그래서 아낀다고 할까요? 천천히 몸을 확실히 만들고 돌아오게 할 생각입니다. 정규시즌에는 분명 도움이 될 거에요.


Q__곽명우 선수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곽)명우가 항상 백업으로 들어갔어요. 자기가 준비했던 걸 처음부터 못 보여준 경우가 많았죠. 주전으로 기용하는 건 믿음이 없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믿고서 해보라고 말해줬죠. 자기 걸 보여줄 때가 됐다고 보거든요. 군대에서 모습도 봤고 입대 전 모습도 좋았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Q__선수들이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편해져야 하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있어야 하잖아요. 책임감을 가지고 미리 준비하게 만드는 거죠. 자기가 뭘 해야 하고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생각하다보면 더 발전하리라 봅니다.


Q__지난 시즌 OK저축은행 고민 중 하나가 미들블로커였습니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순위로 전진선 선수를 지명하기도 했습니다.
박원빈 선수가 무릎이 안 좋아요.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지금은 손주형 선수에 대한 기대가 있어요. 신장도 좋고요. 지금은 블로킹 스텝을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진선 선수는 작년 12월에 수술하고 현재 복귀는 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__데이터를 더 활용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모기업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구하고 확인하고 있어요. 일본 쪽에서 분석에 대해서는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다른 팀보다 그런 부분에서는 앞서나간다고 생각합니다.


Q__아직 다음 시즌까지는 많이 남았지만, 경기 내적인 면에서 이 점에 있어서는 확실히 달라진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게 있다면.
범실이죠. 지난 시즌 범실이 많았어요. 특히 쓸데없는 범실, 어이없는 범실이 많았죠. 수비 지표도 하위권이었어요. 잡을 수 있는 볼을 놓친다는 의미겠죠. 블로킹도 안 좋았으니 더했을 거고요. 수비와 범실, 이 두 가지에서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190516HGW_OK저축은행_석진욱_감독_인터뷰21_re.jpg 

 

첫 시즌을 향한 마음
“누굴 따라하기보다 내 스타일로 하겠다”

석 감독은 부임 첫 시즌, 달라진 OK저축은행을 보여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인터뷰 끝자락, 감독으로서 첫 번째 시즌에 임하는 그의 각오를 물었다.

 

Q__프로에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치르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제가 지난 시즌 우리 팀이 5위였으니 4위가 목표라고 한다면, 선수들은 4위에 맞춰 준비할 거에요.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봐요. 프로라면 최고를 목표로 삼고 거기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__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세운 단계별 목표나 청사진이 있을까요.
언급할 수 있는 부분 중에 트레이닝에 변화를 줬어요.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선수들 만족도도 높아요. 편해서 만족하는 건 아니에요. 힘들어요. 힘들지만 확실하게 배구에 접목한 트레이닝을 하니까 선수들이 잘 따라오고 있어요. 이런 과정에서 부상도 분명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루야마 씨가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데, 굉장히 잘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믿고 일임했습니다. 체력과 부상에 대해서는 확실히 좋아질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은 코치들이 모두 모여서 의논하고 훈련을 짜고 있어요. 단계별로 너무 앞서가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자고 말했습니다. 잘 준비하면 좋아지지 않을까요?


Q__감독으로서 첫 공식경기에 나서면 어떤 느낌일까요.
긴장을 많이 하겠죠. 다른 감독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봤지만, 누굴 따라하기보다 제 스타일로 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합니다. 사실 인터뷰하는 것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지만 해야 할 건 해야죠. 피해갈 수 없잖아요. 또 감독은 경기 중에 서있잖아요. 그 모습이 되게 어색할 것 같아요. 7년을 벤치에 앉아서 봤는데 일어나서 보는 거니까요. 최태웅 감독이 트라이아웃 때 제 옆에 와서 보더라고요. 그래서 왜 여기서 보냐고 물어보니까 “여기(감독 자리)가 제일 잘 보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먼저 감독을 맡았다고 그렇게 노하우를 또 이야기하더군요(웃음).


Q__감독이 되고 ‘준비된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었습니다.
선수 시절에 따로 준비를 하지는 않았어요. 선수 때는 선수에 집중했고 지도자가 되면 어떤 식으로 하겠다고 따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많이 적기는 했어요. 코치 시절에도 감독에 욕심을 내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Q__어떤 포부로 감독 첫 시즌을 임할 생각이신가요.
따로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했던 것, 준비과정이나 모든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고 시즌을 맞이하고 끝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더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야죠.


Q__팬들이 어떤 감독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는 게 있을까요.
어떻게 평가해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바라지는 않아요. 평가는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보거든요. 최태웅 감독의 경우도 우승을 해도 비판은 있더라고요. 감독은 그런 평가를 항상 받는 자리라고 생각 중입니다. 어떤 감독은 댓글 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이 쓴 평가에 제가 너무 흔들리면 좋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선수들한테도 강조하고 있어요.


Q__마지막으로 OK저축은행 역대 두 번째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승하고 팀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우승을 경험한 팀이고 선수들이기 때문에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좋은 팀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경기장에도 많이 찾아와 주세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6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