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V-데이터연구소] 서브는 에이스가 전부가 아니다? -서브 편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5-26 22:34

프로 스포츠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선수 개개인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분석을 가능하게 하며 팬들에게 선수들의 역량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한국 V-리그는 다른 여러 리그와 비교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종합하고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앞서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록에 대해 점진적으로 파고들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코너도 V-리그에서 정리하는 ‘데이터’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기획했다. <더스파이크> 이광준 기자와 서영욱 기자가 함께 시리즈물로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서브’다. 이 코너에서는 앞으로 배구 기록 부분의 발전을 위해 ‘결론’보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두 기자가 논의한 내용을 대화체로 각색했다.

 


연구에 앞서


이광준 기자(이하 광준)  배구 데이터 부분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다른 프로 스포츠와 비교할 때 부족한 것이 사실이죠.


서영욱 기자(이하 영욱)  이전에 몇 차례 논의한 바 있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배구 리그가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발전이 늦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야구, 농구 같은 경우 미국이라는 거대 자본이 주도해서 끊임없이 발전해 가고 있죠. 미국 프로야구(MLB)나 프로농구(NBA)는 이런 기록 쪽 발전이 정말 잘 돼 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기준, 새로운 수치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광준  예를 들면 야구의 OPS(출루율+장타율), WAR(대체선수대비기여도)라던가 농구의 수많은 2차 스탯(대표적으로 포제션에 따른 레이팅 수치), 선수 움직임에서 뽑아낸 트래킹 데이터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예를 들면 스크린을 서주면서 나오는 득점 기여도를 보여주는 스크린 어시스트같은 것이 있겠네요. 우리 둘이서 이런 과학적인 수치를 직접 만들 순 없지만, 최소한의 방향성 제시는 가능할 것 같아 이런 코너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영욱  기록도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인데요, 이런 쪽에 흥미가 있으신 배구 팬분들이 저희와 함께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 번째 주제는 ‘서브’입니다.


광준  현대 배구는 날이 갈수록 서브 중요도가 커지고 있죠. 불리한 경기를 서브로 뒤집는 건 이제 드문 일이 아닙니다. 모든 전술의 시작이 된 서브. 현대 배구는 서브를 어떻게 기록하고 제시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연구파일 #1. 지금 서브 기록은 어떻게 제시할까?


영욱  먼저 현재 서브를 어떻게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고 기록은 V-리그를 중심으로 확인할 예정입니다.(표1)

 

표1: 2018~2019시즌 남자부 서브 순위


현재 서브는 ‘세트당 서브 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산출합니다. 개인, 팀 서브 기록 모두 같습니다. 즉 지금 서브 기록은 ‘서브에이스’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서브로 직접적인 득점을 얼마나 잘 내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광준  지금 제시하는 것이 의미 없진 않습니다. 특정 선수나 팀의 서브 능력을 가장 간단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치죠. 실제로 그 순위표를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됩니다. 대부분 서브로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죠. 그렇지만 지금 서브 기록이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영욱  최근 서브는 배구 전략의 시작입니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추세죠. 꼭 강타 서브가 아니더라도 특정 리시버를 노리는 목적타 서브 같은 경우에는 득점이 나지 않더라도 충분히 위력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기록은 이런 부분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현대캐피탈 박주형은 팀 동료인 파다르나 전광인처럼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코트 곳곳을 노리는 목적타 서브와 타이밍을 뺏는 스파이크 서브를 섞어서 구사해 상당히 까다로운 서버로 불리죠. 하지만 서브 에이스 자체는 얼마 없기 때문에 서브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가 현재 서브 기록이 다 보여주지 못하는 면이라고 볼 수 있겠죠.


광준  흔히 말해 ‘리시브를 흔들었다’ 개념을 볼 수 없다는 말이죠. 리시브를 흔드는 서브는 상대 공격을 패턴 플레이가 아닌 오픈으로 강제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블로커들이 상대 공격을 대비하기 쉬워져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이 올라갑니다. 곧 서브가 강한 팀이 블로킹으로 재미를 볼 확률도 높다는 것이죠. 실제로 지난 2018~2019시즌 서브 1위 팀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확실히 현대 배구에서 이 두 부분은 분명 연관성을 가집니다. 물론 팀마다 선수 역량 차이에서 오는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좋은 서브가 블로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건 분명합니다.

 

 


연구파일 #2. 현 서브 기록에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


광준  그렇다면 지금 서브 기록에서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이야기해볼까요? 가장 먼저 ‘서브 득점’만 유효한 것으로 본다는 점이겠죠. 리시브를 흔들거나 전략적으로 들어간 목적타성 서브는 반영이 안 됩니다. 이는 곧 강타만 좋은 서브로 볼 여지가 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서브를 단순히 득점으로만 따지지 말고,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는가 아닌가로 나눠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시브의 경우 우리 팀 세터가 1m 이내에서 세트를 할 수 있게끔 올려주면 성공으로 따집니다. 서브도 이처럼 상대 리시버가 리시브를 성공했는지 못 했는지를 따진다면 서브 기록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정교한 수치로 도출하려면 생각보다 복잡한 작업이 필요하긴 합니다. 모든 서브의 결과를 따지고(범실인지, 상대 리시브 범실을 이끌었는지, 블로킹으로 이어졌는지 등) 이걸 통계화해서 그 결과가 얼마나 우리 득점으로 이어질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종의 기댓값을 따지는 거죠.


영욱  연속 서브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팀이 연속으로 득점할 경우 한 명이 계속 서브를 넣게 되죠. 곧 팀 연속 득점은 연속 서브와도 연관이 있어요. 배구 전략의 시작은 서브인데, 그 서브를 효과적으로 넣었으니 연속 득점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죠. 실제로 서브 시도가 많은 선수들을 보면 서브가 굉장히 위력적이어서 한 번에 여러 번 서브를 때리는 선수들이에요. 꼭 서브에이스가 아니더라도 본인 서브일 때 팀이 득점을 낼 확률이 높다는 말이잖아요. 단순히 서브에이스는 이 부분도 반영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연속으로 서브를 계속 넣었다는 건 서브가 범실 없이, 상대에게 전략적으로 들어갔다는 뜻이죠.


실제로 취재를 하러 가서 기록지를 확인해보면  경기에서 영향력을 많이 끼친 서버라고 생각된 선수들이 서브 시도가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체감과 기록이 일치하는 셈이죠. 이런 경우는 기록을 통해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광준  서브범실도 고려해서 연속 서브를 본다면 훨씬 재미있게 서브 기록을 볼 수 있겠네요. 한편 서브범실도 중요하게 따져야 할 수치입니다. 범실은 상대에게 바로 1점을 헌납하는 것이니까요. 많은 감독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서브범실’을 꼽을 만큼, 팀 분위기에 치명적일 수 있는 수치입니다. 문제는 서브 득점이 높은 선수일수록 범실도 많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서브 2위 요스바니(OK저축은행) 기록을 보면 득점이 많은 만큼 범실도 많아요. 범실 부분은 독보적인 1위죠. 이런 요스바니 서브를 과연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


영욱  이 경우에는 ‘서브 효율’ 개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분명히 고민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순위를 산출하고 있는 기준인 ‘서브 득점’은 분명 가치가 있는 기록이에요. 그렇지만 이처럼 많은 것을 다 담고 있진 못하는 기록인 것도 사실입니다.


농구에 이런 효율 개념으로 접근한 수치가 있습니다. TS%(True Shooting Percentage)가 그 예죠. 이는 기존 선수 야투 성공률 개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수치입니다. 단순 야투 성공, 실패만을 따져 성공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몇 시즌에 걸쳐 쌓인 야투 기록을 통해 2점슛과 3점슛, 자유투의 효율을 따지는 개념이죠. 계산 과정에서 각각의 계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역시나 통계화가 필요하긴 합니다. V-리그는 그래도 기록 정리를 잘해놓는 편이고 로우(raw) 데이터도 남아있는 편이라서 기술자를 고용한다면 이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연구파일 #3. KOVO 위치자료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광준  이외에도 KOVO는 서브 위치자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각 선수가 어느 위치에서 서브를 때리는지, 그리고 서브 득점의 경우 어디에서 많이 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굉장히 좋은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활용은 잘 안 되고 있어요.


영욱  따지고 보면 여러 스포츠에서 활용하는 트래킹 데이터인 셈인데, 이는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한 로우 데이터입니다. 야구에서도 이러한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많은 기록을 파생해 나간 만큼 이렇게 경향을 보여주는 자료는 축적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어디로 많이 떨어지고 어디를 노릴 때 득점이 가장 잘 나오는지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니까요. 앞으로 더 많은 자료 축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광준  매 선수 서브 때마다 제시해 주면 좋겠지만 중계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죠. 세트 중간 중간마다 보여준다면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아요.


영욱  한 경기만 봐서는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이전 시즌, 혹은 시즌 전체를 모은 자료가 필요하죠. 전체 경향과 그 날의 경향을 비교하는 데에 쓰이면 참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KOVO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선수별 서브 득점 분포. 서브 시도 지점과 득점분포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 NBA나 MLB의 경우 이와 같은 위치자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치를 뽑아내곤 한다. KOVO에서도 위치 자료에서 유용한 수치를 뽑아내는 작업이 더해진다면 리그가 더 풍족해질 수 있다.

 

 


데이터 연구소 세 줄 요약!
1 서브 에이스만을 가지고 서브 순위를 매기는 현 체제에서는 점수는 나지 않았지만 리시브를 흔든 서브의 위력은 반영할 수 없다.
2 범실까지 따지는 서브 효율이나 연속 서브, 앞서 말한 리시브를 흔든 서브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표도 필요하다.
3 현재 KOVO가 제공하는 위치자료는 활용 방법을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

 

 

글/ 이광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바스켓볼 레퍼런스, NBA 공식 홈페이지, 베이스볼서번트 참조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매거진